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5. 19.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 일부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 남자)는 1988. 6.경 업무상 사고에 따른 우측 손목관절의 기능 장해(이하 ‘기존 장해’라 한다)로 장해등급 제12급(한쪽 팔의 3대 관절 중 1개 관절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1> 판정을 받았다.
원고는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2022. 3. 7. ‘우측 견관절 극상건의 파열, 전층 파열’(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아 2023. 4. 25.까지 요양하였다.
원고는 2023. 4. 27.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우측 어깨관절의 기능 장해(이하 ‘신규 장해’라 한다)로 장해등급 제12급(한쪽 팔의 3대 관절 중 1개 관절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2>에 해당되고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에 따른 최종 장해등급을 가중 제11급으로 결정한 후, 제11급 장해보상일시금 지급일수 220일에서 기존 장해의 장해등급 제12급 지급일수 154일을 공제하여 평균임금의 66일분에 해당하는 장해급여를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재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은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그중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은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같은 부위에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에 그 사람의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급여의 금액은 심해진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에서 기존의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를 뺀 일수에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규정에 따라 기존 장해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를 공제하기 위해서는 기존 장해가 신규 장해 부분에 그대로 존재하거나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는 신체 부위도 다르고 장해의 내용도 달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데도 기존 장해에 따른 장해등급 지급일수를 공제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는 모두 우측 팔의 기능장해로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는 ‘같은 부위’에 해당하고,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에 따른 가중 제11급으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는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규정에 따라 기존 장해의 장해등급 지급일수를 공제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판단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 제1항은, 장해는 신체를 해부학적으로 구분한 부위(장해부위) 및 장해부위를 생리학적으로 장해군으로 구분한 부위(장해계열)별로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장해부위에 대하여 제1호 내지 제10호로 분류함에 있어, 그 제1호 내지 제4호, 제6호, 제7호, 제9호 및 제10호와 같이 신체를 단순 부위로만 분류(이른바 국소해부학적 분류)한 것이 있는가 하면, 제5호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과 제8호 '체간(척주와 기타의 체간골)'과 같이 구조 또는 기능상 서로 연관성이 있는 계통에 따라 분류(이른바 계통해부학적 분류)한 것도 있고, 제3항 [별표 3]은 이러한 장해부위에 대하여 다시 기질적 장해와 기능적 장해로 나누어 모두 26개의 장해계열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장해부위 및 장해계열은 반드시 의학적으로나 국소해부학적 또는 계통해부학적 측면에서 구분하는 부위 및 계열과 일치하지 않는다 할 것이고, 따라서 장해가 2 이상 있는 경우에 그것이 같은 법 시행규칙 제46조 제1항 내지 제3항에서 규정하는 장해부위 및 장해계열이 같은 범위 내에 속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2 이상의 장해는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이 사건 규정)에서 말하는 ‘같은 부위’의 장해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0두59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것처럼 기존 장해는 우측 손목 관절의 기능 장해, 신규 장해는 우측 어깨 관절의 기능 장해이고, 이는 모두 우측 팔의 기능장해로서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 제2항 제9호에서 정한 장해부위(우측 팔)와 같은 조 제3항, [별표 3]에서 정한 장해계열(기능장해, 계열번호 18)이 같은 범위 내에 속하므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에서 정한 ‘같은 부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2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미 장해가 발생되어 있는 해당 부위에 업무상 재해로 다시 장해가 발생하여 심해진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기존 장해와는 별도로 신규 장해의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해야 하는데도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에 관하여 가중 장해등급을 산정한 후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기존 장해에 따른 장해등급 지급일수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규정은 이미 기존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재해로 장해가 심해진 경우 가중된 후의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급여를 지급받게 되면 업무상 재해와 인과관계 없는 종전의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중복하여 장해급여를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경우를 조정하여 추가로 발생한 장해 부분에 한하여 보상을 한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즉 이미 장해가 있는 부위에 업무상 재해로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경우 그 부분에 한하여 장해보상을 한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두15640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규정상의 ‘같은 부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장해와 아무런 관계없는 신규 장해의 경우에는 기존 장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 중복하여 장해급여를 받게 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규정도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같은 부위에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라고 그 적용 요건을 정하고 있다.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라는 문언에서 보듯이, 위 적용 요건이 기존 장해와는 무관하게 업무상 부상·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장해와는 별개의 새로운 장해가 생긴 경우까지 포섭한다고 볼 수는 없다.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 제4항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2항에 따른 장해등급의 조정은 장해계열이 다른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에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 주장과 같이 ‘같은 부위’에 발생한 장해이기만 하면 이 사건 규정에 따라 기존 장해등급의 지급일수가 공제될 수 있다고 볼 경우에는 신규 장해가 기존 장해와 같은 부위에 발생한 장해로서 장해계열이 동일하고 신규 장해의 등급이 높지 않다면 재해자는 기존 장해와 무관한 신규 장해를 갖게 되었는데도 이에 대한 장해급여를 전혀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규정의 입법 취지, 문언, 관련 규정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는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같은 부위에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란 기존 장해가 업무상 부상·질병으로 장해의 정도가 심해져 신규 장해에 이른 경우로서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0. 6. 4. 자 2020두34322 판결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된 부산고등법원(창원) 2020. 1. 22. 선고 2019누11753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는 1988년경 인쇄소에서 일하다가 손이 기계에 말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하여 우측 척골주 분쇄 골절을 입은 후 손목관절의 기능장해(130도, 운동가능영역이 정상보다 1/4 이상 1/2 미만 제한)로 기존 장해를 갖게 되었다. 한편 원고는 2022. 3. 7. ‘우측 견관절 극상건의 파열, 전층 파열’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1990년경부터 건설 현장에서 견출공(콘크리트면을 그라인더로 갈아내는 등 매끈하게 처리하는 작업을 하는 인부)으로 일하면서 무거운 전동그라인더를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어깨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수행하여 이 사건 상병을 입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청구하여 이를 승인받은 다음 요양 종료 후 어깨관절의 기능장해(300도, 운동가능영역이 정상보다 1/4 이상 1/2 미만 제한)로 신규 장해를 갖게 되었다. 이처럼 기존 장해와 신규 장해는 같은 오른쪽 팔 부위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발생 경위, 부위, 시점 등에서 큰 차이가 있고, 달리 기존 장해가 신규 장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기존 장해가 업무상 부상·질병으로 장해의 정도가 심해져 신규 장해에 이른 경우로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는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같은 부위에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서경민
[별지]<생략> 1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1991. 4. 11. 대통령령 제133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별표 1] 제12급 제6호.
2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 제12급 제9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