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2. 11. 선고 2024구단57678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3. 2.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결정 중 ‘심방세동’을 제외한 나머지 상병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의료법인 C(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의 법인등기부상 이사로 등재된 사람으로, 2021. 1. 22.부터 이 사건 재단의 행정원장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1. 19. 이 사건 재단에 출근하였다가 몸에 불편함을 느껴 병원으로 이송되어 ‘뇌경색, 지주막하출혈, 심방세동, 언어장애, 인지장애’(이하 이를 통틀어 ‘신청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나.

원고는 2022. 10. 26. 피고에게 위 상병들에 대한 요양승인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3. 3. 2. 원고에 대하여,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 원고가 단기부담이나 만성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나, 임원 2명의 퇴사로 인원이 충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원 개소 업무와 관련하여 상당수의 계약업무 처리를 감당한 점, 인테리어까지 현장을 내방하며 업무처리를 수행한 점 등 업무량 증가요인이 인정되어 “뇌경색, 지주막하출혈, 언어장애, 인지장애” 상병은 업무와 관련성 확인된다. 신청상병 중 심방세동은 개인질환으로 업무와 인과관계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① 원고가 2015. 6. 30. 자로 주주등기이사로 고용보험 상실 처리되었고, 2018. 12. 18. 대표이사로 취임, 2021. 1. 22. 대표직 사임이 확인되나, 2021. 12. 18. 중임등기 사항이 확인되는 점, ② 등기임원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임원회의에 임원으로 참석하여 임면권, 사업 계획 수립 등 회사 주요 정책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행사한 점, ③ 보험가입자가 제출한 문답서 내용 중 사업장에서 직인 등 중요서류의 실제적 관리자는 행정원장인 원고이고, 사업주가 불가피한 사유로 업무수행 불가시 업무집행위임 역시 행정원장(이사)위임으로 확인되는 점, ④ 인천북부지사 공문[재활보상 1부-385(2023. 1. 11.)] 시행 이후 보험가입자와 원고의 서명(날인)이 된 근로계약서를 제출한 점, ⑤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찾아볼 수 없는 점(고객님이 제출한 계좌거래내역과 문답서상 임금지급방법 및 지급일에 대한 문답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원고와의 유선통화 진술을 근거할 때, “2022. 4. 18. 의료법인 C 입금액 7,300,000원” 외에 근로의 대가가 확인되지 않음, ⑥ 보험가입자를 통해 유선 확인 결과, 원고는 취업규칙이 아닌 정관 임원처우를 적용받아 법인차량을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결정(이하 신청 상병 중 ‘심방세동‘을 제외한 나머지 상병을 ’이 사건 상병‘이라 하고,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불승인결정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23. 8. 2. 기각결정을 받았다. 원고가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2. 6. 청구기각의 재결을 받았다.

라.

한편, 원고는 재심사청구와 함께 2023. 8. 2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체불사업주를 이 사건 재단으로 하여 ‘2021. 1. 23.부터 2022. 11. 18.까지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정하였다. 위 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재단은 원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 14,662,644원을 전부 인정하였고, 위 기관은 조사결과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된다는 취지의 근로감독관의 내사 의견을 받아들여 이 사건 재단이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14,662,644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재단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은 2023. 12. 19. 원고에게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고, 원고의 진정사건은 2023. 12. 20. 종결되었다. 원고는 2023. 12. 22. 위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근거로 피고에게 간이대지급금<2> 지급 청구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단 소속 병원 분원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임원 2명이 2021. 6.말까지 모두 퇴사하고 혼자 업무를 처리하면서 발생한 과다한 업무량 증가와 협업과정에서의 스트레스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재단 대표자인 D에게 업무를 수시로 보고하고 지시받은 업무를 수행한바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았으며, 고용노동부 소속기관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근로자성을 인정받았고, 피고에게 대지급금 지급청구를 하여 이를 지급받았다. 따라서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라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을 당시 등기된 이사였을 뿐 아니라 그 전에는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이 사건 재단을 직접 경영하기도 하였고, 요양 신청 당시 실제 이사장으로부터 포괄적으로 업무를 지시받아 처리하는 등 업무집행권자에 해당하여 실질적이로 병원 경영권자에 해당한다. 원고가 일반적 근로자와 같은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또한 노동관서에 진정 후 진정 취하로 이루어지는 체불 임금등· 사업주 확인을 통한 간이대지급금 지급처리의 경우 사업주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퇴직금의 우회 지급과 함께 최초요양에 대한 소급 승인 가능성과 부정수급의 가능성이 상존하기도 한다. 원고에게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나.

판단

1)

인정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앞서 든 각 증거들과 을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될 수 있다.

가)

이 사건 재단의 설립경위 및 원고의 근무 경력

원고는 1980년 2월 E학교 방사선과를 졸업하고 방사선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2001. 7. 1.경 ‘F방사선과 의원’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는데, 위 의원이 2003. 1. 28. 이 사건 재단으로 전환되면서 이 사건 재단에서 이사 및 기획실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재단의 발기인이자 이사로 참여하였는데, 법인등기부등본에 의하면, 2003. 1. 23. 이사로 취임하였고, 2006. 1. 22. 이사직에서 퇴임하였다가, 2007. 10. 26. 다시 이사로 취임 후 2010. 10. 26. 퇴임하였으나 위 병원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원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인천북부지청에서 위와 같이 이사로 등기된 기간에 대하여, ‘의료재단 정관상 이사는 5명 이상 15명 이하로 두게 되어 원고가 이사로 등기되었을 뿐 지분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2015. 6. 30. 이 사건 재단의 이전 경영진이었던 G, H으로부터 경영권을 양수하고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등기를 마친 후 2021. 1. 21.까지 이 사건 재단대표로 병원을 경영하였다. 원고는 2019. 11.경 이 사건 재단이 기존에 운영한 ‘F방사선과의원’의 이름을 ‘I의원’으로 변경하고, 진료과목도 ‘방사선과’에서 ‘피부과, 성형외과’로 변경하여 의원을 운영하다가 2019. 12.경 대장암을, 2020년 간암을 각 진단받고 경영권을 D에게 양도하기로 하고, 2021. 1. 22.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으나, 2021. 12. 18. 이사 중임등기가 마쳐졌다. J이 2021. 1. 22. 이 사건 재단의 단독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21. 12. 18. 사임하고, D이 2021. 12. 18.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22. 3. 25. 취임등기가 마쳐졌다.

나)

이 사건 재단의 임직원 현황, 개요 및 직원들의 진술 내용

이 사건 재단의 정관상 임원은 이사장 1인, 부이사장 1인(이사장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아닌 경우), 이사(이사장 및 부이사장 포함 5인 이상 15인 이내) 및 감사 2인 이내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상병 진단 무렵(2022. 1. 19.) 실제 선임되어 등기된 이사는 원고 및 D을 포함한 5명이었다. 이 사건 재단 정관상 이사의 보수나 처우에 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재단 소속 I의원에서 근무한 간호사 K, L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두 ’원고가 대표였다가 병원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는데 병원을 인수한 사람이 병원일에 대해서 알지 못하여 원고가 행정원장으로 일을 계속하였다고 알고 있다. 병원을 인수한 사람이 D이라고 알고 있다‘는 취지로 답하였고, 특히 L은 ’원고는 월급을 받는다고 했다‘고 답하였다(갑 제6호증 제149, 150쪽). 이 사건 재단 진료원장이었던 의사 M은 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과의 전화통화에서 ’D이 재단을 인수하고 원고가 행정원장으로 관리업무를 하였다. 병원운영업무는 원고가 관리하였지만 D이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해서 행정원장(원고)와 차를 마시기도 하고 수시로 업무관련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원고가 재단을 경영할 때도 관리업무를 하는 이사는 따로 있었고 이들이 원고 지시를 받아 병원업무를 관리하다가 병원운영이 잘 되지 않아 퇴직을 하였다. 원고가 재단을 인수한 D의 요청으로 전반적 병원관리 및 분원 개원 업무 등 과로를 하다가 쓰러진 것이다‘고 답변하였다(갑 제6호증 제151쪽).

다)

원고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원고의 근무시간은 통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0:00부터 19:00까지(토요일은 10:00부터 14:00까지, 점심시간 13:00부터 14:00까지)이고, 주된 근무장소는 이 사건 재단이 운영한 ‘I의원’ 또는 본원에서 약 20㎞ 거리에 있는 이 사건 재단의 분원 ‘N한방병원’이었다. 원고는 업무보고를 위해 대표자 D이 있던 경기도 안산시까지 출장가기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재단이 기존에 운영한 ‘I의원’의 운영 외에 분원으로 새로 개설하려는 한방병원에 관한 각종 인허가 문제 등 행정적 업무, 의료기기 공급 및 설치 계약, 소모품 등 각종 물품 구매 및 관리, 직원 모집, 분원 내부 인테리어, 기존 거래처관리, 대금결제 업무를 총괄하였다.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재단을 인수하여 경영하였던 D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① ‘본인이 2021. 1. 22.부터 2023. 1. 18.까지 실제 경영자로서 이 사건 재단을 운영하였는데, 본인이나 J이 의료재단 운영에 문외한이라 오랜 경력이 있는 A에게 먼저 재단운영을 도와달라고 요청하였고, 보수에 관하여는 당시 원고가 재단을 운영할 때 내부적으로 책정한 보수가 있으니 그 금액을 달라고 하여 수락하였다. 그러다가 다음 해부터는 보수를 조금 인상하기로 하였는데, 실제 병원경영이 좋지 않아 제대로 보수를 지급하지 못하여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② ‘원고는 재단 양도 후 처음 보수가 740만 원 정도이고, 2022. 1.부터는 기본급 월 780만 원 및 수당 등을 합하여 세전 금액으로 8,226,760원, 세후 6,765,000원, 세후 6,765,12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는 원고 진술내용에 대하여, ‘그 금액 정도는 지급하기로 약속한 것은 사실이다’고 진술하였으며, ③ ‘원고가 병원 개설을 위한 장비선정, 인테리어 관리, 직원모집 등 업무를 수행하였고, 직인 등 중요서류의 실제적 관리자가 행정원장인 원고이다’고 진술하면서도, 업무보고 및 지시에 관하여, ‘원고가 전반적으로 재단이나 병원 관련 모든 업무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기는 하였지만, 재단의 사실상 대표는 나이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는 당연히 나에게 보고를 하고 엄연히 내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했다. 구체적으로는, I의원의 매출이 줄고 있으니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든가, N한방병원 개원준비라든가, 인테리어업체 선정을 제가 하였고, 이에 공사관리 등을 지시하였다’고 진술하였고, ④ ‘이 사건 재단을 운영하면서 실제 이사회를 개최하거나 이사회에 참석한 사실이 없다’, ‘2023. 1. 18.자 임시이사회에도 참석한 사실이 없다. 다만 이사회 의사록 작성에 필요하다고 하여 도장을 건네준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갑 제6호증 제108쪽).

라)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자격 취득

원고에 대하여 2022. 11. 22. 고용일 ‘2021. 1. 22.’, 고용종료일 ‘2022. 11. 19.’, 고용종료사유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로 한 산재·고용보험 피보험자 신고가 접수되었고, 원고는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피보험 자격을 소급하여 취득하였다.

2)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3)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형식적으로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재단과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2003. 1. 22. 이 사건 재단 설립일부터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5. 6. 30.부터 대표이사로 이 사건 재단을 직접 경영하던 중 2021. 1. 21. D 등에게 이 사건 재단을 양도하였는데, 의료법인이나 의원을 운영한 경험이 부족한 D의 부탁으로 이 사건 재단 및 소속 의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행정원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D은 본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재단을 인수한 실제 경영자로서 재단 및 의원 운영 경험이 없어서 원고에게 행정실장으로 근무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로부터 업무진행상황을 보고받고, 업무를 지시하였으며, 원고와 구두로 임금약정을 하였음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 재단 사무국장 역시 ‘원고는 이사장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이사장이 인테리어를 수시로 관리감독 해왔다. 원고의 근무지는 I의원이고 출장시에는 이사장에게 유선보고한다. 근로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0:00부터 14:00(휴게시간 1시간), 토요일 10시부터 14시까지(평일 중 1일 반차사용)다’고 진술한바(갑 제6호증 제45쪽), 원고는 근무시간 및 장소가 지정되어 그 제약을 받았다.

원고는 대표자 D에게 업무수행상황을 수시로 보고하였고 이를 위해 D이 소재한 안산시 소재 사무실로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보이고, 이는 재단 조직 내부의 통상 필요한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원고가 대표자에게 업무 보고를 하거나 업무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재단 및 소속 의원의 운영 및 병원 신규 개원을 위한 전반적 업무를 수행하거나 총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재단의 실질적 경영권자라거나 운영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고가 대표이사직 사임 후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면서도 이사로 중임등기가 마쳐졌으나, 이 사건 재단 정관상 이사로 5인 이상(이사장 및 부이사장 포함)이 필수적으로 선임되어야 했고, 이 사건 상병 진단 무렵 재단 전체 등기 이사들 중 1인에 불과한 원고가 상당한 정도의 업무상 재량권을 부여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앞서 살펴본 원고의 업무내용, 업무형태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단의 경영상 필요에 의해 원고가 형식적 대표이사로 등재되었을 여지가 크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임원 처우를 적용 받아 법인차량을 제공받았다’고 판단하였으나, 원고가 법인 리스차량을 제공받은 시점은 행정원장으로 근무한지 약 1년이 경과한 2022. 1. 10.경이다. 원고의 분원 개설 관련 계약체결 등 업무는 2021년 하반기 및 2022년 1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데, 법인 리스차량의 제공은 이사 등 임원에 대한 처우 차원이라기보다 원고가 병원 관리업무 수행을 위한 업무상 필요 또는 편의제공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 또한 크다.

라)

원고가 이 사건 재단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급여에 이 사건 재단이나 재단이 운영한 의원의 사업소득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재단으로부터 배당금이나 매출이익대비 일정 비율의 인센티브 내지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재단의 사업계획, 손익계산, 위험부담 등 주체로서 사업운영을 독자적으로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 역시 없고, 원고가 이 사건 재단에서 근무하면서 비품이나 작업도구 등을 자신의 계산으로 구입하여 사용하거나 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시켰다고 볼 자료 역시 없다.

오히려 원고의 국민은행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원고는 2022. 4. 18. 이 사건 재단으로부터 730만 원, 2022. 4. 11. ‘급여’ 명목으로 770만 원을 입금받았고, 한국씨티은행 계좌를 통해 2022. 9. 21. ‘월급여’ 명목으로 300만 원이 입금된 것으로 보인다(갑 제4호증의 1, 제9쪽). 피고는 원고가 입금받은 월급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D 및 O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단 및 소속 의원의 경영악화로 인하여 정기적으로 월급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볼 여지도 크므로 금융거래자료 미비하다고 하여 원고가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기로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등재된 이후에도 근로계약서 내지 구두계약상 정해진 고정급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각종 수당 등을 급여로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재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그와 같이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의 퇴직금 체불 진정사건을 조사한 근로감독관은, ‘이 사건 처분 관련 피고의 조사자료를 참고하였으나, 피고의 조사나 판단이 주로 진정인(원고) 또는 사업주로부터 징구한 “임원에 대한 근로자성 확인서(문답서)” 상 기재내용(근무자용 17개 질문, 사업주용 32개 질문)을 기초로 이루어졌고, 다수의 질문이 중복되고 일부 질문에 대하여 진정인과 사업주 제출 문답서 기재내용이 상이함에도 이에 대하여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 예로 ’의료법인은 그 성격상 주식을 발행할 수 없고, 정관에 이사 등 임원의 보수나 처우에 관한 규정이 없음에도 단지 사업주의 문답서 또는 유선통화만으로 마치 원고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취업규칙이 아닌 정관, 임원 처우를 적용받아 법인차량을 제공받은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들었다‘는 등 예를 들었다.

바)

이 사건 재단의 임원회의가 실제로 개최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고, D의 진술에 의하면, 서류상으로 임원회의 회의록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류상 임원회의가 개최된 것을 두고 원고가 이 사건 재단의 주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한 심의의결권까지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재단의 분원 개원에 필요한 인테리어, 의료장비 및 의료 소모품 공급에 관한 계약을 직접 체결하거나 이에 필요한 직인 등을 관리하였다고 하여, 원고가 자기 명의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사용자라거나 사업경영 담당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직원이 소수에 불과한 소규모 재단의 행정원장으로서 병원 신설에 필요한 각종 행정업무 및 장비임대 및 물품구입 등 각종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업무는 법인의 대표자 내지 임원이 처리할 업무라고 볼 수 없다.

사)

원고는 이 사건 재단의 전신인 F방사선과에 근무하기 시작한 2001. 이후 재단으로 전환 후에도 대표권을 갖기 직전인 2015. 6. 30.까지 약 15년간 이사로 등기되었음에도 해당 기간 고용·산재보험에 가입되었다.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신청 이후에도 상당기간 원고의 근로자 재직기간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자격을 2021. 1. 22.로 소급하여 취득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재해근로자 내지 유족에 대한 사용자의 보상 또는 배상책임을 국가가 보험방식으로 대신 보상하는 제도로서 사업주가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므로, 원고가 고용보험 내지 산재보험 자격을 소급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은 원고에 대한 3차례 대면조사(갑 제6호증 제9 내지 12, 153 내지 160쪽, 갑 제7호증 제86 내지 95쪽) 및 유선 통화를 통한 사실확인 조사, 서면 진술 조사, 이 사건 재단 전 대표자 D에 대한 피진정인 조사(갑 제6호증 제106 내지 112쪽), 이 사건 재단 사무국장으로 근무한 P(갑 제6호증 제145쪽), 의사 M, 간호사 K, L 등 참고인들에 대한 전화 등 사실확인 조사를 하였다. 원고는 이를 통해 위 지청으로부터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아 체불 임금등·사업주확인서를 발급받았고, 이를 근거로 피고로부터 가지급금을 지급받기도 하였다.

자)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근무 형태,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내용 및 근로조건, 원고가 지급받은 급여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대표자 내지 사용자의 일반적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근로관계에 따라 임금의 성격을 갖는 보수를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소결론

결국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업무 도중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거나 악화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웅비

각주1) 원고 대리인이 2024. 12. 3. 이 법원 제2회 변론기일에 청구취지를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였다.

각주2)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4호 및 제5호, 제7조의2 제1항에 따라, 퇴직 근로자가 사업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는 대지급금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