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24. 2. 23. 11:10경 창원시 성산구 C 소재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선박 엔진메인제작공사 중 용접 작업(이하 '이 사건 용접 작업'이라 한다)을 수행하다가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L3 부위의 압박골절(폐쇄성), L4 부위의 압박골절(폐쇄성),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좌측 종골의 골절(폐쇄성)'(이하 합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24. 3. 6.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5. 2.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은 인지되나, 원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소속 사업장(E, 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과 같은 소재지에 사업자등록을 한 점,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F)와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를 포함하여 동일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사건 사업장에 고용 및 산재보험이 취득되어 있지 않은 점, 원고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작업 후 지급받은 금액은 도급계약에 의해 산정된 점, 세금계산서가 발행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를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인 F와 형식적으로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F로부터 구체적으로 지휘 · 감독을 받고 제공된 물품과 비품으로 이 사건 용접 작업을 수행하고 공수에 따라 대가를 지급받은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2023. 12. 11.부터 2023. 12. 30.까지 G, H, I, J과 함께 이 사건 공장에서 이 사건 용접 작업을 수행하였고, 2024. 1. 2.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24. 2.23.까지 G을 제외한 H, I, J과 함께 이 사건 공장에서 이 사건 용접 작업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4. 1. 22. F와 '엔진메인제작공사(용접)'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4. 1. 25.부터 2024. 3. 25.까지 사이에 'F(E)'로부터 다음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용접 작업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았다.
한편 원고는 2010. 8. 3. 상호를 'K'으로, 업태를 '제조업'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가 2012. 11. 20. 폐업하였고, 2019. 3. 15. 상호를 'L'으로, 업태를 '제조업'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가 2019. 10. 25. 폐업하였으며, 2022. 2. 9. 상호를 'M'으로, 업태를 '제조업'으로, 종목을 '소사장제'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가 2024. 2. 28. 폐업하였다(2023. 10. 1.부터 2024. 1. 21.까지는 휴업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7, 8, 10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2, 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를 이 사건 사업장 소속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이 사건 사업장과 사이에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아울러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공사금액의 40%'라고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용접 작업에 대한 대가를 받았는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일부 항목이 공란이고 별첨 공사하도급 계약조건 등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형식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사업장이 경제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형식적으로만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이라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도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 측으로부터 이 사건 용접 작업에 필요한 용접기, 장갑, 마스크 필터 등을 제공받았으나, 이 사건 사업장이 원고가 속한 용접팀이나 원고에게 이 사건 용접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는 증거나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 사건 용접 작업의 특성상 이 사건 사업장의 그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이 필요하다고 추단할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F는 '도면 자체는 작업 현장에 비치되어 있어 누구든 열람할 수 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2>). 원고는 용접팀의 일원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이 사건 용접 작업을 수행하였고 최초 용접팀 구성 이후 구성원 변동이 있었는데, 그 구성원 변동에 이 사건 사업장이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F가 이 사건 용접 작업에 대한 최종 감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감수 작업은 도급계약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
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업장이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는 미리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공사금액의 40%'라고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의 수주가액 중 원고가 속한 용접팀의 기성 실적에 따라 정산된 금원 가운데 원고의 공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 사건 사업장을 통해 지급받았는바, 위 정산된 금원은 위 용접팀의 기성 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이 아니라 용접 작업의 완성에 대한 대가로 볼 여지가 크다. 또한 위 정산된 금원은 원고가 속한 용접팀의 기성 실적에 따라 달라지므로, 원고는 이 사건 용접 작업 수행으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어느 정도 부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선박 엔진 용접 업계의 관례에 따라 통상 08:00부터 17:00까지(잔업이 있는 경우 20:00까지) 이 사건 용접 작업을 진행하였고, 원고가 위 작업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원고가 그에 따른 용접 대가를 얻지 못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불이익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이 사건 사업장이 원고에게 이를 이유로 제재를 가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3. 12. 23 및 2024. 2. 20. 용접팀 소속 다른 사람들과 달리 통상의 용접 작업시간을 채우지 못하였고, 수시로 통상의 용접 작업시간을 초과하여 이 사건 용접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사업장으로부터 근태 관리나 연장근무 지시를 받았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취업규칙이나 복무 · 인사규정의 규율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한편 F는 '각 월별 작업대가 분배표'(갑 제6호증)를 보고 최종 결재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데<3>, F가 위 분배표에 결재한 것은 근태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원고 등 용접팀 소속 사람들에게 각자 분배되는 용접 대가를 계산하여 직접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2. 2. 9. 상호를 'M', 업태를 '제조업', 종목을 '소사장제', 사업장소재지를 이 사건 사업장의 소재지와 같은 '창원시 성산구 C'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가 2023. 10. 1. 휴업하였으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전날인 2024. 1. 21. 재개업하였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무렵 원고가 속한 용접팀의 H, I, J도 상호를 각각'N', 'O', 'P'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유지하고 있었던 보인다.<4>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으로부터 2024년 1월분 및 2024년 2월분 용접 대가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을 지급받았고, 'M'을 공급자로 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 2024년 1월분 및 2024년 2월분 용접 대가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반면에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원고뿐만 아니라 H, I, J도 이 사건 사업장을 사업주로 하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