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6. 선고 2024구합371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D생)는 시흥시 E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업무 등을 위탁받은 이 사건 회사와 2022. 12. 1. 근로계약기간을 2022. 12. 1.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반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후 갱신된 근로계약서의 내용 또한 같다).

나.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아래와 같이 3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3. 11. 24.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2023. 12. 31.자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만료 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원고는 통보서에 '이의유보'라고 기재한 뒤 서명을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3. 12. 31.자로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중 2023. 10. 19. 입사한 F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원고 포함 5명)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였다.

다.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2차례에 걸친 근무성적 평가와 인사고과 평가를 하였는데(1차 평가자: G 기전과장, 2차 평가자: H 관리소장), 그 평가일, 기간과 점수등은 아래와 같다.

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9.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지 않고,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마.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7. 30.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지 않고, 설령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9, 15, 17, 20, 26,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 4,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므로, 이 사건 회사의 이 사건 근로계약만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한다.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각주1>

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제43조 제1항은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정하고 있고, 원고는 정년 이후 이 사건 회사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인

점, ②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을 특정하고 있고,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근로계약을 갱신하고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위 · 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관리계약'이라 한다)의 만료에 따라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점(이 사건 근로계약 제1조 제2항,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 제5호)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4항은 '계약기간 만료시까지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 계약은 자동으로 해지되며, 원고는 근로계약이 반복갱신 됐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및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임을 주장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제42조 제1항 제3호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를 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원고는 2022. 11. 30.부터 이 사건 회사에 노무를 제공하였고, 2023. 11. 24. 이 사건 근로계약만료 통보를 받기 전까지 3차례에 걸쳐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던 점, ②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한 다른 경비원들과도 2023. 12. 31.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한 점, ③ 이 사건 회사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는 '경비원 업무의 특성상 통상적으로 위탁계약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계속 근무할 수 있으나, 근무 중 입주민과 트러블이 발생한다거나 경비원들끼리 문제가 생길 경우평가를 해서 해당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①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부터 근무성적 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2023년 상반기 평가에서 1차 평가자로부터 46점, 2차 평가자로부터45점을 받고, 2023년 하반기 평가에서 1차 평가자로부터 42점, 2차 평가자로부터 34점을 받아 각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항목은 '업무지식/능력' 부분, '업무태도/협동심' 부분, '규율/보고' 부분, '조직적응/인간관계' 부분, '고객응대태도/능력' 부분 총 5개 부분이고, 그 세부 평가항목도 경비원의 업무에 요구되는 사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1차 평가자와 2차 평가자가 나누어 평가를 진행하였는바, 위와 같은 근무성적 평가는 나름의 객관성과 합리성, 공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인다.

②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인사고과 평가에서도 고과성적 평균 37점을 받았고, 평가자들은 원고에 대하여 '업무수행능력이나 업무태도 등의 자질이 부족하고, 주변동료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이라는 취지로 평가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원고의 2023년 상반기 근무 태도 등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추가적인 근로제공의 기회를 부여하였으나, 원고는 자신의 근무 태도 등을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이 작성한 메모나 이 사건 아파트의 업무일지를 보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의 지하주차장 청소, 담배꽁초 정리, 입주민들에 대한 관리비 고지서의 배부 등의 업무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근무를 태만히 한 것 으로 보이고,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을 비롯한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2023. 4. 중순경 술에 취해 이 사건 아파트 정 · 후문 경비실에서 약 1시간 동안 다른 경비원의 업무를 방해하기도 하였고, 2023. 12. 29. 이 사건 아파트 후문 경비실 지하에 있는 오수 정화조 긴급 배수작업과 관련하여 G 관리과장과 말다툼을 하기도 하는 등 평소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과 원만하게 지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들은 이 사건 회사에서 진행한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 및 인사고과의 내용과도 부합한다.

④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근무태도 등이 문제되자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과 기전과장은 이 사건 관리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이 사건 회사에 보고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이 사건 관리계약을 해지당하는 위험을 피하고자 2023. 10. 19. 신규 채용된 F을 제외한 나머지 경비원들과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2023. 12. 31.자로 일괄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각주1)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담당 조사관 사이의 업무인수인계가 위법하게 이루어지고, 이와 같은 조사보고서의 내용이 이 사건 재심판정에 그대로 반영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 어떤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