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7. 10. 선고 2023구단7943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9. 20. 원고에 대하여 한 실업급여지급제한 및 9,705,000원의 반환명령, 29,115,000원의 추가징수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9. 5.경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사업주의 승낙 아래 누나 ‘C’ 명의로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신고하여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후 고용보험 피보험자 명의인인 누나 C에게 실업급여를 신청하도록 하여, C이 2021. 4. 5. 군산고용센터에 출석하여 구직급여 수급자격 인정신청서를 제출하였고, 그 무렵 군산고용센터의 장으로부터 수급자격의 인정을 받았다.

다.

원고는 2021. 4. 22.부터 2021. 9. 13.까지 6회에 걸쳐 C으로부터 받은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하여 C 명의로 실업급여를 신청하였고, 위 신청에 따라 C 명의의 계좌로 합계 9,705,000원의 실업급여(구직급여)가 송금되었다. 원고는 위 송금된 돈을 소비하였다.

라.

피고는 2023. 7. 20.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실제 근무한 사실이 없는 누나 C으로 하여금 수급자격의 인정을 받도록 하여, C 명의 계좌로 부정하게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실업급여의 지급제한 및 부정수급액 9,705,000원의 반환명령과 함께 이 사건 사업장 사업주와의 공모를 통해 위 부정수급이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그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29,115,000원을 추가로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실제 근무를 하다가 퇴사한 것이므로, 원고가 C 명의로 고용보험을 가입하여 실업급여를 수급한 것을 두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지급받은 실업급여액의 3배를 추가징수한 것은 원고가 취업한 경위나 실제 근로를 제공한 사정 및 원고의 경제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처분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계 법령과 관련 법리

가)

국가는 국민의 질병, 사고, 노령, 실업 등의 경우에 발생하는 위험에 대하여 사회보험, 실업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헌법 제34조 제2항). 고용보험법은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동법 제1조), 제37조 이하에서 실업급여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실업급여 수급권은 이와 같이 헌법에 따라 법률로 구체화된 사회보장 수급권의 일종에 해당한다.

실업급여는 구직급여와 취업촉진 수당으로 구분한다(동법 제37조 제1항). 구직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법령이 정한 구직급여의 수급 요건을 갖추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줄 것을 신청하여야 하고(동법 제43조 제1항),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수급자격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심사하여 수급자격을 인정하여야 한다(동조 제2항, 제3항). 이와 아울러 구직급여를 받으려는 사람은 직업안정기관에 출석하여 실업을 신고하여야 하고(동법 제42조), 신고를 한 날부터 일정기간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하였음을 신고하면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해당 기간에 대하여 실업의 인정을 한다. 위 절차에 따라 구직급여는 “수급자격자”가 실업한 상태에 있는 날 중에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실업의 인정”을 받은 날에 대하여 지급된다(동법 제44조 제1항). 그리고 실업급여는 수급자격자 명의의 지정된 계좌로 입금되어야 한다(동법 제37조의2).

이처럼 사회보장 수급권인 실업급여에 대하여 고용보험법은 이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의 신청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수급자격 및 실업의 인정 여부나 급여액의 범위 등에 관하여 심사·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사회보장 수급권은 관계 법령에서 정한 절차·방법·기준에 따라 관할 행정청에 지급 신청을 하여 관할 행정청이 지급결정을 하면 그때 비로소 구체적인 수급권으로 전환되는 것이므로(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직업안정기관의 장의 심사와 결정을 통하여 실업급여의 수급대상자로 특정된 사람이 곧 “수급자격자”가 된다고 보아야 하고, 실업급여가 입금된 수급자격자 명의의 계좌나 접근매체 등을 지배하거나 단순히 위 입금된 돈을 출금·사용한 사람을 실업급여의 수급권자 또는 수급자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고용보험법 제61조 제1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았거나 받으려 한 사람에게는 그 급여를 받은 날 또는 받으려 한 날부터 구직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고용보험법 제62조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에게 지급받은 구직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제1항), 그 경우에 지급받은 구직급여액의 2배에서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항). 그리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이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에는 그 사업주도 그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과 연대(連帶)하여 반환명령과 추가징수처분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항).

그런데 제재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 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두3610 판결 참조).

위 고용보험법 제61조, 제62조은 제재처분인 급여제한 및 반환명령, 추가징수처분의 대상자를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살핀 것과 같이 실업급여의 한 종류인 구직급여는 그 지급 여부가 직업안정기관의 장의 심사에 따라 결정되므로, 위 각 규정 문언에서 말하는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도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구직급여 수급대상자로 결정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 여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의 범위에 그 구직급여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귀속된 사람까지 포함된다고 보게 되면, 그 경제적 이익이 미치는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 불분명해지게 되어 처분대상자의 범위가 무한히 확대될 수도 있고, 이는 허용되지 않는 제재처분 행정법규의 불리한 확정해석이나 유추해석에 해당하게 된다. 또한 고용보험법 제62조 제3항은 사업주와 공모하여 부정수급을 한 경우에 사업주에 대하여도 그 책임을 인정한다고 규정하는바 위 규정의 취지는 반환명령과 추가징수처분에 대한 책임을 제3자가 부담하게 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특별히 정하고자 하는 취지이므로, 이러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제3자에 대하여는 수급자격자에 대하여 이루어져야 할 반환명령과 추가징수처분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한편, 송금의뢰인이 수취인의 예금계좌에 자금이체를 하여 예금원장에 입금의 기록이 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자금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는 위 입금액 상당의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수취인이 수취은행에 대하여 위 입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그리고 이때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계좌이체에 의하여 수취인이 계좌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41263, 4127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르면, 법률상 원인 없이 자금의 이체가 있은 경우 그 자금의 수익하여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사람은 위 자금이 이체된 수취인 계좌의 명의인이지, 그 계좌에서 해당 자금을 출금하여 사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용보험법이 실업급여 부정수급에 대한 반환명령을 규정한 것은 부정수급행위에 대한 제재와 함께 그로 인하여 얻은 부정한 이익을 박탈하고자 하는 취지가 있음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부당이득의 법리가 여기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업급여는 반드시 수급자격자 명의의 지정된 계좌로 입금되어야 하는바, 실업급여가 수급자격자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었다면, 그 자금을 수익하여 이를 반환할 사람도 사람은 계좌의 명의인인 수급자격자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점에서 보더라도 반환명령의 대상이 되는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

따라서 실업급여 지급을 신청한 신청명의인과 공모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의 수급자격을 가장한 다음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신청인을 수급자격자로 인정받아 신청인 명의의 계좌로 실업급여를 입금받은 경우, 이를 공모에 의한 사기범행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수급자격자로 인정받지 않은 공모행위자를 처분상대방으로 하여 고용보험법 제61조, 제62조의 급여지급제한 및 반환명령, 추가징수처분을 할 수 없다. 위 반환명령과 추가징수처분은 해당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그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명의인에게 이루어져야 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4272 판결 참조).

라.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군산고용센터에 출석하여 실업급여 수급자격의 인정신청을 하여 수급자격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원고의 누나 C이고, 그 실업급여도 C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었으므로, 원고가 누나 C의 명의로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였다가 퇴사한 다음 그에 따른 실업급여의 경제적 이익이 귀속되었더라도, 위 실업급여에 대하여 고용보험법 제61조, 제62조의 급여제한,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처분의 처분상대방이 되는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C이지 원고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원고에게 공모에 의한 사기범행의 죄책이 성립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C이 아닌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