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B생
2011. 12. 31.부터 주식회사 C(이하 ‘C’)의 지입차주로 (차량번호 1 생략) 탱크로리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유류 등을 운송
이 사건 상병 진단
2020. 12. 7. ‘심부 내뇌출혈, 뇌실 내출혈’(이하 ‘이 사건 각 상병’) 진단
2023. 3. 10.자 요양불승인처분
원고 신청 내용: C의 직원 내지 지입차주로 근무하던 중 발생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신청
요양불승인 처분사유: 원고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데 2020. 9. 7.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여, 산재보험 적용 제외 된 상태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상병 불승인
2023. 9. 14.자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원고 신청 내용: 위 다.항과 같은 내용으로 재신청
2023. 9. 14. 요양불승인처분: 이 사건 각 상병 불승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1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제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효력
원고는 C 사업주의 강요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제출하였으므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의 효력이 없고, 원고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2, 21, 22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자필로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직접 작성하고 서명날인 합니다’라고 기재한 2020. 8. 4.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였고, 위 신청서는 2020. 9. 7.경 피고에게 제출되었다.
원고는 ‘C은 회사 측과 저희들이 50%씩 부담한다는 것도 설명하지 않고,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람은 언제까지 작성하라고 비치해 두었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도 듣지 못한 상황에서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갑 제12호증)와 ‘적용 제외 신청서와 관련하여 근로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대부분의 회사에서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해서 내야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그렇지 않으면 근무를 할 수 없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동료 근로자의 탄원서(갑 제21, 22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①항과 같이 원고가 자필로 본인의 의사로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였다고 기재한 점, 2020년경 C에서 근무한 52명의 화물차주 중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3명이 존재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C 등 사업주 측에서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적용 제외 신청서의 효력을 부정할 정도로 자유로운 의사를 박탈당한 상태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21. 1. 5. 법률 제17865호로 개정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개정 산재보험법’)이 소급하여 적용되어야 하는데, 원고에게는 개정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4항 각 호에 정하는 사유가 없고, 위 각 호에 정하는 사유가 있더라도 그러한 내용을 담은 적용 제외를 새로이 신청하지도 않았으므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니라고도 주장한다.
개정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4항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또는 사업주는 보험료징수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단에 이 법의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정하면서, 각 호로 ‘1.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부상·질병, 임신·출산·육아로 1개월 이상 휴업하는 경우, 2. 사업주의 귀책사유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1개월 이상 휴업하는 경우, 3. 그 밖에 제1호 또는 제2호에 준하는 사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두고 있다. 개정 산재보험법 제125조의 개정규정은 종전의 규정에 따라 적용 제외 중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도 적용되고(부칙 제2조 제1항), 종전의 규정에 따라 적용 제외 중인 사람이 제125조 제4항의 적용 제외 사유로 개정 산재보험법의 적용 제외를 원하는 경우 새로이 적용 제외를 신청하여야 한다(부칙 제2조 제2항).
개정 산재보험법은 2021. 7. 1.부터 시행하므로(부칙 제1조), 위와 같은 개정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4항 및 부칙 조항들에 의하면, 적용 제외 중인 원고가 별도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 2021. 7. 1.부터는 적용 제외 대상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을 뿐이다. 원고의 이 사건 각 상병은 위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일 이전인 2020. 12. 7. 진단되었는데, 개정 산재보험법에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적용 제외 중인 사람에게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 전에 이미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진단일 당시에 원고가 적용 제외 대상이 아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인지 여부
원고가 개정 산재보험법이 시행된 2021. 7. 1. 이전인 2020. 12. 7. 이 사건 각 상병을 진단받았으나, 이 사건 각 상병 진단 무렵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급여 대상자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8, 10, 14호증, 을 제2~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C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원고의 배우자인 D이 수급인으로서 C과 체결하고, 원고가 D을 연대보증한 수송용역계약(갑 제8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은 지입제 계약으로, 형식적으로는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가 C이었더라도, 원고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차량을 소유하면서 유류제품 운반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계약 제16조는 수급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쳐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D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을 제3호증), 본인 명의로 소득세를 신고하거나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1항은 수급자가 계약차량의 고장, 수리, 주유, 제세공과금, 보험료, 과징금 및 공제 추가 분담금 등 차량 관리에 드는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의 주유대,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모두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하면서 이 사건 차량을 유지·관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C으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고, 매월 완료한 운송거리 및 운송량에 의해 계산된 실적을 기초로 산정된 보수를 수령하였는데, 위와 같이 수령한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이 아니라 화물운송용역 수행에 대한 대가로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원고는 운송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지 아니하였고, C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 역시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통상의 근로계약에서 볼 수 있는 승진, 징계, 직급 등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로서, C으로부터 의뢰받은 바에 따라 화물을 운송할 의무를 부담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는 C이 의뢰한 화물(석유류제품)의 상·하차지역과 고액의 도착요청시간 유무에 따라 자체적으로 화물을 운송하였고, 화물의 운송방법, 경로선택 등 업무수행에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C에게 업무시작과 종료를 보고하지 않았고, 별도의 출퇴근기록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가 장기간에 걸쳐 C이 알선하는 화물만을 운송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원고의 선택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C에 의하여 배정된 물량 이외에 다른 회사의 물류를 수송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며, 스스로의 판단 하에 제3자를 고용하여 운송업무를 대신 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계약 제8조).
이 사건 계약에 포함된 벌칙규정으로 ‘운행일보 미제출 시 배차정지 3일, 차량청 결상태 불량 시 배차정지 3일, 배차시간 미준수 시 배저정치 3일, 기타 지시사항 불이행 시 배차정지 5일, 기업이미지실추 시 사안별 7일 이내, 복장불량(작업복/안전화) 시 구두경고’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C이 지급한 작업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C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와 동일성 식별, 성실하고 안전한 차량 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제품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는 모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C이 원고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구체적이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원고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여 산재보험 적용 제외 된 상태에서 이 사건 각 상병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상병에 관한 요양급여를 받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준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