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C생 남자)은 (차량번호 1 생략) 도어텍 4톤 카고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운행하여 화물을 운반하던 사람이다. B은 2022. 4. 21. 주식회사 D 시흥지점 내에서 이 사건 차량으로 운송해 온 코일을 하차하는 작업을 하던 중, 전도되는 2.5t 코일에 끼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사망하였다.
B(이하 ‘고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7. 20. ‘고인은 개별화물운송 업체인 E의 사실상 대표자로 자기의 계산 하에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고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 화물차주, 또는 계약내용과 다른 업무 수행 중 발생한 화물자동차 운전자 사고 처리 지침(2019. 6. 28. 고용노동부지침,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서 말하는 ‘화물자동차 운전자’에 해당하므로, 고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고인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해당 여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25조 제1항 각호의 모두에 해당하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특수형태근로자의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의 경우에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으로 보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23. 6. 27. 대통령령 제33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는 그와 관련하여 직종을 열거하고 있고, 같은 조 제13호는 화물차주들에 관하여 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5의 2에 의하면 ‘화물차주’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 한다)에 따른 화물차주를 의미한다. 화물자동차법 제2조 제11호에 의하면 화물차주란 화물을 직접 운송하는 자로서 ① 제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개인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를 받은 자(이하 ‘개인 운송사업자’라 한다) 또는 ② 제40조 제1항에 따라 경영의 일부를 위탁받은 사람(이하 ‘위ㆍ수탁차주’라 한다)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 제8호에 의한 운수종사자에 해당할 여지는 있을지언정 같은 조 제11호에 의한 개인 운송사업자 또는 제40조 제1항에 의한 위ㆍ수탁차주로서 화물차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4 내지 6호증, 을 제2, 3,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차량의 자동차등록증상 소유자, ‘E’라는 상호로 개인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자는 모두 고인이 아니라 그 배우자인 원고였던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지침에 의한 근로자성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인은 이 사건 지침에서 말하는 ‘화물자동차법상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 당시 ‘계약내용과 다른 업무’를 수행한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지침의 적용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
구 산재보험법 제124조 제1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 사업주는 공단의 승인을 받아 자기 또는 유족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제5조 제2호에도 불구하고 그 사업주는 이 법을 적용할 때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20. 1. 7. 대통령령 제303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2조 제1항 제2호 나목(이하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이라 한다)은 ‘화물자동차법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하는 사람’은 위 중․소기업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1>
이와 같이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한 특례규정을 둔 것은 중․소기업 사업주의 경우 업무형태가 근로자와 유사하고 사실상 근로에 종사함으로써 재해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여 중․소기업 사업주가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임의가입하고 재해를 입은 경우에도 당해 중․소기업 사업주 또는 유족이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다.
이 사건 지침상 ‘운전자’의 의미
이 사건 지침은 ‘관련 법령’으로 구 산재보험법 제124조 제1항과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을 명시하면서, ‘운전자’는 ‘화물자동차법상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운전자가 화물운송 위탁자(이하 ‘위탁자’라고만 한다)와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① 운전자가 위탁자에 대하여 사실상 종속관계에 있을 것, ② 위탁자가 운전자에게 화물운송계약에서 정한 업무 외에도 다른 업무(상․하차 작업 등, 이하 ‘기타 업무’라고 한다)를 수행하도록 지시하였거나, 운전자가 본연의 화물운송업무와 기타 업무를 병행하는 관행이 존재할 것, ③ 운전자가 위와 같은 위탁자의 지시 또는 관행에 따라 기타 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이라는 요건이 갖추어지면, 기타 업무에 관하여는 운전자가 위탁자에게 일용직 또는 단시간 노동자로 고용된 것이라고 보고, 이로써 운전자가 기타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 입은 재해까지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 포함시킨다는 점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즉, 이 사건 지침은 화물자동차법상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인 ‘운전자’가 운송 업무뿐만 아니라 ‘기타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까지도 위탁자의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일 뿐, 그 적용대상인 ‘운전자’의 범위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지침은 ’중․소기업 사업주에 임의 가입한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운송 중 사고는 중․소기업 사업주 산재보험 적용, 다른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는 업무지시를 한 사업장 소속 노동자로 적용‘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이 사건 지침의 적용대상이 ’중․소기업 사업주‘로서 화물자동차 운전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지침에서 ‘운전자’의 정의로 명시한 ‘화물자동차법상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은 상위법령인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의 내용, 즉 ‘화물자동차법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하는 사람’은 구 산재보험법 제124조 제1항의 중․소기업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것을 사실상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지침상 ‘운전자’는 ‘화물자동차법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중․소기업 사업주’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국가의 법체계를 통일체로 파악하면서 행정청의 내부지침과 같은 하위법령을 최대한 상위법령에 합치되도록 해석할 것을 요청하는 법원칙에 부합한다.
한편 화물자동차법 제2조 제3호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지침상 ‘운전자’는 ‘화물자동차법 제2조 3호에 의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1항은 ‘개인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하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지침상 ‘운전자’로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자’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명의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지침의 적용 여부
고인이 자신의 명의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를 받은 사람이 아닌 사실은 다툼이 없으므로, 앞서 본 관련 법령 및 이 사건 지침의 문언, 내용 및 형식,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침의 적용대상인 ‘운전자’라고 보기 어렵다.
운송사업의 허가 명의를 차용하여 실질적으로만 화물차를 이용한 화물운송을 수행하면서 영업이익을 사실상 향유하다가 기타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고를 당한 경우를 과연 산재보호법상 근로자의 개념을 무리하게 확대하면서까지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위탁자의 입장에서도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명의만을 차용하여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이에 더하여 기타 업무까지 실질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우므로, 위 사람이 기타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하는 경우까지 사실상 위탁자의 근로자로 간주되어 업무상 재해가 되는 위험을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지침은 위탁자의 근로자가 아님에도 보호 필요성에 따라 일정한 예외를 두는 것일 뿐이고, 그에 관한 무한정의 확장을 제한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형식적 기준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고인이 배우자인 원고의 명의로 대신 운송사업 허가를 받고 실질적으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화물운송을 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지침의 적용대상인 운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행한 업무인 이 사건 차량으로 운송해 온 물품을 하차하는 작업이 그 성격이나 내용상 화물운송계약을 도급한 주식회사 F 등과 사실상 종속관계에 놓인 상태에서 위 운송계약의 내용과 다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지침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소결론
그렇다면 고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