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0. 8. 25. 용인시 수지구 D건물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 지하주차장에서 2중 벽체 배수판의 몰딩에 발생한 하자를 보수하기 위해 접이식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하던 중 순간적으로 사다리 뒤로 빠지면서 추락하였고, E병원에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0시 12분경 외상성 대동맥 파열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로 2020. 10. 14. 망인이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의 일용근로자로서 업무 수행 중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1. 10. 25. 원고에게 ‘여러 가지 판단요소를 종합할 때 망인을 근로자로 볼 만한 여지가 없고 개인사업주라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4. 14.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2. 11. 18.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F의 일용근로자로 F 및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일당제 노임을 받으며 작업하던 중 추락하여 사망한 것으로 망인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6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7,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H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F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공사를 시공하는 개인사업주의 지위에서 일을 수행한 것이므로,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주식회사 J은 G에 D건물 신축공사를 도급하였고, G은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에 위 공사 중 습식공사를 하도급하였으며, H은 F에 위 습식공사 중 벽체 배수판 설치공사를 재하도급하였고, D건물는 2020. 5. 28.경 준공되었다. 이후 지하 2중 벽체 배수판의 몰딩에 하자가 발생하자, G은 H에, H은 F에 위 하자의 보수를 요청하였고, F는 망인에게 하자 보수 작업을 요청하였으며 망인이 이를 승낙하여 망인은 사고 당일 원고와 함께 이 사건 현장에서 보수 작업을 하게 되었다.
F의 K, I의 각 진술, F와 망인의 2020. 8. 20. 및 2020. 8. 24. 카카오톡 대화방의 내용 등에 의하면, F는 20여개의 시공팀을 두고 있고, 공사 현장이 생기면 각 시공팀의 요구 조건(출퇴근 거리, 현장 규모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시공팀에게 작업을 제안하고, 해당 시공팀이 거부할 경우 다른 시공팀에게 업무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배정하였으며, 시공팀이 업무 의뢰를 거절한다고 하여 불이익을 주지 않았고, 작업 일정, 근무시간이나 장소도 시공팀과 협의하여 결정하였다. 원고도 ‘F에 소속된 것은 아니고 프리랜서 식으로 연락이 오면 일을 한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업무내용,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는 F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호 간 협의에 따라 정해졌다고 보인다.
F와 망인 간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망인의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상호간 업무를 협의하여 정하는 등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망인에 대해 4대 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F의 2020. 8. 25.자 작업지시서에는 작업명(보수), 수량(인원), 단가(일당) 적용범위 및 특이사항(유상보수, 전층 몰딩 탈락 보수)이 간략히 적혀 있을 뿐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F 직원과 망인 간의 2020. 8. 25.자 카카오톡 대화, 이 법원의 H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I의 증언 등에 의하면, 망인은 G의 L 과장으로부터 작업 위치 및 내용에 관한 지시를 받고 작업하기로 하였다고 보이기는 하나, 망인이 약 2시간 동안 G이나 F의 지휘·감독 없이 현장의 몰딩 하자 부분을 직접 확인하며 보수 작업을 진행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L 과장이 망인에게 작업순서, 작업방법, 작업시간 등에 관하여 일일이 지시하려고 하였다기보다는, 업무 시작 전에 망인이 해야 할 작업의 위치 및 내용 등을 설명하려는 정도였다고 보인다. 또한 I의 증언에 의하면 망인은 작업 시작 전이나 완료 이후에 F에 이를 알리기는 하였으나, 업무 수행 과정에서 F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망인은 개인사업(건강원 운영)을 하다가 사업이 잘 되지 않자 돈을 벌기 위해 2020. 1.경부터 사고 당일까지 F로부터 공사 현장 일을 비주기적으로 의뢰받아서 하였는데, 망인이 별도의 개인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이나 3인 1조 또는 2인 1조로 팀을 구성하여 업무하는 것에 대하여 F가 허용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F의 대표는 2019. 12.경 망인에게 지하 이충벽체 배수판 작업을 위해서는 최소 2인이 기본이고 용달차가 있어야 사다리 및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일할 수 있다고 하자, 망인은 용달차와 작업도구를 구입하였고 트럭운전을 하던 개인사업자인 M에게 위 일을 소개하여 2020. 2.경까지는 M과 동업하여 원고와 함께 3인 1조로 업무를 진행하였고, M이 일을 그만두자 원고와 함께 2인 1조로 구성하여 업무를 계속하였다. 한편, I의 증언 등에 의하면 몰딩에 필요한 PVC로 된 3m짜리 경량 자재는 F에서 준비하였으나, 보수 작업에 필요한 용달차나 사다리, 에어펌프, 컴프레셔, C타카 등 각종 비품과 작업 도구는 망인의 소유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F에 전속되어 있지 아니하고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인다.
F는 배수판 설치공사의 경우 평당 단가 4,000원으로 책정하여 공사비를 산정하였고, 그 외 보수작업, 트렌치작업, 샘플시공 등 간단한 작업은 1인당 15만 원에서 20만원 상당의 일당을 지급하였다. 작업지시서에 의하면 인당 20만 원을 보수로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I이 이 법정에서 보수가 인당 15만 원이라고 진술한 바 있으나, 망인의 1월 내지 7월 기성청구서에 의하면 망인에게 기본급은 없었고(6월의 경우 기성청구액이 0원이다), 망인은 수행한 업무량에 따라 공사비와 일당을 합하여 약 400만 원에서 681만 원 상당의 금액을 수령한 점, 망인의 이 사건 현장 일당도 기성청구서에서 공사비와 합하여 지급될 예정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보수가 근로제공의 대상적 성격만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은 M과 동업할 당시에는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M의 이름을 빌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고, 2020. 2.경 M이 그만둔 이후에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신고가 아닌 거주자의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신고를 하였다.
이 사건 현장의 경우 별도의 일당을 지급하여 보수하는 유상 보수이기는 하였으나, F의 K는 ‘보수는 유상과 무상으로 구분되고 시공에 따른 품질 저하 문제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진행되어 공사를 진행한 시공팀에서 그 책임을 부담한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 역시 시공상 문제로 하자가 발생하면 무상 보수로 인한 손실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