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사회복지시설 운영 등을 하는 재단법인으로, 2019. 12. 31. 대구광역시 동구로부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을 위탁받아 ‘E 돌봄센터’(이하 ‘이 사건 돌봄센터’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었다.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2019. 12. 27. 계약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2021. 1. 1. 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위 두 번의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뒤, 위 기간동안 이 사건 돌봄센터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생활지원사로 근무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0. 10. 16.경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가입하였다.
참가인은 2021. 11. 24. 원고에게 2021. 12. 31.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4. 29.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8. 19. 초심의 판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5호증, 을나 제6, 8,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 노인생활지원사의 업무 성격, 공개채용 결과 기존에 근로하던 대부분의 노인생활지원사가 재계약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으로부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갱신을 거절당하면서 이루어진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불이익한 취급을 한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 내지 4호증, 을나 제1 내지 5, 7, 9, 12호증의 각 기재, G센터, 대구광역시의 사실조회 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대구광역시 동구가 기존에 시행하던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포함하여 노인돌봄 관련 사업을 통합하였고, 새로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사업 전체를, 광역자치단체가 광역단위를 관리하며,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내 노인인구,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권역을 설정하고 수행기관의 선정 및 위탁 관리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원래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사업의 수탁기관인 동구원스탑지원센터에서 위 사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참가인이 2020년 대구광역시 동구로부터 노인맞춤돌봄 서비스 사업을 새롭게 위탁받으면서 2019. 11.경 진행한 사업수행 인력 공개모집 전형에 응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원고는 서류전형에서 54점(서류전형 합격자 42명 중 12등), 면접에서 82점(최종 합격자 30명 중 30등)을 받아 최종 합격하여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2020. 10.경 2021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사업수행 인력 공개모집 절차를 시행하였고, 원고는 위 전형에 응시하여 서류전형에서 55점(서류전형 합격자 34명 중 23등), 면접에서 95점(최종 합격자 30명 중 28등)을 받아 최종 합격하였다.
참가인은 2021. 10.경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사업수행 인력 공개모집 절차를 시행하였고, 원고는 위 전형에 응시하여 서류전형에서는 65점(서류전형 합격자 46명 중 32등)을 받아 합격하였으나, 면접(이하 ‘이 사건 면접’이라 한다)에서 57점(면접 응시자 45명 중 45등)을 받아 불합격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계약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2조 제2항은 “근로자는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한 계약기간의 만료와 동시에 퇴직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근로자에 대하여 재계약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가 2019. 11. 16. 안내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인력 채용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는 근로계약에 대하여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수행인력에 대해서는 근무평가 등을 통해 수행기관 위탁기간을 고려하여 다음연도 근로계약 가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은 그 명칭과 관리기관만 보건복지부로 변경되었을 뿐 2007년도부터 시행된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사업과 동일한 목적에서 연속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또한 참가인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을 수탁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이고, 노인생활지원사는 위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필수적인 수행인력이다. 원고는 2018. 11.부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전신인 노인돌봄기본서비스에서 노인생활지원사로 근무하다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참가인과 1년 단위로 계약을 한 뒤,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1년 단위로 추가 계약을 체결하였다.
노인생활지원사 30명을 채용한 2021년 공개채용 면접절차에서는 2020년에 노인생활지원사로 근무하던 지원자 28명은 전원 합격한 반면 신규로 지원한 노인생활지원사 6명 중 2명이 합격하였다. 또한 노인생활지원사 35명을 채용한 2021년 공개채용 면접절차에서는 2021년에 생활지원사로 근무하던 지원자 34명 중 32명이 합격한 반면 신규로 지원한 생활지원사 11명 중 3명이 합격하였다.
공개채용 당시 면접 내용은 서류심사 합격자에 한해 기본자세, 업무이해도, 업무 준비도, 근무조건, 동료간의 상호협력, 응급상황 대처능력, 확인사항 등의 항목에 관하여, 미리 준비된 면접 질문지에 따라 면접위원들이 면접을 거친 뒤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질문지의 내용은 ‘주위사람들이 나를 표현하는 단어를 얘기하시오’, ‘생활지원사로 근무하면서 보람있었던/힘들었던 점을 이야기해보라’ 등 업무의 태도 등을 평가하기 위한 내용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그 답변을 하는데 있어 전문적이거나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근로자들이 위 공개채용의 면접을 통과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면접의 내용, 기존 근무자가 신규지원자보다 월등하게 높은 비율로 채용되었던 공개채용 결과, 이 사건 지침 Q&A에는 공개채용으로 기존 사업에 참여했던 노인생활관리사의 우선 고용은 어렵다고 답변하면서도 수행인력 자격요건 내 우대사항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참가인이 공개채용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근무하던 노인생활지원사에게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위 공개채용 결과 재계약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형식상 공개채용절차를 거친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을 부인하면, 사용자가 공개채용절차를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회피수단으로 남용하거나 악용할 위험이 높다.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3 내지 15, 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면접 당시 원고는 1년 계약을 수용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어차피한두명만 새로 뽑는데, 번거롭게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볼 필요는 없다.”라고 진술하였으며, 권역 내 대상자 배정에 있어 거리가 멀어도 수용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할 수 없다, 기름 값을 주는 것도 아니고, 노인생활지원사 지침에는 자신의 거주지 근처로 배정해 주라고 되어 있으므로, 위와 같은 배정을 수용할 수 없다.”라고 답변하였다.
노인생활지원사는 대구광역시 동구 1권역 일대에 흩어져 있는 신체적 기능저하, 정신적 어려움(인지저하, 우울감) 등으로 돌봄이 필요하거나 고독사 및 자살 위험이 높은 노인들을 직접 방문하여 돌보아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하여 ‘번거롭게 면접을 볼 필요가 있느냐’고 항의하거나 돌봄 대상자가 원고의 거주지에서 먼 거리에 있는 경우에는 업무를 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원고의 답변은 면접관들로 하여금 과연 원고가 노인생활지원사로서 독거노인들을 잘 돌볼 수 있는지 여부에 의문을 가지기 충분한 답변으로 보인다.
이 사건 돌봄센터는 2021년경 노인생활지원사들에 대한 상․하반기 맞춤돌 봄 직원 직무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2021년 상반기에는 두 명의 평가자로부터 60점, 53점의 점수를, 2021년 하반기에는 세 명의 평가자로부터 60점, 57점, 45점의 점수를 받아 35명의 평가자들 중 35등으로 최하위의 점수를 받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고,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2021. 12. 31.자로 만료됨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한 것인 점, ② 그 외에 원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에게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결국 원고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만 참가인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