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7. 13. 선고 2022구합7726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e스포츠 구단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가 운영하는 ‘D’ 게임의 프로게임팀인 ‘E’ 팀(이하 ‘이 사건 팀’이라 한다)의 감독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와 참가인은 2021. 11. 19. 참가인이 이 사건 팀의 감독 활동을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e스포츠 코칭스태프 계약(D)’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다.

원고는 2022. 1. 27. 참가인에게 ‘코칭스태프로서의 능력 부족’ 등 4가지의 해지사유를 기재한 계약해지 통보서(이하 ‘이 사건 통보서’라 한다)를 교부하였고, 2022. 2. 4. 참가인에게 ‘이사회 최종 결정에 따라 2022. 2. 4.부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를 통보하는 이메일을 발송한 뒤(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라 한다), 같은 날 ‘2022. 2. 4.부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트위터에 게시하였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해지통보로 인하여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F).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은 원고와 사용․종속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는 참가인을 징계하면서 원고 복무규정(이하 ’복무규정‘이라고만 한다)에 정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22. 4. 11.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5.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7. 19. ‘이 사건 해지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부분을 추가하는 외에는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2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해지통보를 근로자에 대한 일반적인 해고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게임 전문회사인 G(이하 ‘G’라 한다)는 2008. 10. 7. 5명이 팀을 이루어 상대 팀과 대결하는 온라인 전략게임인 ‘D’를 제작하였고, 위 게임은 2011. 12. 4. 국내에 출시되었다. D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G는 한국을 포함한 12개 지역에서 D의 프로리그를 주최하고 있다.

2)

G는 2012년부터 한국에서 ‘H’ 프로리그(이하 ‘H 리그’라 한다)를 개최하고 있는데, H 리그에는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팀을 포함한 10개의 프로게임팀이 참가하고 있다.

3)

H 리그는 매년 1월부터 4월까지는 스프링 시즌이, 매년 6월부터 8월까지는 썸머 시즌이 운영되고 있고, 각 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매년 8월부터 9월까지 플레이오프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 최종 우승팀이 결정된다. 이후 H 리그의 시즌 성적에 따라 상위 4개 팀은 매년 10월부터 11월까지 개최되는 ‘D 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한다.

4)

G는 H 리그를 운영하기 위한 공식 규정집을 만들었는데, 위 규정집에는 선수의 계약에 관한 사항 뿐만 아니라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계약에 관한 사항도 규정되어 있다. 그 중 감독의 계약에 관한 사항에는 계약기간, 최소 연봉, 계약의 승인, 표준계약서 작성 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5)

참가인은 2021. 11. 19.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뒤 이 사건 팀의 1군 감독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의 주요 업무는 ① 대외참가활동, ② 훈련활동, ③ 부대활동이었다.

6)

원고 대표이사 I은 2021. 12. 28. J 단장을 통해 참가인에게 이 사건 팀의 연습경기(일명 ‘스크림’) 중 선수들의 음성을 녹음한 파일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그 요구를 거부하였다. I은 같은 날 참가인과 면담하였는데, 위 면담이 끝난 후 참가인은 J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원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참가인은 2022. 1. 9. 다시 J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원고가 선수들의 연습경기에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 사건 팀의 감독으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7)

이후 H 리그의 스프링 시즌이 2022. 1.경 개막하였는데, 이 사건 팀은 개막 2주차 기준 1승 3패의 성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8)

원고는 2022. 1. 27.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통보서를 교부하였다.

9)

참가인은 2022. 1. 28.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10)

원고는 2022. 1. 29. G 측에 참가인이 H 리그의 로스터(팀원 명단)에서 말소되었다고 통보하였다.

11)

원고는 2022. 2. 3. 이사회 회의를 개최하여 ‘훈련상황 공유에 대해 우선 J 단장에게 공유하며 점차 늘려가는 방향으로 협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음. 주간 팀장회의 9회 중 5회를 무단 불참. 격주로 진행되는 전체 회의에 모두 무단 불참. 3연패 과정에서 매우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줌’ 등의 이유로 참가인과의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위 이사회 결정에 따라 원고는 2022. 2. 4.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해지통보를 발송하였다.

12)

원고는 같은 날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8, 10 내지 19, 24 내지 27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내지 5,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두6223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7, 21호증, 을나 제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원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프로스포츠 감독은 일반적으로 특정 구단에 소속되어 선수 훈련, 대회 출전, 경기 관련 전략․전술의 개발 및 지시, 선수 발굴 및 육성 등 선수단 관련 업무 일체를 총괄하여 수행하게 되는데, 업무 수행 과정에서 본인의 고유한 능력과 역량을 발휘하게 되므로 어느 정도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모든 스포츠 감독이 그 직무수행에 관하여 구단과 체결한 계약의 법적 성격을 위임계약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개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실제로 감독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구단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 여부 등에 비추어 감독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구단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여지는 없는지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e스포츠, 그 중에서도 특히 D 게임 종목의 경우에는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하여 경기 당 출전선수(5명) 대비 팀에서 활동하는 선수의 숫자가 많지 않고<1> 개별 포지션별로 출전할 선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선수의 기용 폭이 좁은 편이다. 이른바 ‘밴픽’<2> 등 경기 관련 구체적인 전략․전술도 감독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의논해서 결정하거나 다른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에게 맡기고 감독은 크게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감독과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차단되어 감독이 전혀 플레이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의 승패 역시 게임 내 선수들 간의 팀워크와 선수 개개인의 역량에 의하여 좌우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프로축구, 프로야구와 같은 여타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하여 D 게임 종목에 있어 경기 내적인 요소에 관한 감독의 역할은 어느 정도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는바, 그에 따라 구단이 감독으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는 직무의 범위 역시 구단이 비교적 쉽게 지휘․감독할 수 있는 부분인 경기외적인 요소에 집중된다는 특성을 감독의 근로자성 판단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

이 사건 계약은 참가인을 원고가 지시하는 각종 활동에 참가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고(제3조 제1항), 복무규정은 참가인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모두 원고의 직원으로 규정하고 있다(제3조). 또한 복무규정은 참가인으로 하여금 계약기간 동안 대회참가활동, 훈련활동 및 부대활동에 성실하게 참가하도록 정하고 있는데(제5조 제3호),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9조, 제10조는 모두 이와 같은 활동을 회사가 지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위 계약 제16조 제3항은 참가인이 대회참가활동 또는 훈련활동을 수행하면서 원고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거나 경기에 참가할 만한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구비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원고의 요구에 따라 훈련일정 및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각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팀의 감독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H 리그에 참가하는 프로게임팀들은 위 리그를 주최하는 G가 일률적으로 정한 규칙을 준수하여야 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의 문구들 역시 G에서 정한 표준 코칭스태프 계약서 양식을 따랐을 뿐이므로, 참가인과 원고의 관계를 판단하면서 위 계약문구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D프로게임팀을 운영하고 H 리그에 참여한 것은 스스로의 사업적 결단에 따른 것이고, 위 양식에 포함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하여 참가인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이상, 참가인과 원고의 관계는 그 계약의 문언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라)

원고는 참가인을 이 사건 팀의 운영팀 매니저들, 이 사건 팀 선수들과 단장 J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초대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계약에 규정된 부대활동의 일정과 참여방법 등을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J에게 연습경기 일정 등 훈련활동의 내역을 보고하였고, 참가인이 수행하여야 하는 대회참가활동 역시 H 리그, 월드챔피언십 등으로 이미 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 대표이사는 J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팀의 연습경기 중 음성녹음 파일을 요구하거나 연습실로 직접 와서 선수들의 연습경기에 관여하는 등(갑 제25호증 42쪽), 감독으로서 참가인의 업무 수행 범위에 해당하는 훈련활동에 개입하려고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항의하여 이 사건 계약의 해지 관련 대화가 오가기도 하였다(이후 원고는 이 사건 통보서에 참가인의 ‘훈련상황 공유 요청에 대한 일방적 거부’를 이 사건 계약의 해지사유 중 하나로 기재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각 업무는 프로게임팀의 감독이라면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업무들로, 참가인이 감독 업무에 관하여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아 이를 독립적으로 처리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프로게임팀의 일정 및 활동이 팀마다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수행하는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원고로부터 지시를 받아 정해지는 것이므로, 참가인의 업무가 다른 프로게임팀 감독의 업무와 대체로 유사하다는 점만을 들어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별도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이 수행한 프로게임팀의 감독 업무가 일정 부분 독립성․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외참가활동, 훈련활동, 부대활동 등 이 사건 계약상 참가인이 수행하는 업무는 주로 경기 외적인 부분에 관한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원고의 지휘․감독이 용이하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가 2022. 1. 29. 참가인을 H 리그의 로스터에서 말소하여 일방적으로 참가인을 대회참가활동 업무에서 배제하였던 점, 이 사건 계약의 전반적인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업무 수행 범위 역시 원고가 지시한 범위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는 참가인이 대회참가활동, 훈련활동, 부대활동에 성실하게 참가하지 않을 경우 복무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징계할 수 있고, 실제로 앞서 본 바와 같이 2022. 2. 4. 이 사건 계약의 해지 이후 트위터에 ‘원고는 참가인의 의무사항 위반 등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를 검토하기 위해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의 채무불이행에 대해 계약상의 제재를 넘어 내부 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징계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것을 명백히 드러낸다. 또한 이 사건 계약 제16조 제4항 및 복무규정 제6조에 따르면 참가인은 원고의 승인 없이는 다른 상근직을 겸직할 수도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의 겸직금지의무는 프로게임팀이 출전하는 대회의 공정성 때문에 부여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 제24조는 단순히 참가인의 겸직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서 원고가 참가인의 동의 없이도 참가인을 국내의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3>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에 규정된 참가인의 종속적 지위가 오로지 공정한 대회 진행을 위해 약정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바)

이 사건 계약에 참가인의 근무시간 및 장소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참가인의 근무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H 리그 경기와 훈련 및 부대활동이 이루어지는 시각이 일정하지 않은 프로게임팀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① 참가인의 대회참가활동은 이 사건 팀이 경기를 하는 경기장에서, 훈련활동은 숙소에서, 부대활동은 원고가 지정한 장소에서 각 이루어졌고, 참가인이 이를 임의로 선택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계약은 활동정지/불참 1일당 참가인이 지급받는 후원금(보수)의 365분의 1씩을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제11조) 사실상 미리 정해진 근무일과 근무시간에 구속을 받게 하고 있는 점, ③ 참가인은 선수들이 숙소와 연습실 등으로 이동할 때 동행하여야 했던 점(갑 제26호증 5쪽), ④ 원고는 연습실에 CCTV를 설치하여 참가인의 훈련활동을 관리․감독하였던 것으로 보이고(갑 제25호증 25쪽, 을나 제13호증), 실제로 위 CCTV 영상을 통하여 발견한 비위행위(‘훈련시간 중 유튜브 시청하거나 자는 등 업무 및 근무 태만’)를 이 사건 통보서에 기재하기도 한 점<4>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근태관리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근무시간 및 장소에 관한 폭넓은 자율성을 갖고 근무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12조에 따라 참가인에게 대회참가활동 및 훈련활동에 필요한 일체의 장비를 제공하였다. 또한 위 계약 제13조 제1항이 참가인으로 하여금 위 계약에서 명시한 금액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조 제2항은 참가인이 원고의 지시에 따라 대회참가활동, 훈련활동 또는 부대활동을 수행하는 경우 원고가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여, 원고가 사실상 이 사건 계약의 이행에 따른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 이행을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었고, 원고에게서 후원금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 외에 자신의 계산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

이 사건 계약은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고정급인 보수를 연봉 단위(첫 해 총 금액 4억 원, 두 번째 해 총 금액 5억 원)로 지급받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5> 나아가 이 사건 계약 제11조는 ‘참가인이 대회참가활동 및 훈련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질병 또는 부상, 기타 참가인의 귀책사유로 대회참가활동 또는 훈련활동을 정지하거나 불참할 경우, 원고는 활동정지/불참 1일당 본 계약상 후원금의 365분의 1씩(윤년의 경우 366분의 1)을 감액할 수 있다’고 하여 직무수행의 정도에 비례하여 보수를 삭감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두고 있는 점, 이 사건 계약상 징계사유에 해당할 경우 후원금의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두기도 한 점, 그 밖에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과 수행 방법 및 행태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고정적으로 지급받은 보수가 그 명칭이 ‘후원금’이라거나 액수가 상대적으로 고액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두고 참가인이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위임업무를 수행한 대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계약은 참가인이 H 리그에 참여하여 스프링 우승, 서머 우승, 월드챔피 언십 진출 등을 달성할 시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참가인이 대회참가활동, 훈련활동 등의 형태로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하여 위와 같은 성과의 달성 여부가 좌우될 수 있으므로, 참가인이 인센티브를 받기로 약정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부분 보수 역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지급하였거나 지급하기로 한 보수는 전체적으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자)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복무규정의 내용을 알리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소위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후원금에 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의 근로자가 아닌 독립사업자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시한 취업규칙(갑 제7호증)이 정기 또는 수시로 채용한 근로자만을 규율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 적용되는 복무규정에도 참가인을 원고의 근로자로 볼 만한 내용이 충분히 포함되어 있으므로, 참가인이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계약에는 ‘원고가 내부 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징계할 수 있고(제16조 제4항), 참가인이 내부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29조 제1항 제2호)’는 취지가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참가인은 자신이 원고의 내부 규정을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이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는 않으나, 참가인과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험 가입에 관하여 상세한 논의를 거친 것으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 여부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용자에 의해 좌우될 여지가 큰 만큼 참가인이 납부한 세금의 세목만을 들어 앞서 든 여러 사정들을 뒤집고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

이 사건 해지통보의 법적 성질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에게 고용계약의 성질을 갖는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의사표시라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2. 1. 27.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계약상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위 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통보서를 교부하였고, 2022. 2. 4.에는 트위터에 ‘의무사항 위반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하기 위해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는 참가인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한 징계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마.

이 사건 해지통보의 절차적 하자 여부

1)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로부터 약 1주일 전인 2022. 1. 27. 참가인에게 4가지의 해지사유를 기재한 이 사건 통보서를 교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① 이 사건 통보서는 이 사건 계약의 최종적인 해지통보가 아니라 그 해지를 예고하는 취지에 불과한 점, ② 이 사건 통보서에 기재된 해지사유에는 참가인으로서 어떤 비위행위를 말하는 것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된 점(4항에는 이 사건 계약상 징계사유 중 ‘품위 유지 불량’ 조항이 기재되어 있을 뿐 그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③ 이 사건 통보서에는 ‘이의가 있을 경우 통지일로부터 1주일 내 소명서를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명 사항이 있을 경우 해당 내용 확인 후 내부 회의를 통해 최종 해지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참가인은 그 다음 날인 2022. 1. 28. 원고에게 위 해지사유 중 일부에 관하여 해명하는 내용이 포함된 소명서를 제출한 점(‘품위 유지 불량’에 대하여는 ‘이 부분은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소명한 내용을 검토한 이후 2022. 2. 4. 확정적인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면서 해지사유를 재차 구체적으로 명시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면서 해지사유를 전혀 명시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6> 이처럼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는 위법하다.

2)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지통보는 이 사건 계약에 규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위법하다.

가)

이 사건 계약 제29조 본문은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 참가인에게 먼저 시정을 요구하고, 참가인이 시정요구일부터 30일 이내에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는 경우 참가인에 대한 서면 통지로써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이 사건 계약의 해지 절차에 관한 형태로 규정되어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계약의 해지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에 해당하므로, 이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복무규정은 직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이와 달리 규정하고 있으나, 위 계약 조항은 참가인이 프로게임팀의 감독이라는 특수한 지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강화한 특별조항이라고 봄이 타당하다.<7>

나)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위 계약상의 해고절차를 지켰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2022. 2. 4.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기 전 참가인에게 시정요구를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원고가 2022. 1. 27.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통보서를 교부하기는 하였으나, 그 내용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계약의 해지를 예고하는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위 해지통보서를 교부하여 참가인에게 시정요구를 하였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참가인에게 해지통보서를 교부한 2022. 1. 27.부터 30일이 지나지 않은 2022. 2. 4.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였으므로, 이는 이 사건 계약 제29조 본문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바.

소결론

참가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 있던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원고는 이 사건 해지통보를 통하여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상의 서면통지 의무 및 이 사건 계약에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따라서 위 해고의 실체적 하자에 관한 참가인의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이유 중 이 사건 해지통보가 복무규정상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부분은 다소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해지통보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결론은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