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76. 2. 6. 설립되어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감정검량업, 손해사정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서울, 인천, 평택·당진, 광양·여수, 포항, 울산 6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참가인은 2022. 6. 3. 원고 대표이사 D와 면접을 거쳐 같은 날 원고 인천사무소의 E 부장으로부터 최종 입사 합격 통보를 받고 2022. 7. 26.부터 근무를 시작하기로 하였고, 이에 2022. 6. 7. 당시 재직 중이던 주식회사 F에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2022. 6. 30. 자로 퇴사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2022. 6. 23. 21:15경 D로부터 '회사의 긴급한 사유 발생으로 인하여 채용을 취소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2022. 7. 4.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22. 6. 23. 참가인의 채용을 부당하게 취소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30.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음에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채용을 취소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데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등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아니한 위법도 인정되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취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G).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2. 10.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2. 16.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6호증의 4, 을가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D는 H이 원고의 공동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음에도 단독으로 참가인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였는데, 참가인은 I이 원고의 공동대표이사임을 알고 있었으며 설령 몰랐더라도 모른 데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지 아니할뿐더러, 인사권한이 없는 E이 깊이 관여하고 이력서 1장 외에는 입사지원서류를 받지 아니하는 등 채용절차도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바, D가 단독으로 비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행한 채용내정 통보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유효한 채용내정(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취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6호증, 을가 제3 내지 6호증, 을가 제7호증의 1(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01. 3. 1.부터 2004. 2. 28.까지는 공동대표이사체제로, 2004. 3. 1.부터 2008. 5. 12.까지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다가, 2008. 5. 13.부터는 다시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였는데, 2022. 5. 31. 기존 이사 및 공동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던 J와 D 중 J는 퇴임하고 D는 중임하였으며, 같은 날 I이 새로 이사 및 대표이사로 취임함에 따라 D와 원고의 공동대표이사직을 맡게 되었다. 원고의 정관 등 내부 규정은 인사와 재무 등에 대하여 대표이사의 의사결정 권한이 별도로 구분하고 있지 않다.
참가인은 2022. 5. 초순경 E으로부터 경력직 입사 제안을 받고 E을 통하여 D에게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D는 I의 공동대표이사 취임 이틀 뒤인 2022. 6. 2. I에게 '인천사무소 경력사원 차장 1명이 7월부터 출근 예정'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I은 별다른 회신을 하지 않았고, D는 E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면접일(2022. 6. 3.)을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2022. 6. 3. 16:00경 원고 회사 인천사무소에서 D와 면접을 보았고, 같은 날 22:42경 E으로부터 최종 합격하였다는 전화를 받았으며, 2022. 7. 26.부터 원고에서 근무하기로 하였고, 2022. 6. 7. 당시 재직하고 있던 주식회사 F에 사직서를 제출하여 2022. 6. 30. 자로 퇴사하였다.
D는 2022. 6. 21. I에게 '당사 직원 채용관련 업무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인천사무소에 7월 말 1명이 입사 예정(차장급)'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I이 위 이메일을 확인한 후 2023. 6. 23. D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동의 없이 참가인에 대한 채용을 진행한 데 대하여 반대의사를 표명하자, D는 2022. 6. 23. 21:15경 참가인에게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를 하였다.
근로관계의 성립 및 해고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 기본적으로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며, 채용내정이란 본채용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사용자와 채용내정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채용내정 통지 및 최종합격자 통보 등을 통해 사용자의 채용내정자에 대한 채용의사가 외부적·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되었을 것이 요구된다.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모집에 대하여 근로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에 응모, 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 등을 거친 후 행하는 채용내정 통지(최종 합격 통지)는 그 청약에 대한 승낙으로서 이에 따라 채용내정자와 사용자 사이에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 따라서 채용내정 통지를 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고, 그 후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8, 9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D가 단독으로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고 그러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 또한 인정되므로, 2022. 6. 3.경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통지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후 이루어진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I은 2022. 5. 31. 원고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2022. 6. 2. D로부터 '인천사무소 경력사원 차장 1명이 7월 출근 예정'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은 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D가 2022. 6. 21. '인천사무소에 7월 말 1명이 입사 예정(차장급)'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을 때까지 D에게 직원 채용 진행 상황 공유를 요청하거나 인력 수급 현황 및 채용의 필요성을 함께 논의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D는 2019. 5. 31.부터 원고의 공동대표이사직을 맡아왔음에도 대외적으로는 단독으로 대표권 및 인사권을 자유롭게 행사하면서 근로자 채용 면접을 보았고, 다만 채용 결정 사실만을 다른 공동대표이사에게 통보해 온 것으로 보이며, 인천사무소에 참가인과 같은 경력직 직원을 채용한다는 의사결정은 I의 공동대표이사 취임 전인 2022년 4월 내지 5월에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2022. 7. 1. 입사한 원고 부산 본사 직원도 2022년 5월경 D가 단독으로 면접을 보고 채용을 확정함에 따라 출근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사전에 참가인에게 공동대표이사제도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거나, E을 통한 입사 합격 통보 외에 I의 승인이 별도로 필요하여 내부 검토 절차가 아직 남아 있고 채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을 안내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인은 원고의 합격 통보를 신뢰하여 재직 중이던 회사를 퇴사하기까지 하였다.
참가인이 2013년부터 2014년에 걸쳐 원고에 약 1년 6개월 정도 근무한 적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으로부터 7년도 더 전의 일이고,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 절차에서 과거 근무 당시 공동대표이사였던 K과 M에 대하여 'K은 매우 고령이었고 회장이라 불리던 사람으로서 회사를 소유한 배후의 실력자인 것으로 알았으며, 실제 업무는 모두 M이 처리하여 당시에도 공동대표이사제도가 운영되고 있는지 몰랐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특히 D는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를 함에 있어 단지'회사의 긴급한 사유 발생'을 이유로 들었을 뿐 I이 참가인에 대한 채용을 반대하였다는 사정은 알리지 않았다. 달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가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는 점을 알았다거나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
한편, ① D가 직접 참가인에 대한 채용 면접을 보았고 2022. 6. 23.에도 참가인에게 직접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를 한 점, ② 원고는 직원 채용 권한이 없는 E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사적 채용이라고 주장하면서도 E에 대하여 그 책임을 묻는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E은 참가인에게 경력직 입사를 제안하고 최종 합격 소식을 전달하였을 뿐, 원고 내지 D의 의사와 무관하게 임의로 참가인을 원고 회사에 입사시켰다고 볼 수 없다.
또한 ①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을가 제9호증) 제9조 제3항은 '경력 채용은 경력입사자의 경력인정, 채용직급 및 채용 직위는 입사 전 경력 및 기타 제반 사항을 고려하여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채용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② 달리 채용절차와 관련하여 공동대표이사의 공동의사결정이 표시된 문서 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참가인은 과거 원고에 근무한 적이 있어 그 과정에서 경력이나 학력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므로, 경력직 채용절차 진행에 있어 자기소개서나 최종학교 졸업·성적증명서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채용절차가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내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의 효력을 부정할 만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적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E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최종 입사 합격을 통보한 2022. 6. 3.경 성립하였고,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용자가 채용을 미리 결정하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그때부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① 앞서 본 것처럼 D는 2022. 6. 23. 참가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를 하였는바, 이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취소로서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하는 점, ② 글씨를 쓴 지면을 뜻하는 '서면'은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자적 형태로 작성되는 '전자문서'와는 준별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만을 해고통지 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가 참가인에게 서면통지를 할 수 없었다거나 서면통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④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별도의 의결 등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해고 사유, 해고시기 등에 대하여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었으나 D가 문자메시지로 전송한이 사건 채용취소 통보에는 참가인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해고사유나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에 의한 해고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서면' 통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가 그 당시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 통지는 서면통지의무(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 부적법하다.<1>
결국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그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이다.
소결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채용내정의 취소)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각주1) 서면통지 여부는 해고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요건일 뿐 해고 의사표시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아니므로(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참조),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해고의 의사표시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