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1989년생, 이하 '망인')는 2012. 10. 8.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압류, 추심, 전부명령 입력대행 등의 업무를 하였음
망인은 2022. 6. 25. 03:00경 자택에서 목을 메어 사망함
망인의 부친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여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
피고는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청구취지 기재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16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판단
앞서 채택한 각 증거, 갑 제6, 7, 9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망인은 2022. 6. 11. 11:40경 수면제를 먹고 의식을 잃은 상태로 당시 동거하던 남자친구 E(망인과 함께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음(이하 '이 사건 사고').
이후 퇴원한 망인은 E가 망인의 팀원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E의 휴대폰을 확인하여 E가 이 사건 사업장의 직원인 F 및 G와 나눈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게 됨. 위 대화에서 F은 "싸패녀", "미친년인가", "그냥 뒤지라해라" 등, G은 "계획된 일이다", "수면제 한 통 나도 먹을 수 있겠다" 등의 발언을 하였음.
이후 망인은 배신감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였고, 2022. 6. 20. 정신과에서 불안증, 공황증, 우울증, 불면증 등의 진단을 받음.
망인은 그 후인 2022. 6. 25. 03:00경 E와 함께 살던 자택에서 목을 메어 사망하였음.
그러나 망인의 팀원 중 누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어떠한 행동이나 말을 하였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음. E은 망인의 팀원들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말한 이유와 관련하여 '망인에게 헤어지자고 한 지 하루 뒤에 망인이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을 커플사진으로 바꾸어서 부서 사람들이 저희가 비밀연애 중임을 알게 되었다. 토요일에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났는데, 망인의 팀 동료들에게 "나중에 망인이 출근하게 되면 괜히 제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다'고 진술하였음.
망인의 팀원들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듣고 망인을 비난하거나 따돌렸다는 정황은 전혀 나타난 바 없으며, 오히려 같은 팀 직원들은 평소 망인을 배려하고 조심히대하였던 것으로 보임.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비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F 및 G은 망인과 같은 부서도 아니며, 망인과 아는 사이도 아니었음. 그 중 F은 E의 여자친구가 망인이라는 사실조차도 몰랐던 것으로 보임.
대화의 내용을 보면, 이는 E가 지인들과 사이에 나눈 개인적인 대화라고 보일 뿐이며, 이들이 직장 내 메신저로 망인을 험담하였다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알리거나 따돌림을 유도했다는 사정은 전혀 없음. 이들이 직접 망인에게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도 아니며, 망인은 E의 휴대폰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위 대화를 알게 되었음.
따라서 E가 망인의 팀원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알린 것이나 F 및 G와 이를 비난하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 자체를 망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원고는, 망인의 상사인 H가 위와 같은 사정을 듣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의 업무상 조치의무<1>를 위반한 것이라고도 주장함.
그러나 E가 동료들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알린 것이나 지인들과 이를 비난하는 대화를 나눈 것 자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에 관한 사용자의 조치의무 위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H은 망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정에 대하여 들은 후 망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휴직하여 고립되어 있는 것보다는 망인과 친분있는 동료가 있는 사무실에 계속 근무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여 이를 권유하였고, 망인 또한 이에 동의하여 계속 출근하였던 점
을 고려하면,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려움.
망인은 이 사건 사고 전인 2021. 12. 2.경 이미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 있는 점, E은 망인이 이전에도 자살시도를 몇 번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망인은 사망 전날 밤 E과 말다툼을 하고 다른 방에서 잤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요인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던 우울증세, 남자친구와의 다툼, 남자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험담을 한 것에 대한 배신감 등 개인적 요인에 기인하였다고 보임.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순주(재판장) 송연정 김영완
각주1)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