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고 B(C생, 남, 이하 '고인')는 1990. 6. 27.부터 D(주) E광업소(이하 '제1광업소')에서 채탄부로 근무하던 중 1992. 2. 2. 진폐증 진단을 받았고, 1992. 10. 15.부터 1993. 3. 3.까지는 E탄광(이하 '제2광업소')에서 채탄부로 근무하였다.
제2광업소는 1993. 9. 18. 폐광되었고, 고인은 2002. 1. 24. 진폐병형 제2형(2/1), 심폐기능 정상(F0)으로 진폐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은 후 2016. 2. 12. 사망하였는데, 사망 후인 2020. 8.경 진폐장해등급이 제1급으로 상향되었다.
원고는 고인과 그 배우자인 F 사이 7명의 자녀 중 한 명이고, F은 2022. 9. 7. 사망하였다.
피고는 광산피해의 방지 및 복구에 관한 법률 부칙(2005. 5. 31.) 제3조 제2항, 한국광해광업공단법 부칙(2021. 3. 9.) 제6조에 따라, 폐광으로 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한 재해위로금 지급채무 등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한국광해관리공단(2008. 6. 29. 변경 전 명칭: 광해방지사업단)의 권리·의무를 순차 승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재해위로금에 관한 석탄산업법령 규정 내용
석탄산업법 제39조의3 제1항은 '폐광대책비의 지급 대상이 되는 광산의 석탄광업자가 당해 광업권 또는 조광권의 소멸등록을 마친 때에는 피고는 해당 광산의 퇴직근로자(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에 따라 해당 광산에서 3개월 이상 재직한 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금액을 폐광대책비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4호에서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광대책비'를 들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1993. 3. 6. 대통령령 제138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1조 제3항 제5호는 '제42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확인을 받기 위한 신청일 또는 법 제39조의3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폐광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에서 정한 날부터 소급하여 1년 전부터 폐광일까지의 기간 중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또는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지급하는 재해위로금. 이 경우 재해위로금액은 퇴직근로자가 지급받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의5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동법 제9조의6제1항의 유족보상일시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재해위로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석탄산업법 제39조의3 제1항,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1조 제3항 제5호 규정을 종합하면, 폐광대책비 지급 대상인 폐광 광산에서 3개월 이상 근무하다가 업무상 재해를 입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지급 요건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 충족되므로, 고인이 사망한 2016. 3. 25. 당시 시행 중인 석탄산업법 시행령(2014. 12. 9. 대통령령 제2583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시행령') 제41조 제4항 제5호가 적용되고, 위 규정에 따르면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 경우는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폐광일'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과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는 시점은 구별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1조 제3항 제4호는 "폐광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내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또는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지급하는 재해위로금. 이 경우 재해위로금액은 퇴직근로자가 지급받은 산업재해보상보호법 제9조의5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동법 제9조의6 제1항의 유족보상일시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의 전문은 '지급대상(지급요건)'에 관한 규정이고, 후문은 전문의 지급요건이 충족된 자에게 지급하는 재해위로금의 '금액 산정 기준'을 규정한 것이다(대법원 2020. 9. 24. 선고 2020두31699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의 전문이 명시적으로 '폐광일 현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 개정 시행령 부칙 제2조가 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을 축소하면서 이미 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이 된 자의 기득권 및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근로자가 근무하던 광업소의 '폐광일'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개정 시행령 부칙 제2조는 "이 영 시행 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재해위로금의 지급 대상에 해당한 경우의 재해위로금 지급에 관하여는 제41조 제4항 제5호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고인은 폐광일 이후에 장해등급을 판정받았으므로, 석탄산업법 제39조의3 제1항 제4호,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1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로서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고인에 대하여는 개정 시행령 부칙 제2조에 따라 개정 시행령 제41조 제4항 제5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청구권은 근로자가 사망한 때 행사할 수 있게 된다(대법원 2020. 9. 24. 선고 2020두31699 판결 등의 취지 참조). 고인은 2016. 2. 12. 사망하였고, 최종 장해등급은 2020. 8.경 확정되어, 고인에 관한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은 개정 시행령 시행일인 2014. 12. 9. 이후에 그 행사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과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의 발생 및 행사 시점이 구별되고, 고인이 석탄산업법 제39조의3 제1항 제4호,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1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함이 분명한 이상, 개정 시행령 시행 이후에야 비로소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망인이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함에 있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의 쟁점
고인이 폐광대책비 지급 대상인 제2광업소에서 3개월 이상 재직하였고, 폐광일 이후에 장해등급을 판정받은 후 사망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것과 같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고인이 제2광업소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었는지 여부이고, 여기서 업무상 재해란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6두56134 판결 등 참조).2) 위에서 본 것과 같이 고인은 제2광업소에 재직하기 전 제1광업소에 재직하면서 진폐증을 진단받았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주위적으로는 제1광업소가 제2광업소와 동일한 사업장으로서 진폐증이 제2광업소 재직 중 발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예비적으로는 제1광업소가 제2광업소와 다른 광산이더라도 제2광업소 재직 중 기존 진폐증이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이하에서 이에 관하여 판단한다.
제1광업소가 제2광업소와 동일한 광산인지 여부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제15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제1광업소가 제2광업소와 동일한 사업장이라고 보기 부족하므로, 고인의 진폐증이 폐광대책비 지급 대상 광산에서 발병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고인에 대한 폐광대책비 지급 당시 근속기간은 제2광업소에서 근무한 1992. 10. 15.부터 1993. 3. 3.까지 기간만을 반영하여 4개월 17일로 산정되었고, 이를 전제로 퇴직금도 지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인이 당시 제1광업소의 근무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바, 폐광대책비 지급 당시 산정된 근속기간은 고인의 근로관계 실질을 반영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제1광업소의 광업권에 대하여 1959. 8. 1. 최초 G 명의 설정등록이 이루어졌다가 1961. 3. 10. D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H 주식회사) 명의 이전등록이 이루어졌고,1995. 3. 31. 주식회사 I 명의 이전등록이 이루어졌다.
원고는 1990년경부터 D 주식회사가 태백시 J 소재 제1광업소의 광업권을 나누어 사외도급을 주었고, 이로 인하여 제1광업소가 태백시 K, L, M 소재 제2광업소, E-N, E-O으로 분할되면서 고인의 소속사업장이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인은 1990. 6. 27. 제1광업소에 입사하였는데, 그로부터 한 달 후인 1990. 7. 27.부터 제2광업소가 조광권 등록을 마쳐 채굴을 시작하였고, 고인은 그 이후로도 2년이 넘는 1992. 10. 14.까지 제1광업소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결국 제1광업소와 제2광업소는 운영기간이 중복된다.
제2광업소는 제1광업소의 광업권에 관하여 1990. 7. 27. 조광권을 등록함으로써 설립된 광산이다. 석탄산업법 제2조는 석탄광업자를 석탄광업을 운영하는 광업권자와 조광권자로 분류하고 있고, 같은 법 제39조의3 제1항에서도 광업권 또는 조광권의 소멸등록을 마쳤을 때 해당 광산의 퇴직근로자에게 폐광대책비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석탄산업법 규정에서도 광업권자와 조광권자는 별개의 사업체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제2광업소의 지번이 K로서 제1광업소의 지번인 J의 가지번호인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지하 갱도를 따라 채굴하는 탄광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실제 제2광업소와 동일한 주소지인 태백시 K에는 제2광업소뿐만 아니라 P, Q, R 등 여러 탄광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제1광업소 퇴직일자와 제2광업소 입사일자가 연속되기는 하나, 고인이 제1광업소에서 제2광업소로 단순 이직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제2광업소가 제1광업소의 광업권을 양수하거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는 점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제1, 2광업소가 동일한 사업장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고인의 진폐증이 제2광업소 근무로 인하여 급격하게 악화되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다가 이 법원의 S병원장에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광업소에서 근무하던 중 발병한 고인의 진폐증이 제2광업소 근무로 인하여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고의 예비적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고인이 제2광업소에서 근무한 기간은 4개월 17일에 불과하고, 제2광업소 재직중 또는 퇴직과 근접한 시점에 진폐병형이나 심폐기능이 악화되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고인은 제2광업소에서 퇴직한 시점으로부터 약 9년이 경과한 2002. 1. 24. 진폐병형이 제1형에서 제2형으로 악화되어 진폐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았고, 다시 그로부터 약 14년이 경과한 2016. 2.경 심폐기능이 고도 장해로 악화되어 진폐장해등급 제1급 상태에서 사망하였는바, 고인의 진폐증 발병 시점으로부터 악화된 기간이 상당히 길고, 진폐증 증상이 자연적으로 악화되기 충분한 기간이다.
고인은 제2광업소에서 퇴직한 후 석재개발회사에서 근무하였는바, 해당 기간 규산 농도가 높은 석재 분진에 노출되어 진폐증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진폐증이 일단 발병하는 경우 치유가 불가능하고 더 이상 분진에 노출되지 않아도 계속하여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고인의 진폐증 악화중 제2광업소 근무의 기여도를 16.1%로 산출하였으나, 이는 단순히 제1광업소와 제2광업소 근무기간을 합산한 기간 중 제2광업소 근무기간이 차지하는 비율에 불과한 것으로서 앞서 살핀 진폐증의 특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오히려 이 법원의 감정의는 제2광업소에서 분진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진폐증 악화 속도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고인의 진폐증은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라기보다는 제2광업소 근무가 없었더라도 자연적인 진행경과에 따라 악화될 수 있는 범주라는 내용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소결
고인은 폐광대책비 지급 대상인 제2광업소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어 석탄산업법 제39조의3 제1항,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1조 제3항 제5호에서 정한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철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