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12. 선고 2022구합79619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8.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기업용 정보보안·관리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는 회사로 D이 5,100만 원(5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이 2,950만 원(29.5%), E이 1,950만 원(19.5%)를 출자하여 2018. 8. 27. 설립되었다. D은 대표이사로, 참가인, E은 사내이사로 각각 등기되었으며, 참가인의 배우자 F가 감사로 등기되어 있다.

나.

원고는 대표이사 D, 경영지원부(1명), 영업부(1명), 연구개발본부(12명)로 구성되어 있는데,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은 참가인이며, 연구개발팀에 소속된 개발팀의 팀장은 E이다. 구체적인 조직도는 아래 그림과 같다.

다.

D은 참가인의 타 직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고충을 받고 전수조사한 다음 참가인의 이사 사임(임원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주주총회를 2021. 12. 1. 개최하였고, 위 주주총회에서 참가인의 이사 임기를 종료시키는 안건이 통과되었다.

라.

참가인은 2021. 12. 1.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4. 8.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1. 9.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8. 5. 같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1, 2, 6, 7, 1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공동창업자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창립멤버로서 설립 당시 자본금을 납입하고 29.5%의 지분을 취득하였고, 사명도 참가인의 의견에 따라 정하였으며, 창립 이후에도 참가인은 원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경영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개인적인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직원들의 채용 및 인사고과를 실질적으로 좌우하였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참가인이 근로자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법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내지 37호증, 을나 제1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아래와 같이 인정되는 원고 회사의 설립과정 및 참가인의 운영관여 정도, 참가인의 원고 회사 내 지위와 역할, 참가인의 근무형태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기보다, 원고 회사의 설립자 중 1인이자 주주로서 회사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이사로서 연구개발부분을 총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 회사의 구조 및 참가인의 회사 운영 관여 정도

가)

원고는 기업용 정보보안 관리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는 회사이자 스타트업으로, 전 직장인 G에서 인연이 있었던 D, 참가인, E이 함께 창업한 회사이다. 참가인은 회사명을 제시하고 사업안정화계획, 사업 초기 준비 사항, 운영비, 정기적인 수입, 상생 방안 등 회사의 운영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 이후 원고가 설립되고 참가인은 2,950만 원을 출자하여 원고 주식 20,000주 중 29.5%를 보유하였고,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

나)

참가인은 주주 및 사내이사로서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였다. 원고 회사 설립 후 D, 참가인, E은 주주로서 2021. 3. 10. 감사 선임, 결산 보고서 승인 등의 건으로 개최된 주주총회에 참여하였고, 이들은 2019. 7. 5. 신주 발행, 2020. 6. 1. 본사 이전 등의 건으로 개최된 이사회에 참여하였다.

다)

원고는 2019. 7.초경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1억 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위 대출금은 D, 참가인, E이 회사로부터 차용한 다음 해당 차용금을 회사가 2019. 7. 5.자 주주총회에 따라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그 증자대금으로 납입하기로 합의하였다.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19. 7. 8. 원고로부터 2,950만 원을 차용한다는 차용증을 작성하고 위 돈을 차용한 다음 해당 금액만큼 신주인수청약을 하고 신주를 인수하였다. 그에 따라 참가인의 보유주식수는 총 44,000주 중 11,800주(26.82%)가 되었다.

라)

참가인의 배우자 F는 설립 당시 참가인의 제안으로 원고 회사의 감사로 등기되었다가, 참가인의 의사에 따라 2021. 3. 10. 감사로 중임되어 현재까지 원고 회사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다.

마)

D, 참가인, E은 2019. 4.부터 2019. 9.까지 함께 자금 결제 업무 프로세스,팀 운영비(경조사·회의비·교통비·회식비 등), 팀 업무 수당(파견 수당·프로젝트 수당·리더 수당 등) 지급기준을 마련하였다. 재무 담당 H는 정기적으로 재무, 손익, 영업 현황 등 회사 자금계획에 관하여 D, 참가인, E에게 이메일을 송부하였다.

바)

이처럼 원고 회사의 설립 경위 및 참가인의 주식 보유 현황, 원고 회사의 경영상황에 대한 참가인의 관여 정도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주주이자 이사로서 회사의 이익과 손실을 직접적으로 공유하고 회사의 운영방향을 정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단순한 근로자로는 보기 어렵다.

2)

참가인의 지위 및 역할

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참가인은 기업용 정보보안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납품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내부 시스템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는 업무를 총괄하며 이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나)

참가인은 연구개발팀 직원 채용시 면접에 깊게 관여하였으며, 연구개발팀 직원들의 휴가신청, 업무수당, 개인경비에 관하여 E 이사 결재 후 최종 결재권을 가지고 이를 승인하였다. 직원들은 참가인과의 면접 과정에서 참가인이 창업자임을 강조하며 "본인과의 면접절차에서 합격하면 최종 합격이고, 대표님께 연봉을 포함한 몇 가지 설명을 듣고 출근일이 정해질 것이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다)

또한 참가인은 개발팀 직원들의 배치 및 인력 운용 권한을 행사하며, 이에 대한 대표이사 D의 개입을 거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연구개발팀 소속 직원들은 '대표이사가 연구인력을 몇 명 투입해야 할 것 같다고 하니 참가인이 크게 화를 내며"왜 인원을 마음대로 쓰려고 하냐"는 모습을 목격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창업스로서 원고의 모든 인력 계획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D은 위와 같은 참가인과의 다툼으로 대표이사직을 사직할 생각까지 가지고 E 또는 참가인에게 대표이사 업무를 인계할 준비를 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라)

참가인은 고객사와 계약체결 및 계약조건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직접 견적을 정하고 견적서를 작성하였으며, 무상보수기간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등 계약의 체결 및 이행 과정에 있어 중요한 권한을 행사하였다. 참가인은 D, E과 같이 외부 영업대표로부터 영업 관련 보고나 견적을 받기도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견적, 계약조건 등에 대해 D이나 회사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참가인이 D, E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단체 대화방에서 견적내용을 공유한 적은 있으나, 이는 구체적 지휘감독을 받았기 보단 업무과정 공유 및 협의를 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3)

참가인의 근무형태

가)

참가인은 고객사 내부 시스템에 정보보안 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 특성상 현장에서 주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참가인이 직접 현장에서 원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지만, 이는 원고 회사가 기업용 정보보안 관리 프로그램 연구개발 목적으로 세워진 스타트업으로 규모가 크지 않고, 참가인은 당초 개발자로서 회사 설립에 참여하며 프로그램 연구개발에 대한 본인의 지식과 노하우를 사업에 직접 활용할 것을 전제로 회사 설립에 참여함에 따른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곧바로 인정할 수는 없다.

나)

참가인은 원고의 법인계좌와 연동되는 공인인증서를 D, E과 함께 공유하였고, 위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여 수시로 법인계좌 내역을 조회하기도 하였다.

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법인계좌에 연동된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해당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D과 E, 참가인과 재무담당 H 차장 뿐이었다. 참가인은 해당 체크카드를 특별한 제지 없이 자유롭게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사전·사후승인을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참가인은 현장에 상주하여 근무하는 특성상 그에 따른 주차비, 야근 택시비, 고객 접대 식대, 현장 상주인원 간식비 등 업무에 소요되는 실비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의 2020년도 카드 사용액은 11,081,670원, 2021년도 카드 사용액은 7,658,175원으로서 대표이사 D, 이사 E보다 많고, 뮤지컬, 양키캔들 등 실비와 관계없어 보이는 항목들도 포함되어 있다. 설령 참가인의 주장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인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라)

참가인은 D, E, 참가인 3인에게만 원고 회사 지분 비율에 맞추어 지급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받았고, 그 중 600만 원을 원고 회사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빌린 주식대금 반환에 사용하였다. 참가인은 유상증자 참여 및 상여금의 수령과 지급은 회사나 대표이사 측이 전적으로 처리하였고 본인은 몰랐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은 신주 청약서에 직접 서명하였고, 달리 원고 회사가 위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까지 참가인에게만 증자에 따른 신주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마)

원고의 다수 직원들은 공통적으로 '참가인의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웠고, 일정 공유를 하지 않고 자리를 자주 비웠으며, 카페에서 직원들을 불러 업무시간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길게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참가인은 일반 근로자가 받는 수준의 근태관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

참가인은 외주업무 등을 수행할 때 구글 캘린더에 업무스케줄을 등록하여 일정을 공유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다른 임원인 D, E 또한 마찬가지로서, 수직적 관계에서의 단순 업무 스케줄 보고가 아닌 상호 간의 업무 진행상황 공유 형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

참가인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거나 업무수당을 신청할 때 전결로 처리한 것이 아니라 신청서를 작성하여 결재를 받았기는 하나, 이는 창업자 3인의 당초 합의에 기한 것으로 D, E 또한 휴가를 사용할 때 정식 휴가신청서를 작성·제출하였다. 업무수당 또한 D, E, 참가인 모두 스타트업인 원고 회사의 내·외부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공통적으로 적용받은 사항이다.

아)

참가인이 퇴직연금 및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같은 등기임원인 E도 마찬가지로 적용받은 사항이다(E은 본인을 단순한 근로자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하여는 참가인도 마찬가지 입장으로 보인다). 원고 회사의 4대 보험은 대표이사 D을 제외하고 등기임원을 포함한 모든 근무자들이 동일하게 가입되었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대표이사는 가입대상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며, 최초 신고 시점에서는 세무담당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등기 임원들에 대한 신고까지 잘못 이루어졌던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로 원고 담당 세무법인은 4대 보험 업무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판단 및 법적판단은 하지 않는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점으로 볼 때 이러한 해명은 수긍이 간다.

다.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을 할 당사자적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보아 참가인을 근로자로 본 다음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 하였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