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3. 27.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83. 12. 21. 원고에 입사하여 2013. 12. 21.부터 군산사업장 생산지원팀 물류계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2. 9. 16. 아래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어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2. 9. 20.자로 참가인을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원고 재심 인사위원회는 2022. 9. 29. 위 징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의결을 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8.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3. 27.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및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없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가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16호증, 을가 제2~9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D는 2019. 4. 1. 설립되어 운송 및 화물운송 주선 등을 수행하는 회사로, 사업자등록증상 대표자가 참가인의 배우자이다.
2022. 6. 13. 원고 정문에 ‘운반비 체불 일삼는 D는 각성하라’, ‘원고와 D의 관계를 규명하라’는 현수막이 게시되었다. 원고 내부에서 자체조사를 거친 결과 2022. 6. 29.경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D를 운영하면서 화물차주들에게 운송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 내부 정보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업무배제 및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작성되었다.
원고는 위와 같은 내부 보고 이후 2022. 8. 1. 참가인으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았고, 2022. 8. 25. D에서 근무한 F으로부터 D의 운영과 관련된 사실확인서 및 참가인과의 대화내용을 제출받았으며, 2022. 8. 25.부터 2022. 8. 29.까지 원고 직원들 및 그 외의 업무 관계자들로부터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 또는 갑질 여부에 관한 진술서를 징구하였고, 2022. 9. 1. 다시 참가인으로부터 D의 설립 배경 등에 관한 사실확인서를 제출받는 등 추가적인 조사를 하였다.
참가인에 대한 징계 안건이 2022. 9. 8. 원고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원고는 2022. 9. 9. 참가인에게 “2022. 9. 16. 11:00까지 군산사업장 회의실에서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군산사업장 물류이슈 건’과 관련한 본인의 의사를 인사위원회 징계심의 시 진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교부하였다.
참가인은 2022. 9. 16.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입장을 소명하였으나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2. 9. 19. 참가인에게 2022. 9. 20.자로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참가인은 재심을 신청한 뒤 2022. 9. 29.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에도 출석하여 입장을 소명하였으나, 재심 인사위원회는 위 징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의결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재심 인사위원회의 의결결과를 참가인에게 통보하면서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 및 그에 해당하는 단체협약의 징계사유 규정이 명시된 해고결정사유서를 함께 교부하였다.
원고의 단체협약 제26조는 징계절차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징계사유 서면통보에 관한 단체협약 위반 여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이 교부받은 인사위원회 출석요구서에는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군산사업장 물류이슈 건’이라고만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러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사유 서면통보’에 관한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인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징계사유의 전체적인 취지는, 원고 군산사업장 물류계장으로 근무하던 참가인이 배우자를 내세워 D를 운영하면서 원고 내의 정보, 지위 등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고 그 과정에서 운반비를 체불하거나 관계자들 및 직원들에 대한 갑질, 폭언 등을 함으로써 원고의 평판을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참가인이 교부받은 출석요구서에 기재된 ‘군산사업장 물류이슈 건’은 간략하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참가인의 비위행위별로 구체적인 일시와 내용이 모두 상세히 적시되지 못한 것은 D 운영 및 그 과정에서의 갑질, 폭언 등의 행위가 장기간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슷하게 반복되어 왔다는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 및 성격상 부득이한 측면도 있다고 보인다.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에 앞서 대상자에게 징계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원고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의 취지는, 대상자가 사전에 어떠한 사유로 징계가 이루어지는지를 인지하고 위원들 앞에서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방어권을 보장하려는 데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위와 같은 출석요구서를 교부받기에 앞서 이미 상당한 기간에 걸쳐 원고로부터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두 차례나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서류를 제출하였으며, 출석요구서를 교부받고 정해진 일시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해 직접 소명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해고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에 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대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당초의 인사위원회 출석요구서에 이 사건 징계사유가 간략하게만 기재되어 징계절차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것이 이 사건 징계해고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할 정도의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은 인사위원회의 해고 의결을 통보받은 이후 재심을 청구한 다음 재심 인사위원회에도 직접 출석하여 재차 이 사건 징계사유 전체 내용에 관해 소명하였다. 재심 인사위원회 녹취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사유의 전체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출석요구서의 징계사유 기재나 기타 징계 과정에서의 절차 등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참가인이 인사위원회 의결 결과를 통보받고 재심을 청구하여 충분한 시간 여유 하에 자신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았으므로, 당초 인사위원회 단계의 절차상 흠은 재심 과정에서 보완되어 치유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36123 판결 참조).
상벌위원회 개최 시한 관련 단체협약 위반 여부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경우, 그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생긴 때이지만, 징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어진 때부터 위 기간이 기산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0두20362 판결 참조). 만일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가 나중에 밝혀지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가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정문에 D 관련 현수막이 게재된 후 참가인의 비위에 관하여 인지하였고, 그로부터 약 2주간 자체 내부조사를 거쳐 D 운영과 관련된 참가인의 비위사실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게 되었으며, 그 이후 해당 비위사실에 관한 참가인의 입장을 밝히는 경위서 및 사실확인서, D에 실제로 근무한 F의 사실확인서, 관련자들의 진술서 등을 확보하는 추가 조사를 거쳐 비로소 이 사건 징계사유의 전체적인 내용을 특정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 시점에 이르러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자체 내부조사가 완료된 2022. 6. 29.경 이미 징계사유를 확인하였으므로 그로부터 15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았으나, 자체 내부조사에서는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참가인의 갑질, 폭언 등과 관련된 내용이 충분히 확인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D 운영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관하여도 참가인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을 거치기 이전의 내부조사만으로 징계사유의 증명이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볼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관계 확인이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단체협약 준수라는 명목하에 성급하게 징계위원회만을 조기에 개최하여 불충분한 징계사유로 근로자를 징계함으로써 오히려 근로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여 불이익을 주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이 사건 징계사유를 확정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마무리된 2022. 9. 1.부터 15일 내인 2022. 9. 16. 개최된 징계위원회 의결에 근거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원고 단체협약 제26조 제2항의 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인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벌위원회 회의록 제공 관련 단체협약 위반 여부
원고가 단체협약 제26조 제3항에서 정한 것과 달리 징계해고를 의결한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참가인에게 제공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기는 하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정하여진 해고에 관한 절차위반이 그 해고를 무효로 하느냐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등 취지 참조).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징계 대상자에게 제공하도록 한 단체협약 제26조 제3항의 취지는 대상자의 소명에 관하여 어떠한 판단이 있었는지를 포함하여 징계의결의 사유와 근거를 명확하게 알려 징계 대상자의 방어권과 불복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징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전체적인 과정에서 어떠한 사유로 징계가 이루어졌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았으며, 재심 및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에 이르기까지 정해진 불복절차에 따라 이 사건 징계해고의 효력을 다툴 수 있었다. 나아가 참가인은 재심 인사위원회 의결결과를 통보받으면서 이 사건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및 위반한 단체협약상의 징계사유 규정, 징계양정의 기준과 판단 근거 등이 상세하게 기재된 해고결정사유서를 함께 교부받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비록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교부받지는 못하였더라도 징계 대상자의 방어권과 불복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징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단체협약 제26조 제3항의 취지가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른 징계절차상의 하자도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징계해고를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한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및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참가인의 비위행위가 원고의 상벌규정상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설시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단체협약 제27조(“징계의 종류는 다음과 같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상벌규정에 명시한다.”)에 따라 징계의 종류와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는 원고의 포상 및 징계규정 제13조 제1항{“해고는 사원의 신분을 박탈하고 그 직을 면하는 것을 말하며, 제11조(징계대상) 항목 중 제1ㆍ6ㆍ7ㆍ9ㆍ12ㆍ14ㆍ16호에 준하는 비행을 하여 그 정도가 중할 경우 해고할 수 있다.”}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단체협약 제28조가 제1호부터 제13호까지 해고의 사유를 따로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규정의 내용 및 체계와 부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포상 및 징계규정 제11조가 정한 다른 징계사유, 예컨대 회사의 제 규정을 위반하여 회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제2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한 경우(제3호) 등에 해당하는 비위의 정도가 극심한 경우에조차 원고가 해당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무엇보다 포상 및 징계규정 제13조 제1항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징계해고 사유는 “제11조(징계대상) 항목 중 제1ㆍ6ㆍ7ㆍ9ㆍ12ㆍ14ㆍ16호에 ‘준하는’ 비행을 하여 그 정도가 중할 경우”이므로 징계해고 사유가 반드시 위 각 호의 사유로만 한정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참가인의 비위가 ‘정당한 이유 없이 상사의 직무상의 명령에 불복한 경우(제11조 제6호)’, ‘회사의 명령이나 지시에 고의로 불복한 경우(제11조 제16호)’ 등에 전혀 포섭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이 부분 이유 설시 역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