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2. 1. 선고 2023구합5105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12. 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 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1. 4. 2. 설립되어 상시 약 2,7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 및 이와 관련된 사업을 행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6. 12. 26.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2. 4. 2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징계해임을 의결하고, 원고에게 징계처분장을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사위원회 회의록 및 징계처분장에 기재된 징계사실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2022. 7. 15.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는데(C),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16.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10.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B),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2. 2.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처분장, 징계요구양정건의서의 내용, 이 사건 해고의 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는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특정된다고 할 것인데, 이후 원고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원고는 2022. 4. 25. 참가인에 징계처분항고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은 2022. 4. 27. 감사실에 재조사를 의뢰하여 2022. 7. 21. 참가인 감사실은 경영관리처에 재조사를 일시 보류하고 항소심 판결 후 조사를 진행할 예정임을 통보하였음에도, 현재까지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바,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16. 12. 26.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7. 2. 13. D본부로 발령된 후 계속 D본부의 발전운영실에서 근무하다가 2020. 7. 1. D본부 제2발전소 계전기술부로 발령되어 주임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0. 3. 25. 참가인 내에 조직된 노동조합 중 하나인 E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2)

원고는 군 복무를 위한 휴직 기간 중인 2019. 11. 25.경 휴대폰을 이용하여 텔레그램 'F'(이하 '이 사건 대화방'이라 한다) 그룹 · 채널에 참여한 뒤, G 등 'F' 운영진이 배포한 ○○○(가명, 여, 15세)의 강요된 유사 성교 행위 등이 촬영된 음란 영상물 일부를 시청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피의사실로 2020. 말경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및 조사를 받았고, 2021. 3. 30. 구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1조 제5항 위반죄(음란물 소지)로 공소가 제기되었다(제주지방법원 2021고단510,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3)

참가인은 2021. 10. 11.경 회사 내부고발 운영프로그램('레드휘슬')을 통하여 원고가 성범죄 위반행위로 형사재판 중이라는 제보를 받았고, 원고를 면담한 끝에 원고가 위와 같이 구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혐의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실을 확인하였다.

4)

원고는 2022. 1. 12. 관련 형사사건의 1심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2022. 1. 17. 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제주지방법원 2022노78).

5)

참가인의 감사팀은 2022. 3. 16. D본부에 '윤리강령 및 취업규칙 위반조사 결과조치 요구'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2022. 4. 11. 원고에게 '윤리강령 및 취업규칙 위반조사 건'에 대한 심의를 위해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다.

6)

참가인은 2022. 4. 20.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해 징계해임을 의결하고, 원고에게 징계처분장을 교부하는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데, 같은 날 작성된 징계요구양정건의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7)

원고는 2022. 4. 25. 참가인에게 "항고이유: 징계처분 부당, 요망사항:사법기간형 확정시까지 징계심사 유예를 요청합니다."라고 기재한 징계처분항고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의 경영관리처장은 원고의 항고서를 접수하여 2022. 4. 27. 감사실(청렴감찰부장)에 재조사를 의뢰하였다. 참가인 감사실은 2022. 7. 21. 경영관리처(인사운영실장)에 '원처분과 비교하여 새로운 사실이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원처분과 동일 처분이 가능하나, 현재 관련 형사재판(항소심) 과정이 진행 중임을 고려하여 판결 후 재조사진행 예정'이라는 이유로 재조사를 일시 보류한다고 통보하였다.

8)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16.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의 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원고가 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소지한 행위를 징계사유를 삼은 것은 정당하다'고 하면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초심판정을 하였다.

9)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은 2022. 9. 29.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0)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2. 2.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의 제 규정을 준수하여야 함에도 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시청한 행위 및 소지한 혐의로 인해 사규를 위반하여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격과 사회적 지위에 손상을 초래하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고 하면서 이 사건 초심판정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11)

한편 관련 사건의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22도13403), 대법원은 2023. 7. 27.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 을가 제6 내지 12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상 하자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서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징계처분이 그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재심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재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현저히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두1743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그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H노동조합(원고가 조합원인 E노동조합, 그리고 I노동조합의 연합에 의하여 구성되었다)과 참가인이 협의하여 체결한 단체협약 제37조 제5항에 의하면, 징계를 받은 자는 징계결정 통보서를 수령한 후 10일 이내에 재심(항고)을 청구할 수 있고, 재심청구가 있을 시 참가인은 징계심사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여야 한다.

나)

비록 위 조항에서 재심결정기한을 규정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재심청구는 원 징계처분의 집행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적법한 재심청구가 있으면 위원회를 소집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다거나 징계대상자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그의 귀책사유로 재심절차가 지연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당한 기간 내에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징계결정을 유지하거나 취소, 변경하는 결정을 하여 징계대상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조속히 확정시킴으로써 근로자의 불안정한 신분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여야 할 것이다.

다)

원고의 2022. 4. 25.자 재심청구에 대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까지 그 재심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참가인 경영관리처장의 재조사 의뢰에 따라 감사실은 2022. 7. 21. 경영관리처에 재조사를 일시 보류하고 항소심 판결 후 조사를 진행할 예정임을 통보하기는 하였으나, 이후 원고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2022. 9. 29.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2023. 7. 27.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리 재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위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는 재심절차의 지연이 원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후 대법원 판결까지 선고되어 관련 형사사건이 확정되었음에도 재심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사정의 주장 · 증명이 없는 이상, 참가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원고의 불안정한 신분 상태가 부당하게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참가인의 징계양정요구에 관한 지침 제8조 제1항은 '언론에 보도되는 등 회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킨 사건은 1심 판결결과 비위사실이 기소내용과 현저한 차이가 없을 경우에는 항소여부와 관계없이 1심 선고 직후 자체조사 처리하며, 상급심 계류자 중 인사위원회 항고자는 확정 판결시까지 항고인사위원회를 보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각주1> 이 사건 징계사유가 회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킨 사건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고, 위 조항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확정 판결시'까지만 항고인사위원회를 보류할 수 있을 뿐이므로 대법원의 확정판결 이후로 현재까지 재심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각주2>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