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원고는 상시 약 9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2023. 5. 1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2023. 4. 24. 자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7. 12. 원고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 즉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0. 26.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4. 24. 자 근로계약관계 종료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가 부당해고라고 인정하면서,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참가인이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주장
참가인은 입사 후 3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업무평가 결과가 매우 저조하였다. 이에 원고의 경영본부장인 D이 2023. 4. 24.경 참가인에게 수습기간 평가결과를 알려주면서 그날까지만 근무하라고 하였고, 참가인은 그 말을 듣고 동의하여 2023. 4. 24. 오후 4시경 아무런 고지 없이 무단이탈하여 자발적으로 원고를 퇴사하였다. 즉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예비적 주장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2023. 4. 24. 이후 매월 급여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임금지급가처분신청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카합21001. 이하 ‘관련소송’이라 한다)에서 준비서면을 통해 ‘참가인이 수습기간 중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였고, 다른 직원과 갈등을 일으켰으며,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여 입사한 점 등을 이유로 해고 또는 근로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으로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해고의 의사 표시를 하였고, 이는 2023. 8. 22.경 참가인에게 도달하였다. 이로써 참가인은 2023. 8. 22. 자로 해고되었고, 근로계약관계는 2023. 8. 22.부터 장래를 향하여 효력이 없다(원고는 참가인의 경력 허위 기재 및 이를 이유로 한 채용취소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도 해고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이유로 참가인을 원고에 복직시키라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3. 3. 13. 원고에 입사하여 경영본부 소속 인사팀장으로 근무하였다(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참가인에게는 ‘채용한 날로부터 3개월간 수습기간을 원칙으로 한다’는 취업규칙 제8조가 적용되었다.
참가인은 원고의 조직변경을 이유로 인사팀 직원 E에게 자리를 이동하라고 하였는데, E이 바쁜 일정으로 즉시 자리 이동이 어렵다고 하자, E의 동의를 받지 않고 2023. 3. 16. 07:00경 E의 컴퓨터와 개인 사물함을 이동시켰고, 이로 인하여 같은 날 오전 E과 말다툼을 하였다.
원고의 경영본부장 D은 2023. 3. 16. 참가인과 E의 말다툼에 대해 2회 면담하였고(09:10~09:20 및 10:10~10:30), 원고 대표이사(F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에게 아래와 같은 면담결과를 보고하였다.
원고의 CTO G(원고의 대표이사 중 1인이다)은 2023. 3. 30. 참가인과 임금집행 오류에 관한 면담을 하였고, 원고 대표이사에게 “다수가 일하는 업무 분위기를 저해시키고 있으며 소통이 부족함. 지속 면담 후 개선과 변화가 없을시 정규직 전환여부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내용의 면담결과를 보고하였다.
원고는 2023. 3. 31. 참가인에 대하여 2023. 3. 13.부터 3.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1차 수습평가를 하였는데, 참가인은 평가자인 경영본부장 D, 감사 H, 위 G으로부터 55점 만점에 25.3점을 받았다. 평가자들은 참가인에 대해 ‘인사팀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직원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음’,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등 인사팀장의 자격을 의심’, ‘업무처리 미숙하여 능력이 저조함’이라 평가하였고, 채용 여부에 대해 모두 불합격으로 기재하였다.
원고는 2023. 4. 23. 참가인에 대하여 2023. 4. 1.부터 4. 23.까지의 기간에 대한 2차 수습평가를 하였는데, 참가인은 55점 만점에 24.3점을 받았다. 평가자들은 참가인에 대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거나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소통에 있어 개선희망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하였고, 채용 여부에 대해 모두 불합격으로 기재하였다.
D은 2023. 4. 24. 감사 H이 입회한 자리에서 참가인에게 ‘입사했을 때부터 소통이 잘된다는 느낌이 없었다. 소통이 너무 안 되고 있다. 사장에게 다 보고했다. 3개월의 수습기간에 대한 평가가 진짜 안 좋게 나왔다. 같이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결론은 오늘까지만 근무하시는 걸로 하라고 대표이사가 말씀하셔서 그렇게 전달한다’는 등으로 말하였다.
위 대화 후 참가인은 같은 날 오후 4시경 퇴근하였다. 이후 원고는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한 별도의 연락이나 출근 독려 등을 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3. 4. 24. 채용 사이트에 ‘경력 5년 이상, 정규직(수습 3개월), 팀장/매니저/실장’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인사파트 경력직 직원 채용공고를 하였고, 2023. 5. 4. 참가인에 관하여 ‘상실일: 2023. 4. 24., 사유: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라고 기재하여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3. 8. 1. 원고를 상대로 관련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원고는 2023. 8. 18.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한다면 참가인은 수습기간 중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였고, 다른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켰으며, 본인 급여를 임의로 상향조정하는 등 취업규칙을 위반하고, 경력을 허위 기재하여 입사하였으므로 해고 및 채용취소 사유가 있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였고, 이는 2023. 8. 22.경 참가인에게 송달되었다. 참가인은 2023. 8. 23. 관련소송을 취하하였다.
참가인은 다시 원고를 상대로 ’2023. 4. 24. 이후 매월 6,083,333원을 임시로 지급한다‘는 신청취지의 임금지급가처분을 신청하였고(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카합
50246), 위 법원은 2024. 4. 17. 이 사건 통보는 해고임에도 서면으로 사유와 시기를 알리지 않아 효력이 없으나, 위 7)에서 본 준비서면이 2023. 8. 22. 참가인에게 도달되었는바, 그로써 같은 날 참가인은 해고되었고, 그 때 참가인은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판단하였다. 이어 위 법원은 참가인의 인사팀 직원과의 다툼, 임금집행 과정 오류에 대한 면담보고서, 2회의 수습평가 결과, 원고가 참가인을 허위경력을 이용하여 입사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점 등을 근거로 원고가 참가인과의 본계약 체결을 거부한 데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서 2023. 8. 22. 이후에도 근로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위 법원은 이 사건 통보일인 2023. 4. 22.부터 원고의 해고 의사표시가 도달된 2023. 8. 22.까지는 참가인에게 근로자 지위에서 임금 지급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되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통해 구제명령을 받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기각하였다(참가인이 항고하였으나, 항고심에서도 기각되어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3, 7, 8, 10, 22, 26호증, 을나 1, 3, 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통보가 해고인지 및 유효한지(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 을나 3, 6, 2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➀ 경영본부장 D이 2024. 4. 24. 감사 H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참가인에게 수습평가 결과가 매우 저조하니 ‘오늘까지만 근무하는 것으로 하라’고 말한 점, ➁ 참가인은 그 말을 듣고 오후 4시경에 퇴근하였으나, 2023. 4. 24. 및 그 이후에도 사직의사를 밝히거나 사직서 등을 제출한 바가 없는 점, ➂ D은 참가인에 대한 입사 면접 및 각 수습평가에 모두 참여하였고, 참가인이 팀장인 인사팀의 인사발령 품의서상 참가인의 직속 검토자이기도 한 점(이러한 점에 2023. 3. 13. 참가인의 입사 첫날 F가 참가인에게 ‘일을 시작하면 경영본부 D 본부장 산하에 인사팀이 있고 두 사람이 앞으로 많이 같이 일을 할 것이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D과 협의하라’고 말한 사실까지 더하여 보면, D은 원고 대표이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참가인을 지휘․감독하였다고 할 것이다), ➃ D은 이 사건 통보 당시 참가인에게 “사장님에게 다 보고를 드렸고요. … 결론은 오늘까지만 근무하는 걸로 하라고 대표님이 말씀하셔서요, 그렇게 전달해 드립니다.”라고 말하였는바, 그 발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원고 대표이사로부터 사전에 승낙을 받은 것이거나 대표이사의 위임에 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한 점, ➄ 원고는 이 사건 통보일에 참가인을 대신할 직원을 채용한다고 공고하였고, 이 사건 통보일로부터 10여일이 지난 2023. 5. 4. 참가인에 관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해고로 봄이 타당하다(이하 이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서면으로 하지 아니하였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다(원고는, 원고로서는 참가인과 함께 일할 수 없는 정당한 이유가 있고, 수습기간이 만료되는 2023. 6. 12.까지만 근무할 수 있었으므로 복직시킬 의무는 없으며, 참가인은 범죄를 목적으로 원고에 입사하였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문제된 것은 이 사건 통보가 해고인지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며, 그것이 서면 통지 위반으로 효력이 없는 이상 다른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2023. 8. 22. 자 해고에 따라 참가인의 원직 복직 및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취소되어야 하는지(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명령 또는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그 명령 또는 결정이 적법한지 여부는 그 명령 또는 결정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명령 또는 결정 후에 생긴 사유를 들어 적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0. 8. 10. 선고 89누8217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취지 참조).
원고의 취업규칙은 ‘채용제외(취소) 사유’에 관한 제7조 제6호에서 ‘학력 및 경력 등을 숨기거나 허위로 기재하여 입사한 자’에 대해 채용 후 발견되는 경우에도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직권해고’에 관한 제54조 제2호는 ‘제7조의 채용취소 사유가 발견되거나 발생한 경우 직원에 대하여 직권으로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경력 허위 기재로 인한 채용취소도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재심판정의 심문기일에서 ‘참가인의 경력이 허위였다’면서 참가인이 채용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음은 인정되나,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해고일인 2023. 4. 24. 무렵 참가인에게 경력 허위 기재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한다는 뜻을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거나,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근로계약 취소의 의사표시가 2023. 8. 22. 참가인에게 도달되었다’고 주장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도 이 사건 통보 자체가 채용취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관련소송에서의 준비서면 송달로써 참가인이 2023. 8. 22. 자로 해고되었다고 주장된 바가 없어 그에 대해 판단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해고와 2023. 8. 22. 자 해고(채용취소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주장을 포함한다)의 기초된 사실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2023. 8. 22. 자 해고는 이 사건 해고를 심판대상으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다(위 대법원 2016두64876 판결 취지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규정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2023. 8. 22. 자 해고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적법하게 종료된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와 2023. 8. 22. 자 해고는 법률적․사실적으로 별개의 것이므로, 2023. 8. 22. 자 해고로써 이 사건 해고에 존재하는 서면 통지 흠결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
해고의 사유 및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에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