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C 설립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설립되어 ‘E복지관’(이하 ‘이 사건 복지관’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참가인 소속으로 이 사건 복지관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광주광역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사업’(이하 ‘융합돌봄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였고, 2021. 2.경 참가인과 융합돌봄사업 운영에 관한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참가인에게 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주간활동 다중지원, 자립생활 지원주택, 긴급돌봄․주거체험, 행동발달증진 등의 사업을 위탁하였다.
참가인은 융합돌봄사업 중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 등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자 채용공고를 하였고, 원고들은 이에 응시하여 합격하였다. 원고 A은 2021. 4. 19. 근로기간을 2021. 5.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원고 B는 2021. 6. 1. 근로기간을 2021. 6.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각각 체결하였고, 위 각 근로계약은 한 차례 갱신되어 근로기간이 2022. 12. 31.까지 연장되었다.
한편, 이 사건 복지관을 포함한 융합돌봄사업 통합운영위원회에서는 2022. 11. 22.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을 중단하되 나머지 융합돌봄사업은 계속하기로 결정하였고, 참가인은 2022. 11. 28.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을 담당하던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이 2022. 12. 31.자로 만료됨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들은 갱신 거절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2023. 2. 7.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5.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의 갱신 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 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1. 초심판정과는 달리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 5, 7호증, 을가 제2∼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참가인의 인사규정과 단체협약에는 기간제근로자라 하더라도 목적사업이 지속될 경우 근로계약을 갱신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존재하므로, 융합돌봄사업이 지속될 때까지는 근로계약이 갱신되어야 한다. 또한 원고들이 그동안 융합돌봄사업을 수행해왔고, 원고들의 근로계약이 한 차례 갱신된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런데도 참가인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참조).
판단
갑 제2, 3, 6∼8호증, 을가 제2∼5, 7호증, 을나 제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융합돌봄사업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더라도, 원고들의 근로계약이 참가인 인사규정 또는 단체협약에 의해 갱신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에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들의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이미 종료되었고, 참가인의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가인 인사규정 제11조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은 목적사업에 필요한 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인사규정 제2조 제2항에 의하면, 참가인의 소속시설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복지관에는 위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별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는데, 그 취업규칙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규정한 참가인 인사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이 사건 복지관과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제59조는 기간제근로자와 관련하여 ‘해당사업이 지속될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재계약을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① 융합돌봄사업은 주간활동 다중지원, 자립생활 지원주택, 긴급돌봄․주거체험, 행동발달증진 등의 세부사업을 포괄하는 개념이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각 세부사업별로 이루어지는 점, ② 광주광역시도 참가인과 세부사업을 특정하여 위․수탁 협약을 체결한 점, ③ 융합돌봄사업의 세부사업들은 각자 성격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사업별로 근로자에게 요구하는 자격기준도 다른 점(을가 제7호증) 등을 고려하면,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해당사업’은 여러 가지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융합돌봄사업 전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세부사업을 지칭하는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 융합돌봄사업 중 원고들이 담당한 세부사업인 긴급돌봄․주거체험 사업이 중단되었으므로, 단체협약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근로계약 갱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참가인은 2021. 3. 31. 및 2021. 5. 11.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을 담당할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하였다. 원고들은 위 채용공고에 지원하여 긴급돌봄․ 주거체험사업을 담당하기로 하였고, ‘본 근로계약은 융합돌봄사업 중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의 한시적 운영을 위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사업의 종료와 함께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다. 이러한 근로계약 체결 경위를 고려하면, 원고들로서는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이 중단될 경우 더 이상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융합돌봄사업은 광주광역시에서 2021년경 최초로 실시되어 2022년경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었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9조의3에 근거하여 2024년경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지원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원고들이 이 사건 복지관에 근무하던 시기는 융합돌봄사업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나 운영 방식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초기 단계였고, 그 과정에서 개별 세부사업의 내용이 변경되거나 폐지될 가능성도 상존하였으므로, 원고들도 자신들이 담당하였던 사업이 추진과정에서 변경되거나 폐지될 경우 참가인의 인력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 외에도 주간활동 다중지원․자립생활 지원주택사업을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의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자가 없는 경우 원고들이 다른 융합돌봄사업을 지원해준 것에 불과하고, 원고들의 주된 업무는 여전히 긴급돌봄․주거체험사업이었으므로, 원고들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것과 달리 다른 융합돌봄사업에 상시적․지속적으로 종사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김찬미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