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2. 선고 2024구단7508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7. 16.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C광업소 등에서 채탄 및 굴진 작업에 종사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0. 4. 7. D이비인후과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1969년부터 광업소에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함에도 객관적 자료로 확인 가능한 경력은 C광업소에서 1989. 1. 6.부터 1989. 7. 30.까지라며, 원고가 약 6개월 25일간 100.4데시벨의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평가하였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청력 상태에 관하여 E병원, F병원에 특별진찰을 의뢰하였는데, 그 결과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그 후 피고는 '원고의 소음 노출 정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에 규정된 85데시벨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양측 난청의 업무관련성은 낮다'며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선행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심사 및 재심사 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원고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이유로 별도로 신청한 요양급여 사건에서 '근무한 광업소의 명칭, 소재지 등에 관한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1970년부터 14년 3개월간 채탄 및 굴진 작업을 하였다는 원고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요양 승인 결정이 이루어졌다."며 원고가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였다고 보았으나, 건강검진상 2015년까지 양측 청력이 정상이었고 소음 작업장 근무 후 약 30년이 경과한 뒤에 난청 진단을 받았으므로, 업무로 인해 난청이 발병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다른 이유를 들어 원고의 심사 및 재심사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2024. 3. 19. 피고에게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이유로 다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24. 7. 16. 재차 "원고는 85데시벨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지 못하여 업무관련성이 낮다."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9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5, 9, 10,12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7, 8호증, 을 제6, 7,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 중 일부 기재, 이 법원의 H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난청은 그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 내지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피고가 원고의 난청에 관하여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본 것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광업소 근무 경력이 6개월뿐이어서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판단은 이미 선행 처분에 대한 불복 과정에서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다. 즉, 원고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요양급여 신청 사건에서 경북 예천이 고향임에도 강원도 정선, 경북 문경 및 상주소재 광업소의 명칭과 소재지를 구체적으로 진술함으로써 1970년부터 약 14년 3개월간의 광업소 근무 이력을 사실로 인정받았고, 이를 이유로 2019. 8. 14. 위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지급받았다. 이를 고려하여 피고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원고가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였다.'고 선행처분의 처분사유가 잘못되었음을 사실상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난청 발병 경위 등에 관하여 추가 조사 등을 하지 않은 채 잘못된 선행처분 사유를 그대로 답습하며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이해하기 힘들다.

나.

원고가 제출한 광산보안기능사 자격증에 의하면, 원고는 1980. 7. 12.경에 이미 채광 분야 '국가기술 자격증'을 획득하였음이 확인된다. 이를 가.항에서 언급한 원고 진술과 결부하면, 원고의 광업소 근무 경력은 최소한 약 14년 3개월에 이른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원고가 광업소에서 수행한 채탄 작업의 소음 수준은 100데시벨 이상으로 추정되므로, 원고는 장기간 동안 매우 강력한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난청과 업무 사이에 관련성을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다.

진료기록 감정의인 G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I에 따르면, 원고는 중등도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감정의는 원고가 급성 장액성 중이염, 현기증으로 진료 받은 이력이 있긴 하나, 현재 고막과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확인되지 않고 감각신경성 난청을 일으킬 수 있는 내이염 등 다른 질환의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현재 원고에게서 노화를 제외하면 청력 손실을 일으킬 만한 다른 요인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위 나.항에서 인정한 원고의 광업소 근무이력과 소음 수준, 중등도 이상의 난청임에도 노화 외에 청력 손실을 유발할 만한 뚜렷한 질병은 확인되지 않는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가 나이 대에 비해 심한 청력 손실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라.

한편 원고의 건강검진상 2015년까지는 양측 청력이 정상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가 받은 일반 건강검진은 1,000헤르츠의 음역대만을 검사하여 청력 손실이 40데시벨을 넘어서는지에 따라 정상 또는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방식이었다(사실조회 회신 참조). 그러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의 청력 손실이 2015년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처분의 경위 나.항의 특별진찰 결과만 보더라도 원고의 청력 손실은 고음역대에서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I 또한 일반 건강검진과특별진찰은 검사법이 동일하지 않아 고음역대에서의 청력 저하는 확인할 수 없다고 소견하였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