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3. 29. 선고 2023구합5029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 회사는 2019. 11. 18. 설립되어 주소지에서 상시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공연기획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0. 5.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온라인 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22. 2. 21. 원고에 대한 4대 보험 상실신고(상실일: 2022. 2. 1., 상실사유: 장기 병가로 인한 자진퇴사)를 하였고, 원고를 2022. 1. 31.자로 퇴직 처리하였다.

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2022. 1. 31.자로 한 근로관계 종료(이하 ‘이 사건 퇴직 처리’라 한다)는 부당하다면서 2022. 4. 2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10.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 회사의 해고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라.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2. 10.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2. 12. 9.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 회사의 해고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가 제1 내지 3,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2022. 1. 31.자로 종료하였는바, 이 사건 퇴직 처리는 그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해고라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업무상 부상으로 휴직한 기간 중 원고를 해고한 것이어서 부당하다. 설령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이는 참가인 회사의 사위행위 내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 회사의 해고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 아니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3 내지 19호증, 을가 제4 내지 9, 11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21. 7. 1. 퇴근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2021. 12. 20. 좌측 슬관절 후방 십자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고, 2021. 12. 21. 이를 이유로 참가인 회사에 병가(2021. 12. 21.부터 2022. 2. 14.까지)를 냈다. 원고는 같은 날 E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2)

참가인 회사는 2021. 12. 30. 원고의 공석 처리와 관련된 이사 회의를 개최하여 원고를 대기 발령하고, 임직원 뒷담화 녹취 사건(2021. 6. 7.경 원고와 참가인 회사 직원이던 F이 참가인 회사 임직원에 관하여 나눈 대화가 녹음된 사건을 의미한다), 참가인 회사 매입자료 삭제 및 무책임한 병가 전 마무리에 대한 공식적 사과를 전제로 원고가 복귀한 이후 생산물류팀 부장으로 배치하며, 원고가 사과나 보직 거부 시 사직을 권고한다는 취지의 인사 계획을 세웠다.

3)

참가인 회사 상무 G(이하 ‘상무 G’이라 한다)은 2022. 1. 1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어, 2021. 11. 22.경 전산 작업 중 다운로드 실수로 인해 참가인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저장된 과거 1년간의 매입자료(전표)를 삭제한 경위서 및 비밀유지서약서의 작성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2022. 2. 1. 상무 G에게 매입자료 삭제에 관한 경위서와 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하였다.

4)

원고와 상무 G은 2022. 1. 11., 2022. 1. 25. 및 2022. 2. 1. 통화를 하였는데,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5)

원고는 2022. 2. 4. 11:57경부터 12:02경까지 참가인 회사 전무 I에게 카카오톡으로 ‘전무님, 바쁘시겠지만 퇴직금 예상금액 문자로 남겨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위 I이 ‘세무사에 받아야 해서 12월말 퇴사로 해서 달라고 할까요’라고 답하자, 다시 ‘그 기준으로 예상금액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위 I은 ‘그럼 사직서 작성해서 올려주세요’라고 답하였다.

6)

원고는 2022. 2. 4. 12:04경 노무사에게 “회사에서 대기발령 중입니다. 직원을 새로 뽑아서 제 짐을 빼라고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다음 날인 2022. 2. 5. 참가인 회사 사무실에 출근하여 자신의 짐을 정리하였다.

7)

상무 G은 2022. 2. 15. 원고에게 “우찌 소식이 없으신지, 퇴사 처리 방식은 알아봤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상무 G은 2022. 2. 17. 의정부고용노동청에 전화하여, 원고의 사직 시 실업급여가 나오는지 여부와 원고로부터 사직서가 들어오지 않아 해직처리를 하였을 때 참가인 회사에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여부 등을 문의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연락이 안 되니 회사에선 퇴사 처리를 진행합니다. 1월 말 기준으로 정리하고요. 상해가 질병이 되어 장기 병가로 인한 자진퇴사로 기입할 겁니다. 사직서 준비해서 보내주세요. 이 경우도 실업급여가 나간다고 하니 관련 서류 알아보고 가까운 실업급여 센터 가보세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다.

해고 여부에 관한 판단

1)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여부와 그 경위와 방법,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다.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 아니라,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의사 합치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해고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상무 G이 2022. 1. 11.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과 같은 날 원고와의 통화 내용을 보면, 참가인 회사 측은 원고의 참가인 회사 매입자료 삭제 건을 정리한 후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할 의사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공하는 노무의 수령을 거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원고는 2022. 1. 11.부터 상무 G과 통화하면서, 병가가 끝나면 사직서를 들고 가겠다거나 퇴사를 시켜 달라고 요구하였으며,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상무 G의 요구에 자신이 병가 중인데 사직서를 어떻게 제출하냐는 등 적극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 상무 G은 원고에게 ‘참가인 회사를 사직하면 뭐 먹고 살라고 그러냐’는 취지로 말하고, 자신은 원고의 사직서가 아니라 원고가 일어난 일에 대한 실수를 정리하고, 비밀유지서약서를 제출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사직을 만류하였다. 원고는 2022. 1. 28. 참가인 회사 회장인 H과 통화하면서도 참가인 회사를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참가인 회사에서 자신의 짐을 빼기 전날인 2022. 2. 4. 참가인 회사 소속 전무 I에게 퇴직금 예상금액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③

상무 G은 2022. 2. 17. 원고에게 2022년 1월 말을 기준으로 장기 병가로 인한 자진퇴사 처리한다면서 실업급여에 관한 안내를 해주었다. 참가인 회사 총무과장도 2022. 2. 23. 원고에게 카카오톡으로 2022년 1월 말을 기준으로 퇴사 처리되었음을 고지하였고, 원고는 자진퇴사 사유 옆에 ‘상해로 인한 장기요양’이란 내용을 기입해달라며, 자신이 산업재해보다는 실업급여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답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2022. 1. 31.자로 자신을 퇴직 처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2021. 12. 30.자 이사 회의 내용에는 원고의 공석 처리 및 대기발령, 원고가 매입자료 삭제 등에 대하여 사과나 보직을 거부할 경우 권고사직한다는 표현이 있으나, 위 회의 내용만으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와 근로관계를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22. 2. 24.까지 병가를 냈으므로, 참가인 회사로서는 원고 업무를 다른 직원들이 담당할 필요도 존재하였다. 위 회의는 상무 G이 원고에게 2022. 1. 11.자 이메일을 보내기 전의 일이며, 원고는 참가인 회사 매입자료 삭제 건에 대한 경위서도 제출하였다.

⑤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한 참가인 회사 전 직원 F은 2021. 12. 14. 참가인 회사 회장 H과 면담 과정에서 H이 ‘너(F) 아웃, 원고 아웃’이라는 식으로 말하여 사직을 종용하였고, 자신은 이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면서 원고도 H로부터 같은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원고에 대한 퇴사 처리 과정을 보면, 증인 F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설령 당시 참가인 회사 회장 H이 원고에게 ‘원고 아웃’이라는 말을 하였더라도, 이를 권고사직을 요구한 것이라거나 해고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도 2021. 12. 21.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면서 ‘내(원고)가 믿고 의지한 동료(위 F을 지칭한다)가 있는데 둘이 이야기한 것을 이사가 알게 되어 권고사직이 될 뻔했고, 자신 때문이라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하였을 뿐, 자신이 참가인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종용받았다는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갑 제13호증 참조).

참가인 회사 측에서 사직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사직 의사를 표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라.

강박 등에 의한 의사표시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자신의 사직 의사표시가 참가인 회사의 사위행위 내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근로계약 종료 경위 및 그 전후 원고와 참가인 회사 측의 의사 교류 과정을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 측으로부터 해악을 고지받아 공포를 느끼거나 참가인 회사 측의 기망행위에 속아 사직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