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서울에서 시내버스 운송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1988. 8. 27. 설립된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17,500명이고, 가입한 상급단체는 I단체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전국 공공기관, 운수, 사회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2006. 11. 30.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230,000명이고, 가입한 상급단체는 J단체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은 2021. 10. 13. 원고 및 19개 회사를 상대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공정대표의무위반 시정신청을 하였다. 그중 원고에 대한 시정신청 사유는, 원고가 2021년도「단체협약」 제36조, 제42조, 제44조 내지 제46조를 참가인에게 적용하지 않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4 제1항을 위배하여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4.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공정대표의무위반에 관하여 '① 원고가 K 주식회사, L 주식회사, M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N 주식회사, H 주식회사, O 주식회사, P 주식회사, Q 주식회사, R 주식회사, S 주식회사<1>(이하 위 각 회사를 통틀어 '운수회사들'이라 하고, 그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를 통틀어 '이 사건 사용자들'이라 한다)와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독립적인 공간은 아니더라도 조합활동을 위한 안정적이고 상시적인 사무공간을 제공하지도 않고 제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공정대표의무위반에 해당하고(2021년도 「단체협약」제42조 관련), ② 노동조합 게시판 사용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공정대표의무위반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우며(2021년도「단체협약」제36조 관련), ③ 참가인 조합원의 상급 노동단체의 임원과 간부로의 취임 및 조합활동과 관련된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차별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입증자료가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를 공정대표의무위반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2021년도 「단체협약」 제44조, 제46조 관련), ④ E 주식회사의 차별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시정신청을 하여 이 부분 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2021년도「단체협약」제45조 관련)'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 및 운수회사들이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위반임을 인정하고, 원고 및 운수회사들은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또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한 기간 내에 성실히 협의하여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며, 참가인의 E 주식회사에 대한「단체협약」제45조 관련시정신청을 각하하고, 참가인의 나머지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는 취지의 시정신청 일부 인용 판정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원고 및 11개 회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2. 15. 및 2022. 2.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6. 8.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공정대표의무위반에 관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위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사용자들과 관련한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으로 인한 공정대표의무위반에 관한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2. 7. 18. 위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 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을 반대한 적이 없음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이를 반대하였다고 잘못 판단하였다. 또한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이 제공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위반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대전지방법원 2015. 5. 6. 선고 2014구합101414 판결)이 있었고, 위 판결이 확정된 이후 참가인은 원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과 관련하여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용자들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이 제공되지 않은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공정대표의무위반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도록 하고(제29조의2),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만 단체교섭권과 쟁의행위 주도권을 인정하여(제29조 제2항, 제29조의5, 제30조, 제37조 제2항)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복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이 어디든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이하 '소수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필연적으로 제한하게 된다. 노동조합법은 이러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①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하지 않고 자율교섭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제29조의2 제1항 단서), ② 노동조합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 등의 차이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신청으로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노동조건의 결정에 다양한 직종의 이해가 적절히 대표될 수 있는 길도 열어두는 한편(제29조의3 제2항), ③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므로(제29조 제2항),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는 소수 노동조합이 교섭과정에서 배제되므로, 사용자는 전체적으로 교섭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소수 노동조합에게는 부여하지 아니하는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회유할 우려가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소수 노동조합의 이익을 희생하는 대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할 우려가 있다. 노동조합법은 이처럼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야합할 위험으로부터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 모두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노력만으로는 교섭과정에서 배제된 노동조합을 공정하게 대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에 대해서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부담하는 것과 동일한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위반 행위를 억제할 수 있도록 하여, 공정대표의무가 더 효과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과정에서 배제된 소수 노동조합의 헌법상 단결권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그 주장 ·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40655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만을 부여하였다면, 이는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4065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을나 제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용자들과 관련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사용한 반면 참가인은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받지 못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바, 원고가 참가인을 차별한 것에 합리적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공정대표의무위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021년도「단체협약」제42조는 "회사는 노동조합의 사무실을 대여하며 노동조합 활동상 필요한 집기비품, 통신, 기타 시설은 회사와 협의하여 대여 및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사무실을 대여하는 상대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에 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사건 사용자들과 관련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사용한 반면 참가인은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받지 못하였다(한편, 이 사건 사용자들 중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는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야 참가인과 합의하여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들에 각 지부를 두고 있고, 참가인 역시 이 사건 사용자들에 각 지회를 두고 있다. 참가인 산하 각 지회가 원고 산하 각 지부에 비하여 조합원 수가 적기는 하나, 참가인 산하 각 지회 역시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 등을 수행할 공간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참가인 산하 각 지회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는 교섭대표행위를 함에 있어 불합리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소극적 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소수 노동조합이 받는 불합리한 차별을 제거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적극적 의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참가인이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받지 못하는 차별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원고는 이러한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했음에도, 원고가 그러한 노력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사용자들 중 일부 회사가 나중에야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게 된 과정에 있어서도 원고의 노력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가 권고한 화해조서에 서명을 하지 않는 등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에 대하여 협조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을 반대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는 소수 노동조합이 받는 불합리한 차별을 제거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적극적 의무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소극적으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원고가 차별을 방치한 행위가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이 제공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위반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대전지방법원 2015. 5. 6. 선고 2014구합101414 판결)이 있었고, 그 후 위 판결이 확정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판결은 중앙노동위원회가 2014. 2. 19. 한 재심판정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기판력이 미치지 않고, 위 판결 선고 이후에도 참가인에 대한 차별은 계속되었으며, 원고는 이를 잘 알면서도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이 일정 기간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원고가 차별을 방치한 행위가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2021년도「단체협약」제42조에 따라 이 사건 사용자들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 노동조합에게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원고가 2021년도「단체협약」의 체결에 있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지 않았으며, 2021년도「단체협약」제42조의 이행과 관련한 문제는 참가인과 이 사건 사용자들 사이의 문제일 뿐이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같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는 것인바, 2021년도「단체협약」제42조에 이 사건 사용자들의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의무가 명시되어 있다는 것만을 이유로 하여 원고의 공정대표의무가 전 과정에서 준수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