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9. 19. 선고 2024구합452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와 참가인 악단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21. 10. 19.자 신규단원 채용공고에 따라 참가인 악단의 트롬본 부수석 연주자에 지원하였고, 2022. 4. 6. 참가인 악단과 근로계약기간을 '2022. 4. 6.부터 2023.4. 5.까지'로 정하여 트롬본 부수석 연주자로 입사하였다. 원고의 근로계약(이하 '1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중 근로계약기간, 수습기간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1차 근로계약 만료 통보

1)

참가인 악단의 상임지휘자이자 음악감독인 D(이하 '음악감독'이라 한다)은 2023. 3. 25. 원고에 대한 평가서에 '계약종료(Termination)' 의견을 기재하여 참가인 악단에 제출하였다. 음악감독은 위 평가서에서 원고에 대해 'Not suitable for the section and for our orchestra', 'The style and sound is not the right match for the section'('해당 섹션과 오케스트라에 적합하지 않음', '스타일과 소리가 해당 섹션과 잘 맞지 않음')이라고 평가하였다(이하 '1차 평가결과'라 한다).

2)

참가인 악단은 2023. 3. 27. 원고에게 2024. 4. 5.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다.

원고의 고충신고 및 근로계약의 갱신

1)

원고는 2023. 3. 29. 참가인 악단에게 '재계약 불가 이유로 삼은 트롬본 파트 불화의 원인 제공자인 E 단원의 일탈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고, 재계약 문제의 재검토를 부탁한다'는 취지로 고충신고를 하였고, 참가인 악단 인사위원회는 2023. 4. 4.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조사 절차를 진행하고자 원고와의 근로계약 종료를 유예하고 3개월 단기계약을 진행하기로 의결하였다.

2)

참가인 악단은 위 의결에 따라 2023. 4. 6. 근로계약기간을 아래와 같이 '2023. 4. 6.부터 2023. 7. 5.까지'(3개월)로 정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이하 '2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같은 날 원고로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 종료 유예 및 단기 계약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3)

참가인 악단의 E 단원도 2023. 4. 17.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하였다. 참가인 악단은 2023. 6. 2. 원고에게 고충신고 처리결과를, E 단원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처리결과를 각각 통지하였는바, 원고에 대하여는 단원 간 상호존중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서면경고 조치를 하였고, E 단원에 대하여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견책 조치를 하였다.

라.

3차 근로계약의 체결 및 계약만료 통지

1)

원고와 참가인 악단은 2023. 7. 6. 근로계약기간을 '2023. 7. 6.부터 2024. 4. 5.까지'(9개월)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이하 '3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위 근로계약서에도 "법인은 단원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평가결과는 운영규정 제34조에 따라 제반 인사의 근거자료로 활용되며, 평가등급·평가기준·평가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인의 기준에 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2)

참가인 악단은 2023. 10.경 F 연주회(2023. 10. 18.~2023. 10. 21.)를 개최하였고, 이후 음악감독은 참가인 악단에게 원고에 대하여 "The sound quality and leadershipis not enough for this position."(소리의 질과 리더십이 해당 포지션에 충분하지 못하다), "Grade : below average"(등급 : 평균 이하)라고 기재(이하 '연주회 평가의견'이라 한다)한 평가의견을 제출하였다.

3)

참가인 악단은 2024. 3.경 원고에게 2, 3차 근로계약 체결의 경위를 설명하면서, '근로계약은 2024. 4. 5. 만료되며, 다만 2024. 3. 말경까지 시행되는 음악감독의 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종료 또는 연장 여부가 확정되어 2024. 4. 5. 전에 통보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예정 통보를 하였다.

4)

음악감독은 2024. 3. 29. 원고에 대하여 '계약종료(Termination)' 의견을 기재한 평가서를 참가인 악단에게 제출하였고, 음악감독은 위 평가서에 "Musicality and sound quality is not sufficient enough./Attitude from the past behaviour is aproblem./I do not see potential."(음악성과 음질이 충분하지 않음. 과거 행동으로부터의 태도가 문제임. 잠재력이 보이지 않음)이라고 기재(이하 '2차 평가결과'라 한다)하였다. 참가인 악단은 2024. 4.경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근로계약이 2024.4. 5.자로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계약종료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마.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각 판정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6. 25.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 악단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G),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10.2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2, 13, 16, 19 내지 20호증, 을가 제1 내지 13호증, 을나 제1 내지 8, 11 내지 14, 19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발생하였고, 참가인 악단은 합리성·객관성·공정성이 결여된 평가를 근거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종료 통보를 하였으므로,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유무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악단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재계약 심사 등의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의 1차 근로계약서에는 '평가결과에 따라 근로계약기간을 갱신을 할 수 있으며, 평가등급 · 평가기준 · 평가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인의 기준에 의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2차, 3차 근로계약서에도 '참가인 악단은 단원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평가결과는 운영규정 제34조에 따라 제반 인사의 근거자료로 활용되며, 평가등급 · 평가기준 · 평가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은 참가인 악단의 기준에 의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2)

참가인 악단의 운영규정 제21조는 신규 채용된 단원에 대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되기 전에 별도의 평가를 통해 '계약종료', '1년 재계약', '2년 재계약' 중 어느 하나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 악단의 인사운영내규에는 신규단원에 대한 평가방법,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으며, 실제 참가인 악단은 위 규정에 따라 신규단원들에 대하여 음악감독의 평가를 거쳐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인 이유 유무

1)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거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계약 체결 경위,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1호증, 을나 제16, 24, 25, 27,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악단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가)

참가인 악단의 운영규정 제21조, 인사운영내규(2022. 6. 23.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17조, 제18조에 의하면, 음악감독은 신규단원에 대하여 별도의 평가를 실시하여 계약종료 또는 1년 재계약, 2년 재계약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정하고, 참가인 악단의 사장은 위와 같은 음악감독의 평가를 바탕으로 신규단원과의 계약종료 또는 1년 재계약,2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음악감독은 1차 평가결과부터 일관되게 원고에 대하여 '계약종료' 의견을 제시하였다. 음악감독이 작성한 원고에 대한 각 평가서의 내용을 보면, 인사운영내규 제17조 제2항에서 정한 성실성, 연주력, 발전가능성, 근태 등 세부항목을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지는 않았으나, 위 내규에 기재된 세부사항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와의 재계약 여부를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음악감독의 평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총평만이 기재되어 있어 객관성 및 공정성, 합리성을 갖추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트럼본 부수석 연주자로서 적합한 연주 기량 등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예술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를 명확하게 계량화하여 평가하기 어렵고, 음악감독은 그 경력과 이력에 비추어 신규단원에 대한 평가를 담당하기에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이는바, 평가자인 음악감독에게 어느 정도의 평가에 관한 재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음악감독의 평가결과가 정량화된 평가기준에 따른 배점표의 형식으로 작성되지 않고, 다소 추상적인 내용으로 표현되어있더라도, 이를 들어 공정하지 않다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음악감독의 지위와 역할, 오케스트라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음악감독1인이 신규단원에 관한 평가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신규단원 평가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는 음악감독의 2차 평가결과 중 "Attitude from the past behaviour is problem."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고 있으나, 이는 원고의 근무태도, 트럼본 부수석 연주자로서의 역할에 관하여 평가한 것으로 원고와의 재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한 점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볼 것은 아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원고는, 참가인 악단이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불이익조치로 원고를 정기연주회 편성에서 제외하거나 오프스테이지 연주만을 배정하는 등 원고가 연주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하였으므로, 참가인 악단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중 수 차례에 걸친 연주회 및 그 연습기간 동안의 연주를 통해 충분히 음악감독에게 자신의 실력을 선보일 수 있었고, 설령 원고가 원하는 연주회에서 연주를 할 기회 또는 원하는 방식으로 연주를 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음악감독이 한 평가결과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음악감독은 1차 평가결과부터 원고에 대해 '계약종료'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원고가 참가인 악단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여 이를 처리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이고, 원고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점, 참가인 악단은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연주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원고와 3차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점, 참가인악단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건 처리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악단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관하여 충분한 보호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위와 같은 신고를 이유로 원고를 연주회에서 배제하는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