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0. 3. 1. 임관하여 약 22년 10개월 간 복무하다가 2022. 12. 29. 해군중령으로 전역한 자이다.
원고는 2021. 3. 19. 별지1 기재와 같은 범죄사실의 군사기밀보호법위반죄(군사기밀 누설, 군사기밀 탐지·수집) 및 군기누설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국방부 보통군사법원 2020고46호), 이에 원고와 군검사가 모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은 2021. 11. 11.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고등군사법원 2021노131호), 대법원이 2022. 12. 29. 원고의 상고를 기각함(대법원 2021도16090호)에 따라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3. 4. 5. 원고가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복무 중의 사유(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 또는 소속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따르다가 생긴 과실로 인한 사유는 제외한다)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수당 및 퇴역연금을 1/2 감액하여 지급한다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가 2023. 7. 11.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위원회는 2023. 10. 16.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서는 2023. 11. 3.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근거법률의 위헌·무효
군인이 범죄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 지위를 박탈하는 것에 더하여 퇴직급여까지 일률적으로 감액하려면 다른 수단으로는 입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한바,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손상은 직무와 관련된 범죄가 그렇지 아니한 범죄보다 중하다는 점에다가 죄질의 경중, 반국가적 범죄 내지 파렴치 범죄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한해 감액의 사유로 삼는 것이 타당한데,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는 직무와 무관한 고의범의 경우에도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퇴직급여 감액사유로 규정하고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원고의 재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법상 사업장 가입자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비해 군인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반하고, 또한 퇴직급여 등의 감액비율은 기본권 제한의 본질적 내용이므로 법률로써 규율하여야 함에도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였으므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며, 나아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라고 한 것은 예측가능성이 있다고 볼 만큼 불이익한 처분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였다고 할 수 없어 명확성 원칙 내지 포괄위임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는, 직무관련성의 유무에 따라 법률요건 상질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동일하게 불이익한 급부를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 원칙에 반하는바,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도 위헌이다.
처분사유의 부존재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 및 구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1호에서 ‘복무 중의 사유’라고 정한 것은 단순히 군인으로 복무 중에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과는 그 의미가 다르고, 군인으로서의 신분과 관련된 범죄행위로 해석함이 상당한바, ‘시기’가 아니라 ‘사유’, 즉 그 범죄행위의 원인이 군인의 신분과 관련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인데, 원고는 복무 기간 중 군인의 신분 내지 직무와 전혀 무관한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뿐이어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
판단
원고는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나, 법률의 위헌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있고,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없이 이 법원이 이 사건 처분의 근거법률인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가 위헌이라는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아래에서는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의 위헌 주장에 관한 판단은 원고가 2024. 1. 10.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사건에서 별도로 판단한다[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조항에 대한 1차적인 합헌 판단권은 법원에 있는바(대한민국헌법 제107조 제1항),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한 결정에서 판단하는 바와 같이,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전문 제1호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원고의 재산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제한하지 아니함은 물론, 평등원칙, 법률유보 원칙, 명확성 원칙 등에 모두 위반되지 아니한다. 한편, 직무관련성 유무에 따라 구분하여 규정하여야 함에도 동일한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부진정입법부작위 주장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을 뿐만 아니라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위 법률조항의 개정 연혁이나 ‘복무 중의 사유’의 의미,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와 급여 감액의 예외인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 등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불완전하거나 불충분하다고 할 수도 없다].
살피건대, 당초 구 군인연금법(2009. 12. 31. 법률 제99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1호는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는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감액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군인범죄를 예방하고 군인이 복무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하여 그 행위가 복무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 및 고의·과실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헌법재판소가 2009. 7. 30. 위 조항에 대하여 ‘군인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와 관련 없는 범죄의 경우에도 퇴직급여 등을 제한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고, 과실범의 경우에는 군인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지 않도록 유도 또는 강제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입법자로서는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반드시 필요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여 규정함이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따른 기본권 제한의 적절한 방식이라고 할 것이며, 특히 직무관련 범죄 여부, 고의 또는 과실범 여부, 파렴치 범죄 여부 등을 묻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퇴직급여 등의 감액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그 침해되는 사익은 중대한 경우가 포함될 수 있어 법익균형성의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할뿐더러, 군인을 국민연금법상의 사업장가입자 및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비하여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는바(헌법재판소 2009. 7. 30. 자 2008헌가1 결정), 이에 2009. 12. 31. 개정된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는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 괄호로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규정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개정되었다. 이와 같은 규정의 취지, 개정 경위 및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 등에 비추어 보면,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 및 구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복무 중의 사유”라 함은 원칙적으로 군인이 복무기간 중에 그 신분을 유지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의미하는 것뿐이지, 범죄행위가 군인으로서의 신분 내지 직무와 관련성이 있을 것을 요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이는바, 이와 달리 신분 내지 직무와 관련된 범죄행위로 한정하여 해석해야만 한다는 주장은 어디까지나 원고의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해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욱이 앞서 처분의 경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복무기간 중에 범한 군사기밀보호법위반죄, 군기누설죄는 ‘군인의 신분과 직무에 관련된 것’임이 명백하므로, 그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이상 이 사건 처분에는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