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서울시 M(이하 ‘M’라 한다)는 미디어를 통한 시민의 동등한 정보 접근의 보장, 시민의 시정참여 확대, 문화예술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방송을 통한 교통 및 생활정보 제공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서울시 M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서울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왔다.
서울시의회는 2022. 11. 15. 위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서울시조례 N, 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하고, 이 사건 조례에 의하여 폐지되는 조례를 ‘기존 조례’라 한다)을 가결시키고, 피고는 2022. 12. 5. 이를 공포하였다(시행일 2024. 1. 1.).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이하 ‘원고 A노조지부’라 한다), 원고 C협회(이하 ‘원고 C협회’라 한다), 원고 D협회(이하 ‘원고 D협회’라 한다), 원고 E협회(이하 ‘원고 E협회’라 한다)는 M 내 노동조합과 직능단체이고, 원고 I, J, K, L은 M 소속 직원이자 위 노동조합 및 직능단체의 각 대표자이며, 원고 F은 O팀 소속 직원, 원고 G은 M의 이사이자 P 피디, 원고 H은 P 피디이다.
한편 기존 조례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서울시의 M에 대한 재정 지원에 관한 조항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조례에 의사일정에 관한 서울시의회 회의규칙 등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 아니라 법률유보원칙, 법률우위원칙, 신로보호원칙, 비례원칙 및 부당결부금지원칙 등을 위반한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주위적으로 이 사건 조례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조례의 취소를 구한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조례의 직접 상대방은 M이므로,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인 원고들은 이 사건 조례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 이 사건 조례의 효력을 다툴 수 있을 뿐인데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을 인정할 만한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 C협회, D협회, E협회의 경우 단체의 실체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여 당사자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 이 사건 조례의 시행으로 M의 법적 지위가 변동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조례의 처분성도 인정될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 조례가 효력을 상실하더라도 기존 조례가 M에 대한 출연금 지원을 재량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서울시가 M에 대한 출연금 지원을 거부할 경우 결국 M가 출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결과는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조례의 무효 확인을 구할 권리보호이익도 없다. 결국 이 사건 소는 어느 모로 보더라도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되어야 한다.
판단
원고들에게 이 사건 조례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나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할 것이며,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공익보호의 결과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이 생기는 경우에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누14230 판결, 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한편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근거 법규가 다른 법규를 인용함으로 인하여 근거 법규가 된 경우까지를 아울러 포함한다)의 명문 규정에 의하여 보호받는 법률상 이익,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지는 아니하나 당해 처분의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단계적인 관련 처분들의 근거 법규(이하 ‘관련 법규’라 한다)에 의하여 명시적으로 보호받는 법률상 이익,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서 명시적으로 당해 이익을 보호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의 합리적 해석상 그 법규에서 행정청을 제약하는 이유가 순수한 공익의 보호만이 아닌 개별적ㆍ직접적ㆍ구체적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되는 경우까지를 말한다(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3두21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본다. 이 사건 조례는 미디어를 통한 시민의 동등한 정보 접근의 보장, 시민의 시정참여 확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하여 M의 설립‧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삼아 서울시의 M에 대한 재정지원의 근거 규정(제4조 제3항)을 두고 있던 기존 조례를 폐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조례로 인하여 직접 영향을 받는 상대방은 M라 할 것이다. 따라서 제3자에 불과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조례의 근거 법률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조례의 효력에 관하여 다툴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조례의 효력에 관하여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A노조지부의 경우 관련 종사자들이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조직된 단체이고, 원고 C협회, D협회, E협회의 경우 M에 소속된 직원들이 각 직종별로 협회를 구성하여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직능단체에 해당하며, 원고 F, G, H, I, J, K, L(이하 ‘원고 직원들’이라 한다)은 M 소속 직원들이다.
그런데 M에 대한 재정지원의 근거 규정을 두고 있었던 기존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례가 시행되는 경우 간접적으로 임금이나 근로조건 및 고용안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근로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헌법 제21조<1>가 인정하고 있는 방송의 자유의 주체이자 방송법 제4조 제2항<2>이 정하고 있는 ‘누구에 의해서건 방송편성에 관하여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받지 않을 권리’의 주체이고, 특히 원고 A노조지부의 경우 방송법 및 같은 법 시행령,「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및 같은 법 시행령, M – B 노동조합 2020년도 단체협약, M 방송편성규약, 원고 A노조지부의 강령‧규약‧지부운영규정에 의하여 구체화하여 보호하고 있는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여러 제도적 장치 마련과 그 준수에 관하여 교섭할 권리’의 주체이므로, 이 사건 조례로 인한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방송의 자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2항은 그 권리의 주체, 범위,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규정만으로 원고들이 어떠한 구체적인 권리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방송법은 올바른 여론의 형성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방송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그에 따라 자율적인 방송편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들을 두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조례는 서울시의 M에 대한 재정지원 근거 규정을 담고 있던 기존 조례를 폐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할 뿐 여전히 M는 서울시의 출연금 외 재단의 사업수익금 및 그 밖의 수입금 등으로 재단을 운영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조례로 방송평성의 자율성이 침해되어 공정성이 위협받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한편 원고 A노조지부와 관련하여「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ㆍ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령으로서 이 사건 조례의 직접적인 근거 내지 관계 법규에 해당하지 않고, 그 밖의 M – B 노동조합 2020년도 단체협약, M 방송편성규약, 원고 A노조지부의 강령‧규약‧지부운영규정은 내부 관계를 규정하기 위한 협약 내지 규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조례로 인하여 M의 해산 내지 재정위기가 발생하여 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될 우려가 있고, 원고 A노조지부는 소속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교섭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조례의 효력에 관한 개별적‧직접적‧구체적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나, M는 민법 제32조를 근거로 설립된 재단법인으로서 존립기간의 만료, 법인의 목적의 달성 또는 달성 불능 기타 정관에 정한 해산사유의 발생, 파산 또는 설립허가의 취소로 해산할 뿐(민법 제77조 제1항<3>) 이 사건 조례로 인하여 해산의 결과가 야기되는 것은 아니다(이 사건 조례는 M의 민법상 재단법인의 지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사건 조례로 인하여 기존 조례가 폐지됨에 따라 서울시에서 M에 출연금을 지원할 근거가 사라지더라도 기존 조례 제4조 제2항에서 시의 출연금과 재단의 사업수익금 및 그 밖의 수입금을 재단의 시설‧운영 및 사업수행에 필요한 재원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M는 사업수익금 및 그 밖의 수입금으로 재단을 운영할 수 있어 이 사건 조례로 말미암아 원고들의 지위에 영향을 줄 정도로 재정의 어려움이 야기된다고 볼 수는 없다(이 사건 조례의 시행으로 서울시가 M에 대한 출연금 교부를 중단하고 이로써 필연적으로 M가 해산(소멸)되는 결과가 야기된다는 주장은 원고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 C협회, D협회, E협회(이하 ‘원고 협회들’이라 한다)의 당사자능력 유무
관련 법리
당사자능력은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기는 하나 법원이 그 판단의 기초자료가 되는 사실과 증거를 직권으로 탐지할 의무까지는 없고(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039 판결 등 참조),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도 그 사실의 존부가 불명한 경우에는 입증책임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본안판결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원고에게 유리하다는 점에 비추어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39301 판결 참조).
어떤 단체가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성격을 가지는 규약을 만들어 이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인 대표자를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고, 기관의 의결이나 업무집행방법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행하여지며,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되고, 그 조직에 의하여 대표의 방법, 총회나 이사회 등의 운영, 자본의 구성,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다4504 판결,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7다2377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원고 협회들이 자연인이나 법인이 아님은 명백하므로 비법인사단으로서 당사자능력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갑24, 25, 2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협회들에 각 고유번호가 부여되어 있고 운영규정 내지 규약, 회칙이 마련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세무서장이 관련 세법에 따라 고유번호를 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유번호증 하단에도 고유번호증의 부여로 민법 기타 특별법에 따른 법인격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규약이나 회칙에 근거한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의 조직이 원고 협회들에 실재하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며 구성원의 변경과 무관하게 단체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 협회들이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법률상 이익이 없고 특히 원고 협회들의 경우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함을 피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황지애 최태진
각주1) 헌법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 통신ㆍ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 언론ㆍ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ㆍ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각주2) 방송법 제4조(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②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
각주3) 민법 제77조(해산사유) ① 법인은 존립기간의 만료, 법인의 목적의 달성 또는 달성의 불능 기타 정관에 정한 해산사유의 발생, 파산 또는 설립허가의 취소로 해산한다. ② 사단법인은 사원이 없게 되거나 총회의 결의로도 해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