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8. 2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B 주식회사 부당 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2. 1. 3.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서(프로젝트 계약직)를 작성하였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그 무렵부터 참가인에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3. 1. 12. 원고에게 '원고가 근무하던 현장(D구역)의 공종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중단된바, 근로계약서 제2조 제1호에 따라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며 근로계약 종료일을 2023. 2. 12.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음에도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25.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원고가 수행하던 공종이 중단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하여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22호증, 을가 제1, 4호증, 을나 제1 내지 5,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1호 2문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즉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원고가 수행하던 공종이 중단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은 만료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통보 당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는지
인정사실
원고는 참가인의 광주 북구 D 공사현장(이하 'D 현장'이라 한다)에서 원가관리 보조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업무는 해당 공사현장에서 원가관리팀 업무를 총괄하는 원가관리책임자(정규직 직원)인 E을 보조하는 것이다.
참가인이 시공하던 광주 서구 F 공사현장에서 2022. 1. 11.경 건물 외벽 등이 붕괴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D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조합원 설문조사 등을 거쳐 참가인이 D 현장 아파트 시공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고, D 현장의 공동수급인이었던 참가인과 G㈜, ㈜H은 2022. 2.경 '참가인은 D 현장 시공에 참여하지 않는다. 참가인은 시공과 관련된 어떠한 업무에도 관여하지 않으며 D 현장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공동도급사인 G㈜, ㈜H에 위임한다. 참가인의 지분은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최소화하여 사업단에 잔류하는 것으로 한다.'고 합의하여 이를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통지하였다.
참가인과 G㈜, ㈜H은 2022. 4. 20.경 D 현장에 관한 공동수급(변경)약정서를 체결하였는데,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D 현장의 원가관리책임자인 E은 2022. 3. 13. 광주 동구 I구역 공사현장(이하 'I 현장'이라 한다)으로 파견발령 받아 같은 달 30.경부터 I 현장의 사무실에서 D 현장의 잔여 업무를 처리하였고, 원고도 2022. 3. 30.경부터 I 현장에 출퇴근하면서 E의 업무를 보조하였다.
원고는 2022. 10. 14.경 I 현장의 현장소장에게 E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고, 2022. 11. 7.경에는 참가인 본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으며, 2022. 12. 26.경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진정을 접수하였다.
참가인은 2023. 1. 11. 원고에게 원고가 접수한 직장 내 괴롭힘 중 현장소장인 J의 괴롭힘은 인정되지 않고, E의 '원고 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하거나 개인용무를 본 행위 및 임원 의전시 원고의 차량을 이용한 행위'는 괴롭힘으로 인정되나, 나머지'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발언'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23. 5.경 원고의 진정 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3, 7, 14, 17, 23호증, 을가 제2, 3호증, 을나 제7, 9, 11, 12,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근로기준법에 의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이에 비추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그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근로자는 '해고'를, 사용자는 '계약기간 만료'를 각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 계약서에서 정한 조건 성취 등으로 인한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26호증, 을나 제8, 17, 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 당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1호가 계약기간을 '2022. 1. 3.부터 2024. 11. 프로젝트예정일까지'로 정하면서, "근로계약기간 중이라도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원고가 수행하던 공종이 중단된 경우에는 그때를 계약만료일로 한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처럼 문언상 불가피한 사유의 예시로 '천재지변'만을 들고 있는 점이나, 이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오로지 참가인의 사정에 따라 자동종료 될 수 있어 근로자인 원고의 지위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지는 점, 근로계약 제2조 제1호의 체계상 근로계약기간을 명시적으로 정한 1문이 원칙이고 2문은 1문에 대한 예외로 규정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1호 2문의 '불가피한 사유'란 천재지변에 준하는 정도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 그에 관하여 참가인의 귀책사유가 없어야 함은 물론, 참가인이 지배 · 관리하는 위험영역 밖에서 발생하여 통상의 수단을 다하였어도 이를 예상하거나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2호가 "상기계약기간 중이라도 사업장의 전체 준공, 부분 준공, 공사 타절 또는 업무 종료 등으로 인하여 계속 근로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사유 발생일이 계약기간 만료일이 된다"고 하여 준공, 공사 타절 등과 같이 참가인의 지배영역에서 발생하는 일정한 사유를 별도의 기간만료 사유로 정하고 있는 점과의 균형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 때문에 참가인이 D 현장에서 시공 배제되었다는 사정은 그에 관하여 참가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고, 무엇보다 참가인이 지배 · 관리하는 영역 내에서 발생하였으므로, 위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1호 2문의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수행하던 공종의 중단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위 조항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에 계약종료의 근거조항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1호만을 기재하였으나, 참가인의 주장에 따라<2>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제2조 제2호에 따라 만료되었는지에 관하여도 보건대,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이 D 현장의 시공에서 배제되면서 시공에 관한 모든 권한을 다른 공동수급인인 G㈜ 등에 위임하였고, D 현장에서 철수한 사실은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업무 종료 등으로 인하여 '원고의 계속 근로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제2조 제2호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2022. 3. 30.경부터 I 현장에서 E을 보조하여 D 현장의 인수인계 등 업무를 처리하였다. 나아가 원고에게는 'I구역 원가관리자'라는 명찰이 부여되었고, 원고는 E의 지시로 I 현장의 인력운영방안에 관한 품의서를 작성하거나, 법인카드증빙 등에 관한 결재를 기안하는 등 I 현장의 업무도 처리하였다. 한편 I 현장의 직원 업무분장(작성 시기는 불분명하다)에는 원고의 업무내용으로 '투입 원가, 일일 자금계획 작성, D 인수인계, D 출납(입출금), 각종 서류 작성'이, 비고 란에는 D 현장과 I 현장을 담당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참가인은 위와 같은 I 현장에서의 품의서 등에 관하여, 참가인이 원고의 D 현장 업무가 종료하였음을 알게 될 경우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막고자 원고가 그 인수인계 업무가 종료된 2022. 4. 21.경 이후 또는 2022. 5.경 이후부터 E과의 친분을 이용하거나 또는 E과 공모하여 I 현장 관련 품의서나 직원업무분장 등을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참가인 제출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참가인이 이와 관련하여 E이나 원고를 고소하였다거나 E을 징계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실제 I 현장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기안한 문서에는 상급자인 E 뿐만 아니라 I 현장의 현장소장도 결재를 마쳤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참가인은 이 소송에서 2022. 4. 21.경 D 현장의 인수인계 업무가 종료되었으므로 그 때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그로부터 이 사건 통보 이전까지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알린 적 없다. 반면, 참가인은 D 현장에 근무하던 정규직 직원은 2022. 1.경부터 2022. 7.경에 걸쳐 다른 근무지로 발령하였고, 원고와 같은 프로젝트 계약직 직원이었던 K, L에 대해서는 각각 2022. 4. 13.경 및 2022. 6. 26.경 계약종료 처리하였다(다만 K은 2022. 5. 23.경 I 현장에 재채용 되었다). 오히려 참가인은 급여명세서상 원고를 여전히 'D 현장' 소속으로 표시하면서 원고에게 2022년 12월분까지의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계약만료 사유가 존재함에도 원고에게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면서 비로소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D 현장에 근무했던 원고 외 7명의 직원<3>에 대해서는 정규직, 계약직을 불문하고 파견발령 등 또는 계약종료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면서 원고에 대해서만 계약종료 등의 조치를 누락하였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고, 이후로 원고에 대한 급여가 지속적으로 지급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한 점, 참가인은 원고가 서명한 D 현장에 관한 인계 및 인수 합의서 등(을나 제21, 22호증)을 들어 위 문건 작성 당시 원고의 D 현장 업무가 종료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의하면 원고의 업무 종료가 명시적으로 문서로써 보고되었음에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근로계약 종료와 관련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 한편 참가인은 원가관리책임자인 E을 소속은 D 현장으로 그대로 두면서 2022. 2. 23.경 I 현장으로 전임파견하여 E은 D 현장과 I 현장의 업무를 모두 담당하였고, 2023. 3. 13.경에는 E을 I 현장으로 전보발령하면서 다시 D 현장의 원가관리자로도 겸직발령하였는바, E의 D 현장에 관한 업무가 종료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참가인으로서는 E을 보조하던 원고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여 D 현장과 I 현장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은 채 원고의 계속 근로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아 원고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실제로 원고는 I 현장에서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던 점,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E이 원고와 공모하여 참가인을 기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에 관하여 E을 징계하였다는 등의 자료는 제출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D 현장의 상황이나 원고의 업무분장 등의 사정을 알면서도 원고에게 계약 종료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 특히 참가인 스스로가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원고의 계속 근로가 불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아 계약종료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2호가 정한대로 '업무 종료 등'으로 인하여 '원고의 계속 근로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부족하다.
소결
이 사건 통보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 전에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으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결국 이와 결론을 달리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