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인천 중구 B에서 'C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사이다.
피고는 2019. 3. 18. 이 사건 병원에 대하여 조사 대상기간을 2017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총 14개월)로 정하여 현지조사에 착수한 후 2019. 3. 20. 조사 대상기간을 2017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총 16개월)로 변경하여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현지조사'라고 한다).
피고는 이 사건 현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의 아래와 같은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 부당청구를 사유로 하여, 원고에게 2022. 5. 24.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 등에 따라 35일(2022. 8. 22.부터 2022. 9. 25.까지)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하고, 의료급여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등에 따라 25일(2022. 8. 22.부터 2022. 9. 15.까지)의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을 하였다(이하 위 각 업무정지처분을 합쳐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처분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처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 ① 의사 D는 2017. 9. 2.(토요일)에도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날 퇴사하여 유급 휴일인 2017. 9. 3.(일요일)까지 3일간 근무하였으므로, 의사인력 확보기준을 충족한다. ② 조리사 F는 2017. 10. 13.부터 일용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으므로 조리사 가산료 산정 기준을 충족한다. ③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에 따르더라도 제이트롤현탁액, 비씨메게스트롤현탁액(이하 '이 사건 약제들'이라 한다)은 암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알츠하이머 환자 등에게 이 사건 약제들을 투여한 것을 두고 허가사항을 초과한 사용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각 처분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 ① 피고가 현지조사에 관하여 마련한 내부 지침인 「요양기관 현지조사 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 의하면, 이 사건 현지조사 대상기간은 조사명령서 발부일에서 가장 최근 지급된 진료분을 기준으로 '총 36개월'로 정해져야 함에도, 이 사건 현지조사 대상기간은 위 지침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설정되었다. ② 원고와 같은 고령의 개업 의사에게 1개월 이상의 업무정지 제재를 가하는 것은 사실상 폐업처분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므로, 업무정지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과도하여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처분사유의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갑 제11호증, 을 제3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19. 3. 22. 아래와 같이 D의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 진료기록부작성내역을 확인한 후 비고란에 D가 2017. 9. 1.에만 실제 근무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을 자필로 기재하고, 서명 · 날인을 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2017년 9월 출근부에는 D가 2017. 9. 1.에만 출근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고, 2017년 10월 영양과 근무표에는 2017. 10. 12.부터 같은 달 19.까지 기존 조리사 H를 대신하여 '파출' 근무가 이루어진 것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F는 2017. 10. 19. '입사'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F는 이 사건 현지조사 중 이루어진 전화조사에서 "2017년 10월 입사하기 전에 아르바이트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정식으로 입사하면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는데 그러면 미안하기 때문이다. 며칠 아르바이트를 해 보고 정식으로 입사를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동일한 전화조사 절차에서 H는 '퇴사 이후 파출로 근무한 사실이 없고, F가 처음 며칠간 파출로 근무를 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F와 함께 조리사로 근무한 I은 'F가 정식으로 근무하기 전에 파출로 근무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이 사건 약제들은 메게스트롤 아세테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약제들로서, 2013. 9. 1.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3-127호로 고시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은 메게스트롤 아세테이트에 대한 요양급여 인정기준을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약제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에 의하면 그 효능효과는 "암 또는 에이즈 환자의 식욕부진, 악액질 또는 원인불명의 현저한 체중감소의 치료"로 되어 있다. 한편 원고는 '상세불명의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 상병 등 환자에게 이 사건 약제들을 투여하고, 본인부담금으로 4,000원씩 징수하였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갑 제4, 5호증, 을 제13, 15, 1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다투고 있는 이 사건 각 처분의 처분사유는 모두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행정청이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또는 그 내용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두2864 판결 등 참조). 원고는 2019. 3. 22. 이 사건 각 처분의 처분사유를 인정하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고, 그 증거가치를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 진행 중에 D가 2017. 9. 2. 출근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주장하며, D의 전자서명이 기재된 진료기록부(갑 제2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① 이 사건 현지조사 과정에서는 위 날짜의 진료기록부에 D의 서명이 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도 다툼이 없는 D의 퇴사 이후 기간인 2017. 9. 12.부터 2017. 9. 29.까지 생성된 전자 진료기록부의 경우에도 D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③ 2017. 9. 2. 진료기록부상 D의 전자서명 역시 D의 실제 근무와는 무관하게 전자적 방법으로 서명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자료만으로 D가 2017. 9. 2. 실제 근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이 사건 병원의 출근부는 의사와 간호사 등 출근내역을 직접 수기로서명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는데, D는 2017. 9. 1.에만 서명을 하였을 뿐이고, 2017. 9. 2.에는 의사 J의 서명만 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현지조사 당시 D가 2017. 9. 1.에만 출근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후 날짜의 진료기록부상 D의 전자서명이 되어 있는 부분은 전산상 오류임을 인정한 바도 있다.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2016. 6. 14. 보건복지부고시 제2016-91호)은 제17장 입원환자식대 세부인정사항에서 일반식 가산과 관련하여, '전일제 및 단시간 근무하는 영양사 및 조리사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를 준수하고, 4대 사회보험에 가입 및 1년 이상 고용계약을 체결한 경우 산정'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F는 2018. 5. 27. 권고 사직에 따라 퇴사하였고, 원고가 F와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따르더라도 F가 2017. 10. 13.부터 정규직으로 근무하였다거나, 1년 이상 고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요양급여의 방법 · 절차 · 범위 · 상한 및 제외대상 등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 [별표 1]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 제3호 가. (2)는 '의약품은 약사법령에 의하여 허가 또는 신고된 사항(효능 · 효과 및 용법 · 용량 등)의 범위 안에서 환자의 증상 등에 따라 필요 · 적절하게 처방 · 투여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약제들과 같은 항악성종양제는 약제의 특성상 의약품의 신고된 효능 등을 준수하여 투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이 사건 약제들을 암 또는 에이즈 환자 외에 다른 환자들에 대하여 비급여로 투여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약제들을 암 또는 에이즈 환자가 아니더라도 '악액질 또는 원인불명의 현저한 체중감소'를 겪는 환자에 대하여 투여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메게스트롤 아세테이트에 대한 요양급여 인정기준 및 이 사건 약제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약제들은 '암 또는 에이즈환자'를 투여 대상으로 함이 분명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조사대상기간 설정의 위법 여부
갑 제8, 10호증, 을 제11, 12,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관련 법령 및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이 사건 현지조사의 조사대상기간을 적법하게 설정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지침은 현지조사 단계에서 행정청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조사 권한이 공정하게 행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피고가 이 사건 지침에 따라 형성되어 온 기존 현지조사 관행과 달리 조사대상 기간을 자의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처분상대방을 불이익하게 취급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지조사에 기초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조사대상기간은 현지조사가 의뢰된 기간을 중심으로 산정하고, 조사 진행 중에 거짓 · 부당청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조사명령서 발부일에서 가장 최근 지급된 진료분을 기준으로 '최대 36개월의 범위'에서 조사대상기간을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위 36개월은 피고가 처분의 기초로 삼을 수 있는 조사대상 범위의 한계를 설정한 것이지 조사대상기간을 반드시 36개월로 정하도록 한 것이 아니다.
피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의 2017. 12.부터 2018. 4.까지 기간(총 5개월)에 대한 현지조사를 의뢰받았다. 이에 피고는 ① 조사의뢰대상 기간 직후의 3개월인 2018. 5.부터 2018. 7.까지, ② 조사명령서 발부일인 2019. 3. 14. 기준 최근 3개월인 2018. 11.부터 2019. 1.까지를 조사대상 기간으로 설정하였고, 위 ①, ② 부분 사이의 기간이 3개월 이하임을 이유로 2018. 8.부터 2018. 10.까지 기간도 조사대상 기간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피고는 D의 근무일수를 거짓으로 신고함에 따른 의사인력 등급이 조정되는 2017년 4/4분기를 조사대상 기간에 포함하고자 조사대상 기간의 시기를 2017. 12.에서 2017. 10.로 변경하였다.
위와 같이 변경된 조사대상 기간은, 이 사건 지침 및 그 취지에 따라 이 사건 현지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요양급여 등 부당청구에 대하여 당초 설정된 조사대상기간을 합리적 범위에서 변경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이와 달리 보기는 어렵다.
비례원칙 위반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처분은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는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 등을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서, 이러한 목적 달성 및 국민건강보험 재정 및 의료보험기금의 건전성을 도모하고, 그 운용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요양급여비용 및 의료급여비용을 엄격하게 통제 · 관리하여야 할 공익적 필요가 크다.
이 사건 각 처분은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5항,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2018. 9. 28. 대통령령 제291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1항 [별표 5], 의료급여법 제28조 제8항, 구 의료급여법 시행령(2018. 10. 30. 대통령령 제292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의2 [별표 2]에서 정한 행정처분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위와 같은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그 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가 부당청구하여 지급받은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의 규모, 부당청구 기간, 부당비율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처분이 원고의 위반행위의 정도 등에 비하여 과중한 제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혁(재판장) 서동민 정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