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1. 5. 7. 원고에게 한 평균임금정정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대한석탄공사 C광업소(이하 'C광업소'라고 한다), ㈜D, ㈜E에서 근무하였고, 사업장별 근무기간과 직종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원고는 2015. 6. 19. 소음성 난청으로 진단받고, 2015. 12. 3. 피고로부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아 장해등급 제11급 제5호 결정을 받았다.
피고는 원고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E을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퇴사일인 2013. 12. 31. 기준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이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6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산정한 특례임금과 비교하여 더 높은 금액인 특례임금을 적용하여 평균임금을 144,048원 18전으로 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산정한 장해보상일시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1. 4. 8. 피고에게 ㈜E이 아니라 C광업소를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달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평균임금 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 지급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1. 5. 7. '원고가 근무하였던 여러 유해 사업자들 중 하나의 사업장을 소음성 난청 발생의 주된 사업장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마지막으로 근무한 소음발생 사업장인 ㈜E을 적용사업장으로 하고, 그 퇴사일인 2013. 12. 31.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갑 제1~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약 22년간 C광업소에서 채선 및 채광공 등으로 근무한 반면, ㈜E에서는 주로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갱외 충전 사무실에서 행정 및 관리자로 근무하였다. 소음성 난청의 발병 내지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사업장은 근무기간이 가장 길고 근무내용 및 작업환경상 소음 노출의 정도가 가장 심한 C광업소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C광업소에서 퇴직한 날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이를 기초로 계산한 정당한 보험급여와 기지급 보험급여와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단 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받은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도록 한다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그 직업병 진단 직전에 근무한 사업장이 어디인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사업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업무상 재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산재보험법의 목적에 어긋난다. 또한,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의미하고,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는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요건이 된다.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는 제도는 제정 근로기준법에서 도입되어 산재보험법에 규정되기에 이르렀는데,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은 사용자가 사업장의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재해에 대하여 그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평균임금을 기초로 보상하는 것이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진폐 등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통상적으로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사실대로 반영하는 것은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최종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임금액일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평균임금에 따라 보험급여를 산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1> 2)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는 당해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행정청인 피고에게 그 적법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22980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어느 시점의 어떤 사업장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 · 적용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관련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행정청인 피고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고, 특히 행정청인 피고가 근로자의 특정 사업장에서의 업무가 직업병의 발병 ·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 사업장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 · 적용하였다면, 그 사업장에서의 업무와 직업병의 발병 · 악화와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피고 측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판단
갑 제5호증,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E의 대표자가 발급한 경력증명원에 원고의 직종이 '보안계원(관리자)'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보안계원의 주요 업무는 광산을 정기 · 수시로 순시하는 것이고, 광업소 순회업무의 소음 측정치 최댓값은 약 87.9dB 정도로 알려져 있다.
㈜E의 대표자는 피고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E은 작업환경측정 대상 부서이고, 원고는 주로 갱내 충전실과 탄차관리 작업장의 관리자로 근무하였으며, 소음 발생부서에서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원고는 2015년 6월경 F병원에서 난청으로 진료를 받을 때 주치의에게 '주변소음이 심한 광산에서 30년간<2>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소음성 난청에 대하여 장해급여신청을 하면서 ㈜E의 근무이력까지 포함하여 주장하였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 11, 13,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이 법원의 대한석탄공사 C광업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증인 G의 서면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1)항의 인정 사실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E에서의 업무와 소음성 난청의 발병 · 악화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음성 난청은 '8시간 시간가중평균 85dB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연속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86조 제1항 및 [별표 21] 제2호 가목은 '8시간 시간가중평균 8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사업장을 작업환경측정 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근로복지공단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은 사업장의 소음 정도가 80dB 이상 85dB 미만인 경우 난청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개인별로 소음에 대한 감수성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소음성 난청이 발병할 수 있는 소음의 정도라 함은 적어도 '8시간 시간가중평균 80dB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연속적'으로 노출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E은 C광업소로부터 축천차의 충전작업을 도급받은 하청업체이다. 원고의 ㈜E 전임자인 G은 서면증언을 통해 "주로 갱외 충전실에서 근무하였고, 갱내 충전실에서 주당 2~3회, 회당 1~2시간 정도만 근무하였다. 갱외 충전실은 축천차의 수리와 충전을 위하여 광산 외부에 위치한 건물에 위치하고, 갱내 충전실은 충전 시 유해가스(황산가스와 수소 등) 발생을 고려하여 원활한 환기를 위해 입기갱도에서 500m 이내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증인은 주로 행정업무, 안전교육, 작업원 배치와 관리, 근무상태 점검, 충전기의 정상 가동 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갱내 및 갱외 충전실에서 소음은 거의 나지 않았고 충전 시 변압기에서 나는 소리 정도만 발생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G의 뒤를 이어 2009. 4. 1.부터 ㈜E에서 동일한 직책을 맡았으므로, 원고의 담당 업무 내용 또한 G의 업무 내용과 같거나 유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동료 근로자들 또한 이 법원에 위 G의 증언과 유사한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 · 제출하였다.
C광업소와 ㈜E을 비롯한 그 하청업체들에 대한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하였던 광물자원공사 안전사업팀 소속 담당자는 2021. 11. 11.경 원고와 통화를 하면서 "옛날에 ㈜E에 대한 소음 측정 결과 80dB 이하로 나타나 소음에 대한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하지 않았고, ㈜E의 경우 황산이 작업환경측정 대상 유해물질에 해당한다. 저번에 ㈜E의 작업환경에 대한 소음을 측정하였는데 약 70~80dB 정도로 나타났고, 충전 사업장이어서 '웅'하는 소리만 났다. 소음 발생 장소가 아니지만 작업 환경이 바뀔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몇 년에 한 번씩 소음을 측정한다."고 말하였다. 실제 C광업소(㈜E을 비롯한 하청업체 포함)에 대한 2011년도 상하반기 작업환경측정결과표에 '전기충전(E)'의 유해위험인자로 '황산'만 표시되어 있을 뿐 '소음'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원고가 간헐적으로 갱내 충전실에서 작업자들의 근무상태를 점검하는 등 순회 업무를 하였고, 광산 순회업무의 소음측정치의 최댓값은 87.9dB로 알려져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의 주된 작업장소는 갱외 충전실이었고, 갱내 충전실 또한 환기를 위해입기갱도에서 500m 이내의 거리에 위치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일반적인 광업소 소속 안전계원에 비하여 낮은 수준의 소음에 누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원고가 간헐적으로 갱내 충전실에서 순회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E에서 근무할 당시 8시간 시간가중평균 80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1994. 7. 21. 시행한 건강진단 결과 1,000Hz, 4,000Hz 주파수에서 좌우 모두 각 45dB의 청력역치가 나타났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차)목에서 규정한 청력검사 방법인 6분법<3>으로 측정할 경우에 그 역치 값이 변경될 수 있을 것이나, 원고의 당시 연령(43세)을 고려하면 원고가 C광업소에서 근무할 때 이미 청력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소음성 난청은 고음역에서의 청력손실이 소음 노출 후 10~15년이 경과하여 최고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가 2015. 6. 19.에 이르러 소음성 난청으로 진단받은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의 마지막 소음 노출 사업장을 C광업소로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
피고는, ㈜E의 대표자가 사실조회서에 "원고가 담당한 업무가 85dB 이상의 소음작업에 해당되었는지 아니면 비소음작업에 해당되었는지요?"는 질문에 대하여 "소음부서"라고 기재하였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위 사실조회서는 ㈜E의 대표자가 피고의 6개 질문에 대하여 매우 간략하게 기재한 한 장의 서류에 불과하여 높은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고, "소음성 난청과 관련하여 사업주 의견은?"이라는 질문에 대하여 "대한석탄공사 C광업소 갱내 작업장의 다년간 근무 등 여건으로 미루어 보아 난청과 연관 있다고 사료됨."이라고 기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E의 대표자가 원고의 ㈜E에서의 근무이력 외에도 C광업소에서의 근무이력까지 포함하여 기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E에서의 업무와 소음성 난청의 발병 · 악화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E에서 퇴직한 날 ㈜E에서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 ·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하여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완
각주1) 위 대법원 판례는 진폐에 관한 사안이나, 소음성 난청에 관한 이 사건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각주2) C광업소 근무기간은 약 22년 4개월, ㈜D 근무기간은 약 6년 1개월, ㈜E 근무기간은 약 4년 9개월이다.
각주3) 500Hz(a)·1,000Hz(b)·2,000Hz(c)·4,000Hz(d) 주파수음에 대한 기도청력역치를 측정하여 [(a+2b+2c+d)/6]으로판정하는 방법.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3구단62857
판결선고
2024. 8. 7.
서울행정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