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3. 1. 1. B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D 총괄 및 기타 행정업무 등을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3. 8. 25. 오전경 소외 회사로부터 사직을 권고 받고, 소외 회사에 ‘본인은 권고사직 사유로 인하여 2023. 8. 31. 자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재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을 제6호증, 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으며, 이에 소외 회사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원고는 소외 회사와의 근로계약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3. 11. 2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24.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2024. 2.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26. ‘이 사건 사직서는 2023. 8. 25. 수리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사직서 철회 요청은 사직서 수리 이후인 2023. 8. 28. 이루어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와 소외 회사 간의 근로계약은 사직서 제출 및 수리에 따른 합의에 의해 종료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3. 8. 25. 소외 회사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가 소외 회사의 강요로 인하여 작성된 것임을 표시하기 위하여 2023. 8. 25. 당일 ‘근로계약 6조 2항에 따른 해지’라는 문구를 추가한 사직서를 다시 작성하여 소외 회사에 제출하였고,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인 2023. 8. 28.경 소외 회사에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다. 따라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사직서에 따라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인바, 이와 같은 경우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가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인지 아니면 사용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청약인지 여부는 그 의사표시가 기재된 사직서의 구체적인 내용, 사직서 작성ㆍ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서 제출 이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고, 사직 의사표시가 해약의 고지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 이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두26029 판결 등 참조).
원고에 대한 해고의 존재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을 제4, 5, 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각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직서가 진정한 사직의 의사 없이 강요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소외 회사에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해약의 고지로서 그 의사표시가 소외 회사에 도달한 이상 소외 회사의 동의 없이 이를 철회할 수 없으므로, 원고와 소외 회사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 및 수리에 따라 종료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소외 회사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외 회사는 2023. 8. 25. 오전 무렵 원고와 면담을 하면서 원고에게 사직을 권하였고, 이후 원고가 ‘본인은 권고사직으로 인하여 2023. 8. 31. 자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재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사직서를 직접 작성하여 소외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소외 회사의 F 사장이 2023. 8. 25. 면담 시 권고사직을 강요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소외 회사가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한 것이 퇴직을 강요한 것과 같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그 밖에 소외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을 강요하였다거나 그 작성 과정에서 원고에게 압박을 가하였다거나 기망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사직서가 제출되기 이전에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한 사정 및 원고가 ‘근로계약 6조 2항에 따라 계약해지’라는 문구를 추가하여 사직서를 다시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사직서가 진정한 사직의 의사 없이 강요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외 회사가 먼저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함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어서, 원고로서는 소외 회사가 원고의 사직을 원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직서에는 ‘2023. 8. 31.’이 사직일로 명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직하고자 하오니 재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재가 있어 사직의 의사표시가 명확히 드러나 있는 점, 이 사건 사직서에 따른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직서에 따른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의 고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원고가 소외 회사에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해약의 고지이므로, 이 사건 사직서를 소외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제출함으로써 그 의사표시가 소외 회사에 도달한 이상(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G이 이 사건 사직서를 결재한 시점에는 소외 회사에 사직의 의사표시가 도달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위 G의 결재일은 이 사직서의 제출일인 2023. 8. 25.이다), 원고는 소외 회사의 동의 없이 이를 마음대로 철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설령 원고가 G 대표이사의 결재 이후에 소외 회사에 사직의 의사를 철회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소외 회사의 동의 없이 이를 마음대로 철회할 수 없고, 소외 회사가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에 동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소외 회사의 인사총무 담당자인 H 차장이 2023. 8. 25. 17:36경 소외 회사의 4대 보험신고를 대행하는 업체 관계자에게 ‘2023. 8. 31. 자로 원고가 권고사직 할 예정이라며 원고의 퇴사처리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 이후 2023. 8. 31. 10:32경 H 차장이 다시 위 업체 관계자에게 ‘기존에 요청한 대로 2023. 8. 31. 자로 퇴사(권고사직) 처리를 부탁하며,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이직확인서 관련 빠른 신고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결국 원고와 소외 회사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 및 수리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