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2.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11.경 ‘계약직인 체납징수역의 계약기간은 1년, 재계약은 근무성적 및 성과에 따라 결정, 근무연한은 최대 4년으로 운용한다’는 내용의 ‘어선원보험료 체납징수역 운용 계획(안)’을 수립하였다.
참가인은 2019. 6. 25. 모집부분(관할지역)은 체납징수역(광주, 전남, 전북)으로, 채용조건은 계약기간 1년(이후 1년 단위 재계약)으로 정하여 체납징수역 채용공고를 하였다. 원고(입사 당시 만 61세)는 위 채용공고에 응시하여 2019. 9. 3. 사무보조직 체납징수역으로 채용되었고, 같은 달 9일부터 근무(근로계약기간: 2019. 9. 9.부터 2020. 9. 8.까지)하였다.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서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후 원고와 참가인은 2차례 근로계약을 갱신(1차: 2020. 9. 9.부터 2021. 9. 8.까지, 2차: 2021. 9. 9.부터 2022. 9. 8.까지, 이하 순번에 따라 ‘○차 갱신’이라 한다)하였다.
참가인은 2022. 8. 30. 원고에게 ‘2022. 9. 8.자로 근로계약이 당연 종료되고 재계약 연장이 불가함’을 통보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2. 9. 2. 참가인 대표이사에게 ‘원고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고, 2022. 9. 8. 이후로도 근로계약이 갱신되길 바란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참가인은 2022. 9.경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22. 9. 9.부터 2023. 9. 8.까지’로 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이하 ‘3차 갱신’이라 한다), 원고에게 ‘이 계약은 2023. 9. 8.이 종료되면 당연해지 되는 것으로 한다.’라는 단서조항을 기재한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종전 계약서에 없는 독소조항이 있다는 이유로 위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하였다.
참가인은 2023. 4. 11. 원고에게 ‘체납징수역 운영방침 안내’라는 제목으로, ‘어선원보험료 체납징수역 운용계획에 따라 체납징수역 근무연한은 최대 4년이고, 원고는 2019. 9. 9.부터 근무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근무 가능 최대 기한은 2023. 9. 8.까지이며, 향후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하였고, 2023. 8. 7.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계약만료 안내’라는 문서를 보냈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9.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기간의 만료에 따라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D),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2. 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3. 7. 11. ‘비정규직 운용 요령’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개정 전 규정을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개정 후 규정을 ‘개정 비정규직 운용 요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 내지 8, 15, 21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2, 9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없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게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고, 참가인이 이를 배제하고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유무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참조).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서 및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등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비정규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당연히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는 않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8호증의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이 올린 채용공고에는 계약기간이 1년이나 이후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은 원고를 비롯한 체납징수역 근로자들과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특별한 과실이 없는 경우 관례적으로 한 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 요구에 따라 3차례에 걸쳐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는데, 각 갱신 당시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16조에서 정한 종합근무평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② 참가인은 원고에게 더 이상의 근로계약 갱신이 없음을 충분히 고지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원고와 2차 갱신을 할 당시에도 원고에게 추가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지하였고, 2차 갱신된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될 무렵에도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이 불가함을 통보하였음에도, 원고와 근로계약 3차 갱신을 하였다.
비록 3차 갱신을 함에 있어 참가인에게 원고의 민원을 피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었더라도, 참가인은 원고의 요구에 응하여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인정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는 3차 갱신을 할 당시 ‘이 계약은 2023. 9. 8.이 종료되면 당연해지 되는 것으로 한다.’라는 단서조항이 기재된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추가적인 근로계약 갱신이 없다고 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부인하기 어렵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16조 제1항은 비정규직원의 근로계약 갱신 횟수의 상한을 정하고 있지 않고, 같은 요령 제9조 제2항도 만 60세를 초과하여 고용한 비정규 직원에 대하여 매 1년마다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9조는 비정규직원 채용연령을 제한하지 않고 있고, 체납징수역 업무가 연령만을 원인으로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이 저하된다거나 위험성의 증대로 인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가인은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9조 제1항 단서가 비정규직원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참가인의 재량을 부여한 규정이라고 주장하나,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9조의 제목은 ‘채용연령의 제한’인 점, 같은 요령 제16조에서 비정규직원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같은 요령 제9조 제1항은 만 60세 전에 비정규직원으로 고용된 근로자가 만 60세를 초과할 경우의 근로계약관계에 관한 규정일 뿐, 만 60세를 넘어 비정규직원으로 고용된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개정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16조 제3항은 ‘비정규직 직원의 연령이 만 60세를 초과하는 경우 제1항에 따른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 다만, 인력운용상 필요한 경우 인력관리담당 상무의 승인을 얻어 매 1년마다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으나, 해당 조항은 원고와의 근로계약 체결 이후에 개정된 내용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데, 개정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16조 제3항에 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았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에게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어선원보험료 체납징수역 운용계획은 참가인이 내부적으로 수립한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의 근로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위 운용계획을 근거로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 상한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에 관한 합리적 이유 유무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또한 근로자에게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3 내지 24, 31, 32, 38호증, 을나 제7,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구 비정규직 운용 요령 제16조에 따른 종합근무평정을 하였음을 확인할 자료가 없는 점, 원고는 2023년도 1분기에 참가인으로부터 체납징수 목표 달성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였고, 이는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여서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