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8. 선고 2023구단6877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2021. 5.경부터 서울 노원구 C 소재 주택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현장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1. 9. 13. 오전경 의식을 잃어 D병원으로 후송되어 '소뇌의 뇌내출혈, 상세 불명의 고혈당증, 고혈압'을 진단받고, 2021. 12. 3. 피고에게 위 각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하는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며, 이후 위 각 상병 중 '소뇌의 뇌내출혈'을 '우측 뇌기저핵 뇌내출혈'로 변경하였다.

다.

피고는 2022. 11. 3. 원고에게 '① 상세 불명의 고혈당증, 고혈압'의 경우 상병 확인되나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② '우측 뇌기저핵 뇌내출혈'의 경우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로 인한 발병으로 판단되지만, 원고와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사이에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것을 약속하고 보수를 지급받을 것을 약속한 도급계약이 체결되어 원고를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3. 5. 11.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아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점,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된 비용도 모두 이 사건 회사의 계산으로 지출된 점,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체결된 '외주소장계약'은 재하도급계약이 아니라 계약금액을 원고의 월 고정 임금, 숙식비를 포함한 목표 공사비로 설정하고 목표 공사비에서 절약된 금액만큼 원고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회사와 F의 공사계약 체결

이 사건 회사는 2021. 3. 16.경 F과 사이에, 이 사건 회사가 F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도급금액 379,499,999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 기간 3개월로 정하여 도급받기로 하는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 중 도급금액의 지급 시기에 관한 내용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2)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외주소장계약 체결

원고는 2021. 5. 28.경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계약금액을 308,070,000원으로 정하여 '외주소장계약'(이하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 8, 9, 11, 16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지휘, 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회사가 수주한 공사 현장에 현장소장으로 배치할 사람과 '외주소장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그 사람을 공사 현장에 현장소장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는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위 근로계약서는 근무시간, 근로시간, 휴일과 휴가, 임금의 지급 등의 사항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서는 이러한 사항에 관하여 전혀 정함이 없이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정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도급금액 345,000,000원과 유사한 342,300,000원을 공사금액으로 정하고 그 공사금액에서 이 사건 회사 몫의 기업이윤 10%를 제외한 308,070,000원을 계약금액으로 정하면서, 위 공사금액의 80%까지는 이 사건 회사의 자금으로 이 사건 공사 비용을 지출하고 위 공사금액의 80%를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원고의 자금으로 이 사건 공사 비용을 지출하며(제4항), 이 사건 공사 잔금 완납 시 원고와 이 사건 회사가 대금을 정산한다고 정하고 있다(제6항).

②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수행 방식과 공정 및 일정, 거래처 선정, 현장 일용직 근로자의 채용 여부, 인원수, 담당 업무, 세부 작업지시 등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의 지시를 받지 않고 직접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서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지출에 대해서만 이 사건 회사의 통제를 받고 이 사건 회사가 인력 수급 및 협력업체를 지정할 의무가 없다고 정하고 있다.

㉡ 원고는 2022. 5. 4. 작성된 '재해관련 문답서'에서 '인력 수급, 거래처 선정 등은 원고의 경험과 역량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이다.'라고 확인하였다. 원고의 매형은 2022. 7. 28. 피고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현장 일용직 근로자는 원고가 인력사무소에서 채용'했다고 답변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경리 담당자는 같은 날 피고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현장 일용직 근로자는 원고가 인력사무소에서 채용하므로 현장에 몇 명이 필요한지, 누구를 채용할 것인지는 원고가 알아서 결정'했다고 각 답변하였다. 이 사건 회사 측에서 2022. 6. 10. 작성한 '재해관련 확인서'에도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업장이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행하는지'라는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 원고와 G 등 이 사건 회사 측 사람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의 대화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회사 측 담당자에게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인건비, 경비 등의 결재를 요청하거나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재의 주문을 요청하는 모습이 주로 확인될 뿐이다. 위 대화 내용 중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구체적인 작업지시 내용이라고 주장하는 부분 중 구체적인 작업 내용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공사계약의 수급인이자 원칙적으로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 비용을 지출할 의무를 부담하는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의 당사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에 대한 건축주의 요구 사항 또는 도면의 변동사항을 단순히 전달한 것이거나, 감독이나 업무 공유 차원에서 이러한 사항을 알려준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그 부분 중 다른 곳에서는 '이 사건 회사 직원이 원고에게 창호 제작 일정을 지시해 달라고 요청하고 창호 발주를 언제 넣을지 문의하고 옹벽 공사 견적서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대화 내용이 발견되기도 한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수시로 공사일보를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 측에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공사계약의 수급인 이자 원칙적으로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 비용을 지출할 의무를 부담하는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공사의 공정별 진행 상황을 파악함과 동시에 공사 기간을 준수하도록 하고 이 사건 공사에 지출되는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할 뿐, 나아가 이를 두고 이 사건 공사의 개별 작업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업무수행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는 일반적인 건설현장의 관행에 따라 스스로 업무시간을 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고, 원고가 위 업무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제재를 가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 규정의 규율을 받지 않았고,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으며, 원고는 이 사건 회사를 사업주로 하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았다[원고는 이 사건 공사 기간의 대부분 'H 주식회사'를 사업주로 하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2호증의 2 6쪽 참조)].

④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을 체결하면서 308,070,000원을 계약금액으로 정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될 원고의 노동력의 양이 아니라,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정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도급금액 345,000,000원과 유사한 342,300,000원에서 이 사건 회사 몫의 기업이윤 10%를 제외한 금액으로 정해진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은 이 사건 공사 잔금 완납 시 원고와 이 사건 회사가 대금을 정산한다고 정하고 있고(제6항), 이 사건 공사계약은 잔금 지급 시기를 '공사완료확인서 작성 후'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공사가 완성되어야 비로소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에 따른 계약금액 중 정산하고 남은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의 계약금액은 근로 자체가 아니라 이 사건 공사의 완성에 대한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적으로 인건비 명목으로 약 300만 원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의 내용에다가, ㉠ 원고는 2022. 5. 4. 작성된 '재해관련 문답서'에서 '월급제 소장은 안정적으로 소득이 보장되고, 외주 소장은 잘하면 더 많이 가져가고 못 하면 오히려 까먹게 되는데, 원고는 외주 소장으로서 필요에 따라 가불을 신청하면 그때마다 지급받고, 최종적인 소장의 수익은 공사 후 정산을 한다. 매달 20일 정도마다 가불 신청을 하였다.'라고 확인한 점, ㉡ 이 사건 회사의 경리 담당자는 2022. 7. 28. 피고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원고는 프리랜서 현장소장이라 공사 종료 후 정산을 해야 급여가 확정'된다고 답변한 점, ㉢ 원고가 인건비 지급 내역이라고 주장하는 2021. 6. 22.자 3,000,000원 및 2021. 8. 18.자 3,000,000원은 원고가 이 사건 회사 측에 '생활비' 명목의 돈을 요청함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11호증 27, 28쪽 참조)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적으로 인건비 명목의 돈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⑤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수행 방식과 공정 및 일정, 거래처 선정,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될 현장 일용직 근로자 인원수 등을 직접 정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공사의 공기를 단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공사에 지출되는 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자신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될 이익의 범위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다. 만일 이 사건 공사의 공기가 지연되는 등으로 이 사건 공사에 지출되는 비용이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상 계약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 업무를 수행하고도 오히려 금전적으로 손해를 입게 될 위험도 있었다(다만 이 사건 회사에서 원고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그 손해를 원고에게 부담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외주소장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잔금을 받을 의무를 부담하였을 뿐만 아니라(제4항), 공사대금 정산 후 이 사건 공사에 관한 A/S로 발생되는 비용에 대하여 최종적인 책임도 부담하였다(제8항). 따라서 원고는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