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29. 선고 2024구합190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소프트웨어개발업, 부동산 임대 및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3. 3. 29.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서울 마포구 D에 위치한 참가인 본사 경영관리팀에서 근무하면서 매출 정산 및 물품 관리, 전화 응대 등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23. 8. 9. 원고의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에 대한 항명 및 직원 상호간의 인화를 저해한 사실에 대한 징계’를 안건으로 하여 인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고, ‘원고와 다른 경영관리팀 직원들이 분리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마련하고 징계 논의는 보류’하는 것으로 의결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3. 8. 10. 이 사건 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원고를 2023. 8. 16. 자로 서울 관악구 E에 위치한 F 지사(이하 ‘F 지사’라 한다)의 관리업무 담당으로 인사발령하였으나(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원고는 F 지사로 출근하기를 거부하면서 11일간 결근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3. 8. 28.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뒤 2023. 8. 30.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마.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22.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3, 4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G).

바.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24.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내지 3, 8, 12, 13호증, 을나 제1, 15,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절차적 하자의 존부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제1 징계사유가 어떠한 업무지시에 대한 항명을 말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받지 못했고, 이에 대한 해명의 기회도 부여받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을가 제11호증, 을나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23. 8. 9. 원고의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에 대한 항명 및 직원 상호간의 인화를 저해한 사실에 대한 징계’를 안건으로 하여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가 ‘원고와 다른 경영관리팀 직원들이 분리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마련하고 징계 논의는 보류’하는 것으로 의결한 바 있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2023. 7.경 팀장인 차장 H, 상급자인 과장 I의 업무지시에 대하여 항명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았던 점, ② 이후 참가인은 2023. 8. 21.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지하면서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서 논의 보류했던 사안’을 함께 징계사유로 회부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으므로, 원고로서는 제1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원고는 2023. 8. 28.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상급자 지시에 항명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고, 2023. 8. 30.까지 추가 진술서를 제출하겠다고 하여 추가소명 기회를 부여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제1 징계사유의 존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팀장 및 상급자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대하여 항명한 사실이 없으므로, 제1 징계사유는 부존재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상급자인 H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원고가 2023. 7. 7. 서비스 문의 통화 도중 고객에게 부적절하게 응대하였고, H가 원고에게 업무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용상담전화 그렇게 받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자 ”제가 답변한 것이 맞고 앞으로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면 똑같이 하겠다.“라고 말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② 경영관리팀 과장 I 및 참가인의 개발팀 J 부사장 역시 ’원고가 2023. 7. 7. 서비스 문의 통화 도중 고객에게 따지듯이 응대하였고, 다른 상급자가 업무 태도를 지적하자 본인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대꾸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라는 진술서를 제출하여 K의 위 진술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위 직원들의 진술은 세부적인 사건의 경위, 당시 대화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상호 일치하고,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그 신빙성이 높다고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고객 응대에 관한 팀장 및 상급자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2 징계사유의 존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경영관리팀 과장 I 사이에 있었던 불화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원고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므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나)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입사한 후 원고와 경영관리팀 과장 I 사이에 불화가 발생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7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불화는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입사 후 수습기간 동안 경영관리팀 과장 I으로부터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나, 2023. 6. 중순경 경영관리팀 차장 H에게 ’I이 업무 지시를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하여 힘들다‘라고 하면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청하였고, 퇴근 시 I에게만 인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②

이후 I은 2023. 7. 12. J 부사장에게 ’원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사장이 원고를 며칠 더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원고가 I에게 하는 행동은 달라질 것이 없을 것 같다. 원고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고 하면 퇴사하겠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②

원고와 I 사이의 불화가 심화됨에 따라 원고에 대한 교육 및 감독 업무는 경영관리팀 차장 H가 수행하게 되었는데, H 역시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기본적인 직장 예절도 전혀 없고, 업무능력도 부족한데 배우려는 노력도 전혀 없는 팀원인 원고와 같이 근무하기 어렵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원고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였다.

③

이에 대하여 원고는, I이 원고에게 업무를 알려주면서 원고를 감정적으로 대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는 없고, 오히려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조사위원단의 조사 결과 ‘I이 원고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우하였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 배제가 실제로 존재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는 판단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을나 제2호증 제17, 18쪽).

3)

제3, 4 징계사유의 존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한 징계성 조치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이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도 매우 크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정당함을 전제로 한 제3, 4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나)

판단

(1)

근로자에 대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가 아니고, 인사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인사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과 그에 따라 근로자에게 끼칠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 협의 등 인사명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2)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을나 제6호증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거나 그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며, 절차상 정당성이 결여되는 등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입사 후 원고의 업무태도 등으로 인하여 원고와 경영관리팀 과장 I, 차장 H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였고, 참가인 부사장 J, L이 원고와 수차례 면담을 진행하였음에도 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점, 이에 참가인은 원고의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에 대한 항명 및 직원 상호간의 인화를 저해한 사실에 대한 징계’를 안건으로 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원고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일단 원고에 대한 징계는 보류하고 원고와 다른 경영관리팀 직원들이 분리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하기로 의결한 점, 당시 참가인 본사는 경영관리팀과 개발팀 총 2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고, 약 8명의 직원만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그 중 경영관리팀은 과장 I, 차장 H, 원고 등 총 4명으로 구성되어 본사 내에서 위와 같은 분리근무를 보장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F 지사로 이동하여 근무하도록 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와 다른 경영관리팀 직원들 간 갈등의 지속으로 인한 조직질서 회복의 필요성, 근로자 간 인화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조치인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②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근무장소가 마포구 소재 본사에서 F 지사로 변경됨에 따라 원고의 출퇴근 시간이 편도 약 30~35분 정도 증가하고,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가 소프트웨어개발업 관련 매출 정산, 전화 응대 등 업무에서 부동산 임대․관리 업무로 변동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F 지사에서 수행하게 될 업무가 기존 업무에 비하여 그 근로강도가 강하다거나 근무환경 등의 측면에서 현저히 열악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회사 사정에 따라 근무장소 및 업무내용은 변경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는 점(제2조), 이 사건 인사발령의 원인이 된 경영관리팀 팀원들과의 갈등은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에 기인한 것인 점, 이 사건 인사발령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임금, 직급 등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생활상 불이익이 사회통념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③

참가인의 인사담당 부사장 L은 이 사건 인사발령에 앞서 2023. 7. 17. 원고와 면담을 진행하여 F 지사로의 전보를 권고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참가인 대표이사 M 역시 같은 날 원고와 통화를 하면서 이직을 원하면 시간을 주겠다거나 F 지사로 가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기도 하였으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함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인다. 설령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함에 있어 원고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 및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인사권의 남용이라고 할 수도 없다.

(3)

결국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을 거부하면서 F 지사에 한 차례도 출근하지 않고 11일 동안 무단결근하였다는 제3, 4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