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4. 12. 27. 설립되어 2021. 11. 18. 법인으로 전환한 뒤 상시 3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광고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은 2020. 8. 24., 참가인 C는 2020. 12. 19. 각 원고의 전신인 E에 입사하여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들은 원고로부터 2022. 2. 23. 부당하게 강직<각주1> 처분(이하 '이 사건 강직'이라 한다)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3.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F, G(병합)<각주2>].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5. 10.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징계양정이 과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있어 이 사건 강직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6.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D),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8. 16.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징계양정이 과하여 이 사건 강직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강직 이전에 참가인들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어떤 일 때문에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상세히 안내하였다. 따라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혐의사실은 명확하게 특정되었고, 참가인들 역시 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강직에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참가인들이 원고 직원 총 5명이 참여한 네이트온 단체대화방(이하 '이 사건 단체대화방'이라 한다)에서 원고 대표이사 및 임직원들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게시한 것은 공연성,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므로 '임직원 명예훼손 및 모욕'의 징계사유(이하 '제1 징계사유'라 한다)는 인정되고, 참가인들이 원고 임직원의 연봉정보를 유출한 것은 임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조직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행위이므로 '영업방해'의 징계사유(이하 '제2 징계사유'라 하고, 제1 징계사유와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 또는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도 인정된다.
나아가 ① 참가인들은 팀장 또는 대리 등 관리직책을 맡은 자들임에도 이 사건 비위행위로 직장 내 규율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 점, ② 참가인들과 함께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I을 징계하지 않은 이유는 I은 증거를 제공한 자로서 본인의 잘못에 대한 증거를 굳이 제출할 필요가 없어 징계자료가 없었기 때문일 뿐인 점, ③ 참가인들의 포상경력을 반드시 징계양정에 참작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비위행위는 임직원들의 명예와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원고 업무를 방해하는 악의적 행위이므로 이 사건 강직이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④ 원고 징계위원회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해고를 의결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감경하여 강직의 처분을 내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강직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인정사실
참가인 B은 2020. 8. 24., 참가인 C는 2020. 12. 19. 각 원고의 전신인 E에 온라인 마케터로 입사하였다.
원고는 2021. 11. 18. 법인으로 전환하였고, 2021. 12. 11. 참가인들과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참가인 B의 직급은 팀장, 참가인 C의 직급은 대리였다. 참가인들은 같은 날 서약서, 연봉제 적용 동의서를 각 작성하여 원고에 제출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2. 1. 19. 원고 임직원들의 연봉정보가 유출된 증거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을 포함한 전 직원을 조사하였고, 조사 당시 참가인 B은 연봉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한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원고 직원 I, J은 각 2022. 1. 19., 2022. 1. 20. 원고의 연봉정보 유출이 참가인들 및 K 주임과 연관이 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 B은 2022. 1. 20. 'I이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원고 대리 L의 주임 시절 근로계약서를 보고 L의 연봉정보를 알게 되었고, 원고 과장 M도 식사 자리에서 본인의 연봉을 직접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의 두 번째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들과 K, I, J 등 5명은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서 원고 대표이사 N, 전무 O, 팀장 P, 실장 Q, 대리 L 등에 관한 대화를 해왔고, 원고는 위 연봉정보 유출 관련조사 당시 I로부터 그 대화 내용을 입수하였는데,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서 참가인들이한 발언 중 원고가 문제 삼은 부분(이하 '이 사건 각 발언'이라 한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각주3>
원고는 2022. 2. 11. 참가인들에게, 징계위원회 부의 내용을 '임직원 명예훼손, 모욕죄, 영업방해'로, 세부 내용을 '임직원들 인격모독, 비속어, 퇴사작당 등'으로, 관련되는 이 사건 취업규칙 조항을 '조직질서 위반, 비위행위 묵인, 업무운영 위반 등'으로 적시하여 2022. 2. 23.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이메일로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2. 2. 23. 참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징계위원으로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서 비방의 대상으로 거론된 O, L이 참석하였다. 위 징계위원회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해고' 처분을 하기로 의결하였으나, 징계권자는 최종적으로 참가인들을 사원으로 '강등'(이 사건 취업규칙상 '강직')하는 이 사건 강직 처분을 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2022. 3. 4. 참가인들에게 징계위원회 처분 내용을 이메일로 통지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2. 3. 18. 참가인 C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대화방과 별개의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 사건 단체대화방과 구성원은 모두 같다)의 대화내용 등을 이유로 '비위행위 묵인, 조직질서 위반, 업무운영 위반, 기밀정보 유출, 협박' 등의 징계사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C는 2022. 3. 3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T).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5. 27.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징계양정이 과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있어 위 정직 처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 C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2. 4. 18. 참가인 B에 대하여 참가인 C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에 더하여, N의 자택에 찾아와 대화를 녹취를 하였고 회사에서 다량의 인쇄물을 출력하여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비위행위 묵인, 조직질서 위반, 업무운영 위반, 기밀정보 유출, 도촬' 등의 징계사유로 해고 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B은 2022. 6. 3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U).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23.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 해고 처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10.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V),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28.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있어 위 해고처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7 내지 9, 12, 13호증, 을가 제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강직의 징계절차상 하자에 관하여<각주4>
참가인들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피징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징계처분은 유효하다고 할 수 없으나,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까지도 사용자는 반드시 피징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2907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에 징계절차 시 징계대상자에 대한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절차적 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각주5> 원고가 이 사건강직의 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별도의 소명기회를 주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강직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제1 징계사유의 피해자들이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취업규칙 등에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징계위원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 그러한 이해관계 있는 자가 징계위원으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였다면 그 징계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 할 것이나,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이해관계 있는 자가 징계위원으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였다 하더라도 그 징계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2476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에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징계위원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절차적 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징계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제1 징계사유의 피해자들이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강직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강직에 징계절차상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강직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중 이 사건 각 징계사유 관련 조항
이 사건 취업규칙 제29조는 '회사에 관하여 사실의 왜곡선전 및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제4호)', '직장의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제5호)', '사원에게 폭행, 욕언, 욕설, 협박 또는 그 업무 방해 행위(제6호)' 등을 금지하고 있고, 제27조는 '업무를 방해하거나 직장의 질서, 풍기를 문란하게 하지 말 것(제5호)', '직무상의 기밀사항이나 회사에 불이익한 사항을 누설하지 말 것(제6호)', '연봉내역에 대한 비밀을 유지할 것(제8호)' 등을 복무규율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75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업무수행 방해나 손해를 끼친 자(제4호)', '고의 또는 과실로 팀원 간의 팀워크 손상행위나 분위기를 저해하는 자(제6호)', '직무상 기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손해나 업무상 지장을 초래한 자(제7호)', '사내에서 분파적 행위, 중상모략으로 조직과 인화 단결을 해친 자(제13호)', '연봉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자(제20호)','기타 직장규율 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회사 규정을 위반한 자(제25호)' 등을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제1 징계사유의 존부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두12765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문제되는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특정하여 표현하기 위해 징계권자가 징계처분 통보서에 어떤 용어를 쓴 경우, 그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해당 사업장의 취업규칙 등 징계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의 의미와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단지 그 비위행위가 위 통보서에 쓰인 용어의 개념에 포함되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7077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비록 징계위원회 개최통지서 및 징계의결서 등에는 제1 징계사유가 '임직원 명예훼손 및 모욕'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① 이 사건 취업규칙 제29조 제5호, 제6호는 '직장의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 및 '사원에게 폭행, 욕언, 욕설, 협박 또는 그 업무 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제27조 제5호는 '업무를 방해하거나 직장의 질서, 풍기를 문란하게 하지 말 것'을 복무규율로 명시하고 있는 점, ② 원고 징계위원회는 비위행위의 특정 또는 평가를 위하여 '명예훼손 및 모욕'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들의 비위행위가 민법상 불법행위나 형법상 범죄를 구성하는 모욕 등에 해당한다는 데에 징계처분의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③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민형사상 불법행위만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징계규정을 그와 같은 의미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판단한 바와 달리 참가인들의 이 사건 각 발언으로 인한 비위행위가 민법상 불법행위나 형법상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을 들어 제1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제1 징계사유가 이 사건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들이 직장상사 및 동료들에 대하여 문제가 될 만한 모욕성 내용이 담긴 이 사건 각 발언을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 상당수 게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발언은 직장상사 및 동료들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불만을 표시하거나 정당한 비판을 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상당히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내용과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 점, ② 참가인들의 이와 같은 언행은 장기간, 반복적으로 이루어졌고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서도 계속된 점, ③ 이 사건 각 발언의 내용과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조직 내부의 인화를 심각하게 손상하고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각 발언을 한 것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75조 제6호('고의 또는 과실로 팀원 간의 팀워크 손상행위나 분위기를 저해하는 자'), 제13호('사내에서 분파적 행위, 중상모략으로 조직과 인화 단결을 해친 자')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제시한 판단기준에 의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1 징계사유는 여전히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명예훼손과 모욕적 표현은 구분해서 다루어야 하는바(대법원 2019. 11. 21. 선고 2015두4947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발언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사실 적시를 요하는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원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에 대한 저속하고 모욕적인 표현에 해당함은 분명하다.
형법 제311조(모욕)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는바, 형법 제307조(명예훼손)가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연성'을 요건으로 한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종전 대법원의 일관된 판시를 재확인하였고, 이러한 법리는 모욕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도1512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이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모욕죄의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가 있으면 되므로, 전파가능성에 관한 인식이 있는 때는 물론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 때에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 나아가 그 행위자가 전파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3도6465 판결, 위 대법원 2016도15819 판결 등 참조). 형사사건에서의 모욕죄에 관한 위 법리는 행정사건에서 징계사유로서의 모욕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피고는, ① 이 사건 단체대화방은 사적인 비밀 대화방이었던 점, ② 원고가 연봉정보 유출에 대한 증거자료 확보를 위하여 이 사건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을 제출받지 않았다면 공개되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 ③ 실제로 참가인들이 이 사건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을 참여자들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공유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이 낮은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서 한 발언에 의해 모욕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도 같은 취지이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발언의 앞뒤 내용과 문맥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직장상사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같은 회사 임직원들을 지칭하여 외모, 업무능력 등을 심각하게 비하할 뿐만 아니라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한 것으로 이는 위 임직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저속하고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임직원이 총 30명 남짓에 불과한 회사이므로 그 중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5명(참가인들 포함)이 결코 적은 숫자라고 볼 수 없는 점, ③ 위 대화자 5명이 친분이 있는 직장동료들이라고 하더라도 임직원들에 대하여 나눈 대화에 관한 비밀이 높은 수준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객관적으로 기대되는 관계인지 의문이고, 실제로 그 중 한 명인 I이 연봉정보 유출 관련 조사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을 제출한 점, ④ 참가인들은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도 반복하여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발언이 참가인들이 소수의 대화자와 네이트온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외부에 전파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하였고, 참가인들도 그 발언이 전파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2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에 대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75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업무수행 방해나 손해를 끼친 자(제4호)', '직무상 기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손해나 업무상 지장을 초래한 자(제7호)'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각주6>
이 부분 징계사유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원고에게 제출된 확인서(갑 제5호증)로 J이 작성한 것('퇴근 길에 참가인들이 본인들 연봉을 말하고 불평하며 다른 사원들연봉을 말하고 비교하는 것을 들었다. 연봉 내용은 K에게 들은 바로 알고 있다')과 I이 작성한 것('2021년 하반기 연봉협상시 참가인들, K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해당 건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고 그 시점에서 본인들의 연봉 및 변동된 연봉 관련하여 내용이 공유되었다')이 유일한데, 위 각 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참가인들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법 등이 특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제77조 제1항에서 정한 징계시효(2년)가 도과하였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그 외에 참가인들이 연봉정보를 유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원고는 참가인들이 이 사건 단체대화방을 통하여 연봉정보를 유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참가인 B은 조사 과정에서 연봉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한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설령 참가인들이 본인들을 포함한 일부 임직원들에 대한 연봉정보를 임의로 공유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들이 회사 연봉정보를 유출함으로써 원고의 업무수행을 방해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결론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강직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려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두424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강직 처분을 한 것은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양정이 과도하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강직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됨을 전제로 내려진 것인데, 제2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는 징계양정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에서 당연히 고려되어야 한다.
제1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발언에 관하여 보면, ① 이 사건 단체 대화방은 직원 간 친목 도모를 위하여 개설된 사적인 비밀 대화방이었던 점, ② 그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더라도 특정인의 비유, 욕설, 험담 등 흔히 말하는 '회사 내 뒷담화'에 해당하고, 이는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③ 참가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 역시 참가인들에게 동조하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모욕적 언사들을 하는 것이 발견되는 점, ④ I이 이 사건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을 원고에 제출한 것은 다른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당시 참가인들의 동의나 허락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비위의 정도가 아주 중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부분 비위행위의 방식과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여 그에 상응하는 징계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강직'은 현 직급에서 하위 직급으로 강등시키는 것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상 징계의 종류 중 2번째로 중한 징계이고 그에 따른 신분상 · 급여상 불이익도 상당하므로(특히 참가인 B은 팀장에서 사원으로 2등급이나 강등되었다), 그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 비위행위에 이른 경위, 그로 인한 결과 등을 고려하여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책임을 따져보아야 한다.
이 사건 강직 처분의 정도가 중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들 외에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자들이 처분을 받았는지 여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위 참여자들 중 J, K은 퇴사하였으나 I은 재직 중임에도 원고는 I에 대한 별도의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I이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 중 본인의 비위에 대한 증거 부분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가 없어서 징계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주장하나, 대화내용 중 발췌된 일부를 확인한 원고로서는 다른 방법에 의한 추가 자료 확보를 통하여 다른 참여자에 대하여도 합당한 조치를 취함이 자연스럽다고 볼 것임에도 현재까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반면, 아래 라)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유독 참가인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강직에 이어 또다시 중징계 처분을 내린바, 이는 명백히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원고는 이 사건 강직 처분을 내리기 이전에 징계조사 과정에서 이미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T 판정서, 7, 8쪽).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먼저 이 사건 강직 처분을 하였다가 이후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의 대화내용 등을 이유로 각 정직 1개월(참가인 C), 해고(참가인 B)의 추가적인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위 각 후속 징계처분은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통하여 각 부당징계라는 판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단체대화방과 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의 각 대화내용을 굳이 나누어 참가인들에 대하여 별개의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고, 원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에 대한 모욕적 언사를 접한 원고가 보복적인 차원에서 위와 같이 조치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참가인들은 원고에 근무하는 동안 실적상과 감사패를 받는 등 근무실적이 우수하였고, 이 사건 강직 이전에는 징계를 받은 전력도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강직은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위 징계사유만으로 강직의 처분을 한 것은 그 징계양정에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어 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이유 중 이와 다른 취지의 부분은 다소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강직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결론은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각주1) 원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78조 제4호에 의하면 '강직'이란 현 직급에서 하위 직급으로 강등시키는 것을 말한다.
각주2) 초심판정서 및 재심판정서 1쪽에는사건번호가 'H, G(병합)'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각주3) 한편 원고가 소장 5, 6쪽에 기재한 참가인들의 대화내용은 별개의 카카오톡(네이트온이 아니다) 단체대화방(이하'이 사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라 한다)에서 나눈 대화까지 포함된 것이다.
각주4)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사유가존재하지 않고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징계양정이 과하여 이 사건 강직은 부당하다고 보아 징계절차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초심판정에서 이에 관한 판단이 이루어졌고 이 사건 소송에서 징계절차상 하자 여부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공방이 이루어졌으므로, 이에 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각주5) 이 사건 취업규칙 제25조는 '위원회는 부의 사항을 의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자"를 회의에 출석시켜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각주6)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75조 제8호는 '연봉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자'를 징계사유로 들고 있고, 이 사건취업규칙 제70조 제3호는 '타인의 연봉 및 월급을 알려고 하거나 자신의 연봉 및 월급을 발설하는 경우 또는 우연히 타인의 연봉 및 월급을 취득하여 발설한 경우'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나, 징계위원회 개최통지서 및 징계의결서 등에는 제2 징계사유가 '영업방해'라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초심 지방노동위원회부터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참가인들의 연봉정보를 유출함으로써 원고의 영업을 방해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점, 특히 위 제70조 제3호는 징계양정에 관하여 '1월 이상의 정직에 처한다'고만 되어 있는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 중 이 부분에 대하여 위 각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이 사건 강직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