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11. 13.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20. 3. 24.부터 2020. 7. 29.까지 기간 중 약 13일 동안 C 주식회사의 D 건설공사 현장에서 비계공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위 현장에서의 근무를 종료한 후 2020. 8. 3. E병원에서 좌측 무릎 골관절염(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2020. 8. 14. 해당 부위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그 후 원고는 30년간 비계공으로 근무하면서 무릎 부위 부담 작업을 수행한 결과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는 취지로, 2023. 2. 24. 피고에게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근무 기간이 약 4년 11개월로 짧아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및 악화에 기여한 요인으로 판단하기 힘든 반면, 원고의 체중이 100kg이어서 질병 진행의 주된 요인이 개인적 소인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2023. 11. 13. 요양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8, 16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 내지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 G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이유로,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고는 원고의 비계공 경력이 4년 11개월로 짧다는 것을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을 부정하는 주요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원고의 예금거래 내역서상 2002년부터 일용근로의 대가로 추정할 만한 다수의 현금 입금 및 계좌 이체 내역이 확인되고,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 진단 직전에C 주식회사 현장에서 근무할 당시의 임금 지급 방식과 유사하다. 또한 원고의 2006년부터의 소득금액 증명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전까지 오로지 일용근로의 형태로 적게는 13,110,000원에서 많게는 66,740,000원의 소득을 매해 얻고 있었던 것 으로 확인된다. 나아가 원고가 1997. 3. 10. 제4-5요추간 추간판 탈출증, 2002. 10. 5. 우측 제3수지 열상 및 우측 주관절 염좌, 2007. 10. 24. 우측 슬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등을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되는데, 위 상병의 특성 내지 일반적인 발병 경위를 고려하면 원고가 각종 건설현장에서 상당 기간 동안 근무하였음을 무리 없이 추정할 수 있다. 피고의 직업환경의학 자문의사마저 "과거 산업재해 이력, 건설업계의 관행, 객관적 직력이 수집되기 시작한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확인되는 직력 외에 추가적인 직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종사 기간을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소견한 것을 고려하면(을 제1호증 재해조사서 제17쪽), 원고의 경력을 4년 11개월로 단정하여 업무관련성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비계공은 중량물 취급과 작업 시 자세로 인해 무릎 부위에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피고 또한 긍정하였는데, 피고의 재해조사서에 따르면 해당 작업 시 하루 최대 2시간가량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있는 자세를 취하여야 하고, 동시에 5kg 이상의 중량물도 장시간 취급하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으로 추정되는 원고의 근무 이력과 비계공 작업의 무릎 부담 강도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서 이 사건 상병과 같은 질환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인 F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H와 G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I은 원고의 좌측 무릎 상태에 관하여 "55세의 남성이(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55세였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낮은 무릎 통증과 열감, 관절 운동 범위 제한 등을 경험하고 인공관절 치환술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동일 연령대에 비해 자연경과 이상으로 병적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의 2020. 8.경 MRI에서 좌측 내측 대퇴과의 연골하 부전골절과 광범위한 골수 부종이 확인된다. 해당 병변이 심한 통증과 기능 저하, 그리고 비교적 이른 시기의 전치환술 고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원고의 좌측 무릎은 2020년 당시 중등도 수준의 퇴행성 관절염 상태에서 급성 악화 요인이 겹친 형태로 연골하 부전골절과 광범위한 골수 부종이 새롭게 발생한 상황이다. 이는 일반적인 자연경과만으로 보기 어려운 급성 악화 병변으로 이해된다."고 소견하였다.
원고의 좌측 무릎이 일반적인 자연 경과를 벗어나 악화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은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주요한 간접정황이다.
이 사건 처분 사유에 드러난 바와 같이 원고의 체중은 100kg에 육박했던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소에 해당함은 틀림없다. 그러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두6260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비만이 결정적이고도 주요한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이유로 업무와의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장기간의 근무 기간 내내 현재와 같은 비만 상태에 있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