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7. 5. 선고 2023구합6483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방향제품, 화장품, 패션잡화의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2. 8. 8. 참가인에 입사하여 마케팅 이사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나.

원고와 참가인은 2022. 11. 1.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원고는 위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2.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를 해고라 볼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31. 초심 판정과 동일하게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 전무와 대표이사의 불합리한 사내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였는데, 참가인 측에서 원고의 이메일을 삭제하고 사내 결재 시스템을 중지시키는 방법으로 원고를 더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위와 같이 이루어진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그 실질이 해고이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가 제4, 5호증, 을나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22. 10. 13. 임원 단체 카카오톡방에 “오늘 날짜로 퇴사 의사를 밝힌다, 10월 말까지 정리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2)

원고는 2022. 10. 14. 참가인 대표이사 D에게 법인카드 사용 등에 대해 “대표님, 어차피 전 10월 31일 퇴사할 거라 결재 안 해주셔도 됩니다. 회사에서 보험을 들더라도 제가 퇴사하면 어차피 제가 개인으로 보험을 드게 되니 그냥 놔두시면 됩니다”, “앞으로 법인 카드 사용 안하고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법인 카드 얘기 마시고 업무 관련한 일만 더 이상 지시할 부분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카드 반납했습니다”, “그리고 출장은 안갑니다”, “전화도 눈치 보며 어플로 전화해야 하는 회사에서 일 못 합니다.”, “조용히 나가겠습니다. 이상입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3)

그에 대하여 D은 원고에게 “자꾸 기준이 없는 회사인것처럼 말하는 것은 아니지, (중략) 세상이 바뀌면 기준도 상식도 바뀌는게 현실, 없다고 하지 말고 새로 만들기 위해 상의합시다, 상이한 의견은 설득력 있게 조율하자”라고 답장하였다.

4)

원고는 2022. 10. 23. D에게 “31일 퇴직하겠다고 말씀드린 것, 말씀 드린 사유에 대해선 묻지도 않으셔서 그대로 받아들이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5)

원고는 2022. 10. 24. D에게 “내일 11시 미팅 후 재택으로 화요일 미팅 자료 준비하고 기초 자료 이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시간 되시면 같이 미팅하시는게 저도 맘이 편할 것 같습니다.”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6)

그런데 원고는 2022. 10. 25. 예정되어 있던 업체 미팅에 참석하지 않았고, D은 오전 11시 34분경 원고에게 “왜 안오죠? 11시에 약속했는데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왔고, 무슨 일인지 연락 주세요.”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원고는 D에게, “어제 퇴사한다고 말씀드렸고 인덱스는 미리 보내드렸으니 그 내용대로 말씀을 하시거나 그동안 대표님께서 진행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저의 불출석에 대해서는 차사고가 났다 얘기하시든 하시고 나머지 일정도 직접 진행하시면 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D은 원고에게 “어제 자료 먼저 보내주기로 했고, 11시에 오기로 안했나요?”라고 하자 원고는 “자료는 일요일에 보내드렸습니다, 미리 컨펌받아서 진행하기로 했고 전 어제 그만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왜 자료를 당연히 제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7)

원고는 2022. 10. 27. 명예훼손 등으로 D을 고소하였고, 참가인에게 ‘퇴사에 관한 협의 및 합의사항에 관해 2022. 10. 28. 15:00까지 답변해 달라’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8)

D은 2022. 10. 28. 원고에게 ‘2022. 10. 31.자로 원고의 퇴사를 승인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퇴사 조건에 대해서는 협의나 합의한 내용이 없으며 더 이상 협의나 합의할 의향이 없다고 답변을 받았으므로, 사실에 근거하여 부당해고 등 기타 형사 고발한 내용으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나.

구체적 판단

1)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776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누16059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직에 관한 의사표시는 자발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참가인이 이를 동의함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해고가 아니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가)

원고는 2022. 10. 14. 이후 참가인 대표이사 D에게 회사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얘기하면서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라는 의사표시를 반복적으로 밝혔다.

나)

위와 같은 원고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D은 오히려 원고가 제기한 문제들을 함께 조율해 나가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대표이사나 경영진이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게 하도록 강요하거나 협박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

설령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항의의 차원에서 사직할 의사가 없음에도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자신이 그만둘 예정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그와 같은 사직의 의사표시가 갈등이 있을 때마다 빈번하게 표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예정되어 있던 미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D에게 자신은 그만둘 예정이니 직접 진행하라고 말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의사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