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22. 선고 2023구합6523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참가인 내에는 D 노동조합 E 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고 한다)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F노동조합 E 분회(이하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설립되어 있다. 원고는 2013. 7. 4. 참가인에 입사한 택시 기사로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분회장)를 맡고 있다.

나.

참가인 소속 택시 기사들은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 소속인 경우 사납금제의 근무방식을, 이 사건 분회 소속인 경우 전액관리제의 근무방식을 각 적용받고 있다.

다.

참가인은 2021. 4. 15. 사내 게시판에 ‘전액관리제 차량은 정확한 근로시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회사 차고지에서 입출고를 하여 주시고, 배차시간기록부에 입출고 시간을 정확히 기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지시’라 한다).

라.

원고는 전액관리제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 사건 분회 소속 조합원에 대하여만 출퇴근시 택시 차량 이용을 금지하는 이 사건 지시가 이 사건 분회에 대한 불이익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20.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G),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4. 5.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이 전액관리제의 적용을 받는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분회 소속 근로자에게만 회사 차고지에서 운행 차량을 입ㆍ출고하도록 지시한 것은, 사납금제를 금지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을 잠탈하기 위해 전액관리제를 선택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어 사납금제의 선택을 유도한 것으로서 전액관리제의 적용을 받는 이 사건 분회에 대한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 내지 14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과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은<1> 2020. 2. 7. ‘2020. 3. 1.부터 전액관리제를 원칙으로 시행하되 사납금제를 희망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사납금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의 2020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위 임금협정은 전액관리제와 사납금제의 각 근무방식별로 소정근로시간, 기본급 및 수당, 휴일, 상여금 등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특히 전액관리제 근무방식에 관하여는 사납금제의 경우와는 달리 근무형태별로 택시 차량의 입ㆍ출고 시간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2)

참가인은 코로나19 사태의 발생으로 택시 영업이 어려워지자 2020. 4. 7.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상생방안 합의서’를 작성하여 전액관리제 시행에 관한 내용이 담긴 2020년도 임금협정서를 2020. 6. 1.부터 적용하고 그 이전까지는 사납금제의 근무방식을 계속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

3)

2020. 6. 1.부터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소속 조합원은 모두 전액관리제 방식으로 변경하여 근무하였으나,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은 계속하여 사납금제의 근무방식을 유지하였다.

4)

참가인과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20. 8. 27. ‘전체 승무원 132명 중 127명이 기준운송수입금제(기존의 사납금제)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이는 개별적 선택에 따른 것이므로 부득이 법률에는 위배되나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사납금제의 사납금 및 이와 관련된 근로조건은 2020. 2. 7. 합의한 임금협정서를 준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근로자들 개인이 전액관리제와 사납금제 근무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5)

참가인과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21. 3. 25. 2020년도 임금협정과 마찬가지로 전액관리제 근무방식의 근무형태, 근무형태별 입ㆍ출고 시간 등의 배차시간에 관한 내용 등이 규정된 2021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도, 같은 날 위 2020. 8. 27.자 합의서의 내용과 같이 ‘사납금제 근무방식에 관하여는 2020. 2. 7. 합의한 임금협정서를 준용한다’는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여 근로자들이 계속하여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납금제의 방식으로 근무할 수 있게끔 하였다.

6)

참가인과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22. 5. 27.경에도 차량의 입ㆍ출고시간을 비롯하여 전액관리제 근무방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2022년도 임금협정 및 사납금제 근무방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2022년도 노사상생임금협정을 각각 별개로 체결하였다. 위 2022년도 노사상생임금협정 역시 사납금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이 납입하여야 하는 기준운송수입금(노사상생금)에 관한 규정은 두고 있었으나, 그 외의 차량 입ㆍ출고 시간 등 배차시간과 관련된 내용은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7)

참가인은 2021. 4. 15. 전액관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들의 정확한 근로시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회사 차고지에서 차량을 입ㆍ출고하고 배차 시간기록부에 해당 시간을 정확히 기재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지시를 하였다.

라.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지시에는 전액관리제 방식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관리한다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와 달리 이 사건 지시가 여객자동차법을 잠탈하여 이 사건 분회를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비해 불리하게 차별하고 이 사건 분회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일정한 금액을 운송사업자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운수종사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이른바 ‘사납금제’는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운수종사자들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운수종사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고(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여객자동차법이 1997. 12. 13. 법률 제5448호로 개정되어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받아야 하고, 운수종사자는 운송사업자에게 운송수입금 전액을 내야 한다.’고 함으로써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규정하였으나 이를 우회하여 사실상 사납금제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후 여객자동차법이 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가 신설되어 2020. 1. 1.부터 시행되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운행계통을 정하지 아니하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은 근로자인 택시운수종사자가 근로시간의 전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는 특징이 있어 사용자가 근로제공의 질이나 근태를 평가할 수단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사납금제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운송수입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근로자들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근로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위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사용자가 실제 근무시간 등의 근로 내용을 평가할 유인이 비교적 떨어지는 반면, 이와 달리 애초에 운송수입금 전액을 운송사업자에게 납부하여야 하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근로내용에 대한 지휘ㆍ감독의 마땅한 수단이 없이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는 운수종사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점이 상존하게 된다. 이와 같은 근무방식의 특징을 고려할 때 사납금제의 방식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비해 전액관리제의 방식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적어도 운송사업자가 차량 입ㆍ출고 시간 등의 배차시간에 관한 규정을 두고 그 준수 여부를 감독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을 마련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과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체결한 2020년도 임금협정서에서 전액관리제 근무방식에 관하여는 차량의 입ㆍ출고 시간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사납금제 근무방식에 관하여는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외에는 차량의 입ㆍ출고 시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도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고, 이는 그 이후 체결된 2021년, 2022년 각 임금협정에서도 유사한 내용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원고는 2020년도 임금협정서 부칙 제2조 제2항이 제2장(전액관리제 관련 내용)과 제3장(사납금제 관련 내용)의 제 규정이 상호 보완적으로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위 협정서 제30조 제2항에도 ‘배차시간 내’라는 문언이 있는 점, 사납금제의 적용에 관한 2022년도 노사상생임금협정 등이 기타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전액관리제 임금협정서를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사납금제에 관하여도 전액관리제에 관하여 규정된 배차시간에 대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전액관리제 방식에 관하여만 명문으로 배차시간 관련 규정을 둔 2020년도 임금협정서의 문언에 더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전액관리제와 사납금제의 차이 및 전액관리제 근무방식에 관한 배차시간 관리의 필요성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원고 주장과 같이 2020년도 임금협정서 중 전액관리제 근무방식의 배차시간에 관한 규정이 사납금제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3)

이 사건 지시는 위와 같이 전액관리제 방식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로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지휘ㆍ감독 필요성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시행에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참가인이 차량 입ㆍ출고 시간 외에도 차량에 설치된 타코미터 기계에 입력된 손님 탑승 및 하차 위치, 실시간 위치, 정차여부 등을 확인함으로써 충분히 근로내용에 대한 지휘ㆍ감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택시운송사업의 경우 운수종사자가 승객의 수요를 찾아 배회하거나 대기하는 것이 수반된다는 특징을 고려할 때 타코미터 기계에 나타나는 기록만으로 참가인이 충분한 근태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물론 이 사건 지시로 인해 전액관리제 방식으로 근무하는 운수종사자들은 차량 입ㆍ출고 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이전처럼 택시 차량을 이용해 주거지에서부터 곧바로 택시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차고지에 출근하여 그때부터 택시 영업을 시작하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이는 사납금제를 시행하였던 그동안의 관행과 비교할 때 해당 운수종사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납금제 시행 하에서 택시 차량을 주거지에서부터 사적으로 이용하였던 것은 별다른 감독 없이도 성실한 근로를 담보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발생한 결과론적인 특혜에 불과하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엄격한 근태 관리의 측면에서 회사 차량의 사적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지시가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분회 소속 조합원들이 정당하게 향유할 수 있었던 이익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하는 불리한 결과를 야기한다고 볼 수 없다.

5)

지금까지도 참가인이 근로자들의 개별적 선택에 따라 사납금제와 전액관리제를 병행하여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지시가 결과적으로는 사납금제를 선택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전원 사납금제를 선택한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증가하고 전원 전액관리제를 선택하고 있는 이 사건 분회의 조합원 수가 감소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지시에 전액관리제 근로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지휘ㆍ감독을 함으로써 성실한 근로를 확보하고자 한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는 이상, 참가인이 이 사건 분회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만 다소 엄격하게 입ㆍ출고 시간을 준수하도록 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분회를 불리하게 취급한다거나 그 조직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하여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여객자동차법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의 목적과 취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선택이라는 명목하에 사납금제를 사실상 병행하고 있는 관행 자체를 시정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것이고, 이와 반대로 운수종사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담보함으로써 전액관리제의 정착 및 유지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이 사건 지시의 효력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사납금제를 선택한 근로자들에게 관행적으로 주어지던 부당한 혜택을 전액관리제 근로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액관리제의 시행을 도모할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