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3. 선고 2023구단6829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2. 29. 원고에 대하여 한 평균임금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C㈜에서 30년 넘는 기간을 근무하였고 당시에는 보호장구 등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여 흄과 분진 등에 노출된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유해물질 노출에 따른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는 최소 10년 이상 또는 20년 이상의 장기간의 노출이 필요한 점, 이 사건 쟁점 사업장에서는 2개월 근무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 된 사업장은 이 사건 쟁점사업장이 아니라 C㈜인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가 C㈜에 근무할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함에도, 원고가 이 사건 쟁점사업장에 근무할 당시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휴업급여를 지급한 것은 위법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 그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이고(산재보험법 제57조 제1항), 장해급여금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국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2)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는 당해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행정청인 피고에게 그 적법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22980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어느 시점의 어떤 사업장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적용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관련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행정청인 피고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고, 특히 행정청인 피고가 근로자의 특정 사업장에서의 업무가 직업병의 발병·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 사업장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적용하였다면, 그 사업장에서의 업무와 직업병의 발병·악화와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피고 측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사업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5 내지 7호증, 을 제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C㈜에서 근무하면서 노출된 각종 분진과 용접흄 등을 흡입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한 반면, 이 사건 쟁점사업장을 비롯한 나머지 사업장에서의 근무는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 중 마지막 사업장인 C㈜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지 않고 이 사건 쟁점사업장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i) 원고가 C㈜에서 근무한 30년을 넘는 기간 동안 각종 분진과 용접흄, 유해가스 등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ii)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보호장구나 환기등 작업환경이 현재와 비교하여 열악하였던 점, iii)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을 위하여는 분진이나 용접흄 등의 유해물질에 통상적으로 20년 이상의 장기간 노출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C㈜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출된 유해물질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점은 비교적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다.

②

원고는 ㈜D에서도 2013. 1. 10.경부터 2013. 2. 10.경까지 취부작업을 수행한 사실이 있는바, 그 과정에서도 일정한 수준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겠으나 그 근무기간이 단기간에 불과하여 이 사건 상병과 실질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내역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③

원고는 최초 장해급여신청 당시 '이 사건 쟁점사업장에서도 취부작업을 수행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 사건 쟁점 사업장은 2020. 11.경 '원고가 이 사건 쟁점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는 선박 및 구조물에 물이나 공기를 주입하여 용접부위 등의 누수 등을 확인하는 하이드로 테스트였고, 그 과정에서 분진이나 용접흄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험가입자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업무상 질병 승인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쟁점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고, 달리 원고가 쟁점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이 사건 쟁점사업장에서 주로 선박 및 구조물에 대한 하이드로테스트를 수행하였고 부수적으로 위 테스트에서 확인된 누수부위에 대한 용접등 보수작업을 수행하였다고 한다면, 원고가 업무수행과정에서 분진이나 용접흄 등 유해물질에 노출된 정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쟁점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던 것으로 인정할 만 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다.

④

보험가입자 의견서(을 제1호증), 사실확인서(을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2013. 11.경부터 2015. 2.경까지 'G' 소속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5. 1.경 C㈜ 출입증 발급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형식적으로 이 사건 쟁점사업장 소속 근로자로 산재보험 등 가입이 처리되었으며,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위의 형식적 소속 변경 전후로 동일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렇다면 원고가 'G' 소속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한 기간 동안 노출된 유해물질의 정도 역시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⑤ 원고가 2013. 10. 14.경 받은 건강진단(H병원)에 의할 때, 원고의 노력성폐활량은 3.93L(정상예측치의 112.3%)이고 일초량은 2.71L(정상예측치의 96.4%), 일초율은 68.9%인 것으로 확인되기는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감정의(호흡기 내과)는 '2013. 10. 14. 건강진단의 결과는 기관지 확장제 이후 폐기능 검사는 아닐 것으로 추정되고 폐기능 검사 결과지나 그래프를 통해 적합성과 재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므로, 해당 검사결과만을 근거로 원고의 당시 폐기능에 대한 판단을 할 수는 없다. 분진 노출 후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은 개인의 민감도와 노출강도,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년 이상의 장기간 노출(밀폐된 환경에서의 고농도 노출인 경우 20년 미만인 경우도 가능함)이 필요하고 증상 없이 폐기능이 서서히 악화되면서 발병하므로, 발병 과정에서는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등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일초량이 예측치의 50 내지 79% 정도인 경우를 의미하는 바, 중등도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키는 유해물질 노출기간 평균은 33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원고의 경우 2013년경에는 폐기능이 서서히 악화되지만 자각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만성폐쇄성폐질환전단계(preCOPD)였을 수도 있으나,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료기록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⑥

위의 감정의의 의견은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충분히 타당성이 인정되고 달리 그 신뢰성과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건 상병 진단 이후인 2021년경 실시된 특별진찰 과정에서 원고의 노력성폐활량은 3.98L(정상예측치의96.8%), 일초량이 1.82L(정상예측치의 60.7%), 일초율은 45.7%인 결과가 나와 폐기능의 손상이 중등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상병의 경우 유해물질 노출과 함께 장기간에 걸쳐 심폐기능의 저하가 꾸준히 발생한다는 점을 함께 종합하면,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 2013. 10.경의 건강진단결과만을 근거로 해당 시점에서 원고의 폐활량등 심폐기능이 전혀 손상됨이 없이 정상이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