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의류 무역 및 제조·도소매업을 경영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 6. 15. 원고에 입사하여 해외영업부 영업 4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2. 8. 1. 해외영업부 내에 자재팀을 신설한 뒤 참가인을 자재팀 과장으로 인사발령을 하였고(업무 인수인계기간: 2022. 8. 1. ~ 2022. 8. 12., 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2022. 8. 17. 참가인에게 ‘2022. 8. 18.부터 징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니 징계의결 확정 후 결과통보시까지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취지의 대기발령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원고는 2022. 8. 3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정직 3월’의 처분을 의결하여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2. 10. 28. 이 사건 인사발령, 이 사건 대기발령, 이 사건 정직은 모두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H).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26. 이 사건 인사발령과 이 사건 정직은 부당하다며 이에 관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하다며 이에 관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이 사건 정직 부분에 불복하여 2023. 1.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20. ‘이 사건 정직은 그 징계사유가 모두 존재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내지 3, 13, 14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원고 대표이사의 아들이자 직원인 I이 2022. 4. 6. 참가인의 왼쪽 어깨 부위를 오른손으로 잡아당겨 폭행한 사건(이하 ‘이 사건 폭행사건’이라 한다) 이후 의도적으로 업무를 소홀히 하면서 회의참석 지시를 불이행하였고(제1 징계사유), 업무시간에 유튜브를 시청하였으며(제2 징계사유), 바이어와의 회의에서 이 사건 인사발령 사실을 언급하면서 원고의 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적인 발언을 하였고(제3 징계사유), 바이어에게 ‘입사 2개월 밖에 안 된 J에게 내 일을 맡겼다’, ‘나는 강등되었다’는 등의 사적인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제4 징계사유).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폭행사건을 계기로 참가인을 징계하는 방법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변명하고 있으므로(참가인은 이 사건 폭행사건에 관하여 I을 무고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정직은 과중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정직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9 내지 11호증, 을가 제5 내지 8, 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1 징계사유(회의참석 거부)
원고의 D 부장은 2022. 6. 2. 09:04 참가인에게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회의(2022. 6. 2. 09:10)에 참석하라’는 이메일을 보냈고, 참가인은 2022. 6. 2. 09:20 ‘업무적인 일이 아닌 폭행 사건에 관한 일이라면 회의 참석은 어렵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참가인은 2022. 6. 2. 11:12 원고의 K 이사와 D에게 “L건으로 업무미팅은 진행하되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미팅에 참석하겠습니다. 미팅 시간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처럼 참가인은 회의에 참석하라는 원고의 업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휴대폰을 지참하지 말라는 지시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은 위 지시를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으므로, 이는 원고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고만 한다) 제8조 제3호,<2> 제56조 제5호<3>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2 징계사유(업무시간 중 유튜브 시청)
참가인은 2022. 7. 13. 업무시간 중인 13:30경 업무와 무관한 내용의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였다. 원고의 M 전무가 이를 목격하고 근무시간 중 사적 행위를 한 사실에 대하여 참가인에게 주의를 주었고, 관리팀 E 차장은 참가인에게 업무시간 중 불필요한 사적 행위를 삼가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행위는 취업규칙 제8조 제1호,<4> 제56조 제8호<5>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3, 4 징계사유(2022. 8. 9. 바이어 미팅 시 사적 발언, 2022. 8. 12. 바이어에게 사적 이메일을 보낸 행위)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업무 인수인계기간 중인 2022. 8. 9. 10:00경 원고의 원도급사인 F회사의 바이어와의 화상회의에 참석하였는데, 회의가 끝날 무렵 바이어에게 ‘인사이동으로 메일 교신이 어려워 업무 처리가 지연될 수 있으며,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고 인사이동을 원치 않으므로 본인과 계속 일을 하고 싶다면 메일을 써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참가인은 위 발언 이후 이를 제지하는 K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022. 8. 12. 바이어에게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을 낸 뒤 입사한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J에게 내 업무를 넘겼다’, ‘입사 이래 잘못한 사실이 없음에도 차장에서 과장으로 강등되었으며, 영업에 큰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참가인의 위 발언 및 이메일은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불만을 품고 원고를 압박하는 간접적 수단으로 원고 내부의 사정을 거래처에 전달한 것으로 원고의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영업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바이어가 원고에 대한 주문량을 줄인 것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취업규칙 제8조 제4호,<6> 제56조 제3호<7> 또는 제4호<8>에 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 사건 정직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인정사실
이 사건 폭행사건 이후 참가인은 2022. 4. 14.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에 I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2022. 4. 21. ‘I이 참가인의 왼쪽 어깨를 수회 확 잡아채며 폭행하여, 이로 인해 참가인은 입고 있던 잠바가 거의 다 벗겨지고 오른쪽 팔은 2층 벽면에 심하게 부딪혀 상해를 입게 되었다’는 취지로 I을 고소하였다. I은 2022. 8. 18. ‘참가인의 왼쪽 어깨 부위를 오른손으로 잡아당겨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공소사실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확정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약6292). 참가인은 I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2023. 1. 12. 위 약식명령 결과에 따라 참가인이 I의 폭행으로 정신적 손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하되, 참가인이 상해를 입었다거나 I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I에게 참가인에 대하여 1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확정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가소487082). I은 참가인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고소장 내용 중 일부 허위사실인 부분이 있으나 고소 내용의 정황 과장에 지나지 않아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의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2022. 9. 20. 원고 대표이사 N, 전무 M(N의 배우자이다), 이사 K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에 고소하였는데,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3. 12. 11. N에 대하여 ‘참가인이 2022. 4. 14. I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하자, 이 사건 인사발령을 내고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뒤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여 참가인에 대한 불이익 처우를 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2023고약10469), N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현재 형사재판이 계속 중이다(2023고정1455).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8, 12호증, 을가 제4, 6, 7호증, 을나 제1, 4, 5, 11 내지 14, 16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정직은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양정이 과도하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이 제1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2022. 6. 2. 원고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을 거부한 행위에 관한 징계양정을 정함에 있어서는 그 계기가 된 이 사건 폭행사건의 경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참가인이 I으로부터 왼쪽 어깨 부위를 오른손으로 잡아당기는 폭행을 당한 것은 확정된 민사판결 및 약식명령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이고, 그 가해자는 원고 직원이면서 대표이사의 아들이기도 한 I이었으며, 참가인은 비록 무고죄로 처벌받지는 않았지만 고소장에 ‘I이 수회 폭행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사실관계를 과장해서 기재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위 고소건에 관하여 대표이사로부터 문책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하여 ‘휴대폰을 지참하지 말고 회의에 참석하라’는 원고의 지시를 거부한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은 징계양정에 충분히 참작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나머지에 관하여 살펴보더라도, 제2 징계사유의 경우 참가인이 업무와 무관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한 것 중 명확하게 밝혀져 징계사유에 포함된 것은 1회에 불과하고, 제3, 4 징계사유 기재 참가인이 바이어에게 한 발언이나 이메일의 경우, 이로 인하여 원고의 신용이나 명예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은 객관적·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며(오히려 원고의 2022년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은 2021년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었다), 그 계기가 된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하여 이 사건 초심판정은 ‘자재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직급을 차장에서 과장으로 강등하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이 부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원고는 해당 부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취업규칙상 징계의 종류 중 2번째로 중한 징계인 ‘정직’,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양정인 ‘정직 3월’이라는 징계(취업규칙 제57조 제3호는 정직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를 하였는바,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참가인이 받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판단되고, 참가인이 원고 대표이사의 아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제출하고, 과장된 폭행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접수하여(다만 이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형사처벌을 받게 한 것에 대한 보복적인 차원에서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 이 사건 대기발령부터 이 사건 정직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조치를 취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정직은 인사권 남용에 의한 자의적인 징계로 볼 여지가 있다(N은 위 일련의 조치가 참가인에 대한 불이익 처우에 해당한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에 대한 구제신청을 한 이후 이 사건 초심판정이 내려지기도 전인 2022. 11. 17. 별개의 징계사유로 참가인을 해고하기까지 하였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나, 그러한 징계사유만으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정직을 한 것은 징계양정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어 부당하다.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