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28. 선고 2022구합8232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7. 26. 원고에게 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배우자 고 B(19**. *. *.생, 이하 ‘고인’)

-

2008. *. **. C로 임관하여 D부 등에서 근무하다가 2019. *. **. 전역하였고, 2019. *. *.부터 E에서 근무해 옴

-

2021. 12. 14. 출근길 운전 중 07:20경 정차한 굴착기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를 당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 심정지 상태로 사망한 채 발견됨

나.

피고 2022. 7. 26.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

처분사유: 고인의 사망원인이 이 사건 사고가 아니라 그 전에 발생한 급성 심정지일 가능성이 크고, 급성 심정지와 업무 사이에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공무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 부존재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8,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공무상 부상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은 공무상 재해를 ‘공무상 부상(제1호) 또는 공무상 질병(제2호)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호 (나)목에서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 즉 출퇴근 재해를 공무상 사고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출퇴근 재해를 공무상 질병이 아니라 공무상 사고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의 형식과 체계, ‘질병’과 구분되는 ‘사고’의 통상적인 의미 등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 (나)목에 따라 공무상 사고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란 사고의 원인이 근로자의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예견치 않게 우발적으로 발생한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초래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공무상 부상은 공무상 사고로 ‘인한’ 부상을 의미하므로(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 제1호), 공무상 사고와 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2)

판단 갑 제5, 18, 22, 23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F대학교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공무상 사고에 해당한다는 점 및 고인의 사망이 직접적으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가)

이 사건 사고 전 고인의 차량은 시속 74㎞의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는데, 전면 굴착기를 발견하고 추돌하기 직전까지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았고, 핸들도 조향되지 않은 채 그대로 진행하였음이 인정된다. 즉 사고를 인지하고 회피하기 위한 행위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바, 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

나)

고인의 응급의학과 주치의와 진료기록 감정의 또한 고인에게 심정지가 먼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다)

실제로 사고 후 고인에게는 이마와 가슴의 피부 찢김 흔적과 왼쪽 무릎의 멍 외에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고인이 당시 운전하던 모닝차량 역시 굴착기를 추돌하였음에도 전면부 파손 정도에 그쳤고, 운전석이나 조수석까지 파손되지 않았는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심정지를 유발할 정도의 흉부 충격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고인의 심정지가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공무상 질병'이라 함은 공무수행 중 공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뜻하는 것이므로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공무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공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족하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도 공무상 질병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두532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갑 제7, 9, 10, 12 내지 17, 2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배일건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인의 사망 직전까지 공무수행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주는 업무가 지속되었고, 그와 같은 과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거나 이로 인하여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고인에게 심정지가 발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고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고인은 2019. 9. 1.부터 E에서 근무하면서 해외 위험지역 임무 수행 또는 지원을 위한 H훈련과 교육을 받아 왔다. 고인의 평상시 일과는 오전 체력 단련 및 무도 훈련, 오후 어학, 정보활동 기법 학습 및 지역 연구·조사 활동으로 빈틈없이 구성되어 있고, 그 외에도 수시로 강도 높은 H부대 입소 훈련 등의 일정을 소화하였다.

나)

특히나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2개월 동안 고인은 H부대 2주 입소 훈련, 3회 H훈련, 4회 국내 H임무 활동 등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하였고, 그 와중에 중국어 3급 공인어학시험에 응시·합격하였으며, 중국어 4급 공인어학시험에도 응시하였다.

다)

즉 위 기간 중 고인은 단순히 반복 훈련과 학습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수시로 체력 측정 평가를 받으면서 합격할 때까지 주 단위로 평가를 받았고, 특히나 업무상 요구되는 어학능력을 위해 낯선 외국어를 공부하여 관련 공인인증시험에 응시하여야 하였는바, 평가 및 시험, 상대적으로 어린 동료들과의 경쟁 등으로 상당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라)

초과근무 내역으로 확인되는 고인의 이 사건 사고 전 12주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50.2시간에 달한다. 이것은 공무상 질병 판정기준에서 정한 1주 평균 52시간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육체적 훈련과 학습활동, 수시로 이루어진 평가와 각종 시험 응시 등 수행한 일정과 달성한 과업을 고려하면 고인은 일과시간 외에도 추가로 체력 훈련시간과 학습시간을 확보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여, 실제 업무에 소요한 시간은 이를 초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가 제출한 일정에 따르더라도 일과 시간 이후 개인별 저조과제를 반복하여 훈련하도록 기재되어 있고, 이에 이 사건 사고 2개월전부터 고인의 업무상 부담이 가중되었고 또 과로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

한편 고인은 과거 핸드볼 선수 생활을 하였고, C 근무 시절 각종 무술 단증을 취득하고 고공 낙하 등 고난도 훈련을 소화하는 등 기초체력이 튼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이 평소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는 개인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치료받았다는 사정도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사망 당시 고인의 나이는 만 37세에 불과했다.

바)

진료기록 감정의 또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심인성 급사를 포함한 심혈관 질환과 연관이 있으며, 고인과 같이 격렬한 운동, 군사훈련 등 많은 육체적 훈련을 받은 사람의 경우 일반인보다 심인성 급사 빈도가 높아진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