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2. 10. 12. ○○부대 현대화 및 도시재생사업 건설공사 현장에서 시스템 비계 및 동바리 설치 작업(이하 '이 사건 가설재공사'라 한다)을 하던 중 약 5.5m 아래로 추락하여 '경추 제4번 골절(전하부 부분 골절), 경부척수 완전 손상, 치관파절(#11, 21), 치근파절(#12), 좌측 요골 하단 상세불명 골절, 좌측 요골수근골(관절) 탈구'의 부상을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원고는 2022. 10. 25. 피고에게 위 부상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3. 1. 19.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닌 공사의 완수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의 지위에서 재해를 입었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위 신청에 관하여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원고는 건설현장에서 시공사 측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무하고 정해진 일당에 작업일수를 곱한 급여를 받은 현장근로자였다. 설령 원고가 받은 보수가 작업량에 비례하여 산정되는 것이라도 이는 노무도급의 형태로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형태의 고용계약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는 원고가 사업자의 지위에서 근무를 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2호 본문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C 주식회사는 ○○부대 현대화 및 도시재생사업 건설공사를 주식회사 D와 주식회사 E에게 도급하였고,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은 위 건설공사 중 B지역 토목건축공사를 하도급받았다.
F은 2022. 10. 11. G을 운영하는 H에게 위 토목건축공사 중 이 사건 가설재공사를 공사대금 81,519,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재하도급하는 가설재 시공계약을 체결하였다.
작업팀장이었던 원고는 2022. 10. 11.경 이 사건 가설재공사 현장을 방문하여 점검한 뒤, 2022. 10. 12. 팀원들과 함께 위 현장에서 H가 재하도급받은 위 가설재공사를 시작하였는데, 위 공사를 개시한 첫 날 이 사건 재해를 입게 되었다. 원고는 위 재해 이후부터는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참여하지 못하였으나, 원고의 팀원들은 이 사건 가설재공사를 계속 진행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재해로 입은 부상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F을 사용자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2022. 10. 11.자로 소급하여 작성하고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원고의 팀원들은 2022. 10. 15.경 원고의 배우자를 통하여 원고로부터 노임을 지급받았고, F이나 H로부터는 별도로 노임을 지급받지 않았다.
F은 2023. 1. 27. 위 공사 중 2022. 10. 31.까지 이루어진 1차 기성금 18,796,800원을 G을 운영하는 H에게 지급하였고, H는 위 대금의 대부분을 다시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H는 2022. 10. 12. 피고의 직원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 사건 가설재공사를 F로부터 의뢰를 받고 여력이 되지 않아 위 시공건 자체를 원고에게 소개한 것이고, 만약이 사건 재해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직접 위 가설재공사 대금을 전부 지급받았을 것이나,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여 원고가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기가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개입하여 F로부터 공사비를 정산받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위 H는 이 법정에서 원고에게 시공건 자체를 전부 준 것이 아니라 근로자로서 원고의 일당을 25~3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다.
한편, F은 2022. 12. 15. 원고에게 1일 일당 292,85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3, 5, 6, 8호증, 을 제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가설재공사를 자기의 계획과 방법에 따라 독립하여 수행하였고, 위 공사에 관하여 미리 정해진 공사대금을 받아 자기의 계산으로 팀원 투입 여부 및 투입 팀원들에 대한 노임을 결정하여 위 공사에서 발생하는 손익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최초 F로부터 이 사건 가설재공사를 수급한 H는 위 수급인의 지위를 원고에게 이전하였으므로, 원고는 F과 사이에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관한 수급인의 지위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H는 당초 원고에게 수급인 지위 자체를 이전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나중에는 일당을 정하여 투입일수 만큼 원고에게 노임을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진술을 변경하였으나, 위 변경된 진술은 원고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상 사용자가 F인 점, H가 원고 이외에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어떠한 인부가 얼마의 일당으로 투입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이 사건 가설재공사는 G을 운영하는 H가 F 측에서 시공물량, 시공일수, 단가 등이 포함된 견적서를 발급하고 위 견적을 F이 수용하여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이고, F이 먼저 시공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관하여 F이 개입하거나 지시를 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렵고, 따라서 원고나 원고의 팀원이 F로부터 구체적으로 시공방법 등에 관한 특별한 지시나 감독을 받았던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또한 작업량에 따라 이 사건 가설재공사의 대금의 지급 여부와 액수가 결정되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F이 현장에서 작업을 일부 점검하였더라도 이는 위 공사의 기성 진행정도 등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는 정도이거나 도급인으로서 원하는 공사 내용을 요청하는 정도로만 보일 뿐, 사용자로서 직접 시공방법이나 사용자재 등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가설재공사는 작업량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기로 하였을 뿐 원고나 원고의 팀원들이 위 공사를 완성하기 위하여 실제로 투입한 작업시간이나 제공한 근로의 양은 공사비와는 무관하다. H도 이 사건 재해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직접 F로부터 위 공사비를 지급받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실제로 원고는 스스로 팀원들에 대한 노임을 지급한 후 H를 통하여 F로부터 이 사건 가설재공사의 1차 기성금을 지급받았다.
이러한 대가지급의 구조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지출되는 비용은 투입할 팀원의 수, 작업시간 등에 좌우되는데 이는 원고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인 반면,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 따른 수입은 미리 정해진 공사대금이었을 뿐이므로, 원고는 자기의 계산으로 이 사건 가설재공사에서의 손익 발생 여부와 그 액수를 책임져야 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