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9. 1. 7.부터 공군 제3방공유도탄여단 B포대 기지중대 정보통신반에서 정보체계운영담당으로 근무하다가 2021. 9. 27.부터 공군 제3방공유도탄여단 본부 정보통신대에서 파견 근무하였던 자이다.
피고는 2022. 1. 26. ‘원고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7조 제1항 제1호에 위반하여 아래와 같은 성희롱 행위를 함으로써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원고에 대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공군미사일방어사령관에게 항고하였고, 위 사령관은 2022. 7. 27.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감봉 1월로 감경하는 결정(이하 감봉 1월로 변경된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1, 3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 C에게 “너 게이냐”라는 말을 하거나 피해자 C에게 “손만 잡지 않았을 거 아니냐?”고 말한 사실은 없다. 또한 2, 3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해자 C에게 “여자친구랑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냐?”고 물어본 사실은 있으나 이는 성희롱적 발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 C과 합의가 이루어진 점, 원고는 징계, 형사처벌 및 수사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한편 성희롱, 성폭력행위 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먼저 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해자 C에게 “너 게이야”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갑3, 4, 6호증, 을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 C는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자 그 피해사실을 여단본부 감찰안전실 홈페이지의 신고게시판에 게시한 적이 있고, 위 게시글의 내용은 피해자 C가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것과 일관된 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C가 위 게시글을 삭제하였다는 것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징계사유 관련 피해사실은 해당 피해자 C가 직접 신고한 것이 아니고 원고의 위 발언 당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2, 3징계사유 관련 피해자 C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함께 신고한 것임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 C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의 위 발언 당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I은 2021. 10. 27.경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를 담당하였던 J과, 2021. 10. 29.경에는 원고와 각 통화를 하면서, 사건 당시 원고와 피해자 C의 대화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사건발생 당시 당직부관으로 근무하였던 K 또한 2021. 11. 5.경 마찬가지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1징계사유 발생 시점과 위 각 진술시점은 약 1년의 차이가 나는데, 원고의 발언 내용이 실제 그 부적절함과는 별도로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는 1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할 만큼 인상적인 발언이 아니었거나 애초에 I 또는 K이 원고의 위 발언 내용을 듣지 못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I, K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 피해자 C의 진술 내용을 믿기 어렵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음으로 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위와 같이 원고가 피해자 C에게 말하였다고 인정되는 “너 게이야”라는 발언 및 2, 3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 스스로 피해자 C에게 말하였다고 인정한 “여자친구랑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냐?”라는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5,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위 각 발언은 그 내용 자체로 피해자들의 성적 정체성 또는 내밀하고 민감한 사적 영역에 관한 것으로서 그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원고와 피해자들의 상하관계를 고려할 때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내용의 언행은 더 삼갈 필요가 있고, 피해자들은 원고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들을 때 불편한 감정을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피해자들은 원고의 위 각 발언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 또는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더욱이 원고의 일부 발언은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제3자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도 이루어졌는데, 피해자들은 그로 인해 더욱 수치심을 느꼈을 수도 있는 점, 3징계사유의 피해사실을 목격한 L<1> 병사 역시 “(원고의 발언이) 옆에서 들은 저로서는 개인의 성생활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들은 사람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대답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각 발언은 객관적으로 피해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이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성적 불쾌감·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으므로, 위 각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한편 3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 C에게 “손만 잡지 않았을 거 아니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원고가 그 주장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제출한 갑7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참고인인 L 병사는 원고가 “현재 애인과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냐?”고 질문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을 뿐 “손만 잡지 않았을 거 아니냐?”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적은 없을뿐더러, “손만 잡지 않았을 거 아니냐?”라는 발언을 제외하더라도 “여자친구랑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냐?”라는 발언만으로도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충분히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고 징계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군인사법 제59조의4 제2항에 따라 징계에 관한 세부기준을 구체화한 국방부령인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이하 ‘징계규칙’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 제10호 가목 및 [별표 1의3] 제2호와 국방부 훈령인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훈령(이하 ‘훈령’이라 한다)에 의하면 성희롱은 비위의 정도가 기본이 정직, 가중 시 파면에서 강등, 감경 시 감봉의 기준으로 처리하는데,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징계양정기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하고, 그 기간도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정해져서 과도하게 무겁다고 할 수 없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6조는 상관의 책무로 직무수행 시는 물론 직무 외에도 부하에게 모범을 보일 것(제1항), 부하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할 것(제3항)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모범이 되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함양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더욱 엄격하게 복무규율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가 자신의 하급자들을 상대로 성희롱한 것으로서 그 불법성 내지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느꼈을 수치심과 모욕감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군인의 위신과 명예를 손상시킨 행위로서 엄중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들은 원고가 항고함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감봉 3월에서 감봉 1월로 감경할 때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징계규칙 제3조 제2항 제8호와 및 훈령 제33조 제3항 제5호는 성희롱의 경우 감경을 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황지애 최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