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11. 23. 원고와 B 사이의 C 학교법인 A(D고등학교)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중등교육기관인 D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B은 2023. 2. 28. 원고와 계약제교원(기간제교원) 채용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3. 3. 1.부터 이 사건 학교 4개 학급(1학년 5반과 6반 및 2학년 1반과 2반, 총 약 120명)에서 수학 과목을 가르쳤는데, 이 사건 계약 내용은 아래와 같다.
2023. 3. 15.경부터 B에 대하여 ‘첫 수업시간부터 학생들의 눈을 보고 수업의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짧은 치마를 입은 학생들은 담요로 가려 달라, 선생님의 시선을 잘못 이해하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는 발언을 매 수업시간마다 20분 가까이 하여 부담스럽고 수치스럽다. 학생들의 표정을 보고 수업을 해야 하니 마스크를 벗어달라고도 하였다.’, ’여학생들은 표정을 보아야 하니 치마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었을 때 담요로 가려달라고 자주 말씀하셔서 불편했다. 여학생을 여성으로 보게 되면 문제가 된다고 이야기를 길게 하셨는데, 요점은 잘 모르겠으나 불편하다.‘, ’첫 수업시간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시선이 가지 않도록 담요나 마이로 가려 달라고 하였다. 웬만하면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요구하였다.‘, ‘매 수업시간마다 여학생들한테 아직 학생들 눈을 마주치기 어려운데 치마 속으로 시선이 가니까 담요를 덮어달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하여 불쾌하다. 학생을 이성적으로 보지 않지만 보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고 말하여 수치스럽다.’는 등의 학교폭력(성 비위) 신고가 접수되었다. 원고는 성고충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B의 성희롱 행위가 인정된다고 보아 2023. 3. 21. B을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B이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므로 이 사건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정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23. B의 발언은 생활지도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성적 언동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B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6, 18,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B의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므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하다.
징계사유 존부
관련 법리
교원은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며 학문의 연찬 및 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탐구, 연마하여 학생의 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는 사립학교의 교원이라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1 내지 15, 19, 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B이 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을 하였다고 인정되고, 이는 이 사건 계약 제11조 제1항 제3호가 정하고 있는 계약해지 사유인 ‘복무상 의무에 위반한 때’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국가공무원법 제7장은 공무원의 복무에 대해 규정하면서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제56조),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63조)라는 공무원의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은 제10조 제2항에서 B의 기타 복무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국가공무원법 제7장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B이 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기본덕목에 더하여, 학생들의 인격형성이나 배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서 갖추어야 할 소양과 자질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B 스스로도 원고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해임의 주된 징계사유가 된 발언(수업시간마다 여학생들에게 치마를 담요로 덮어 가려달라고 말함)을 한 사실은 인정한 바 있다(갑 제12호증). 위와 같이 B이 여학생들에게 다리에 시선이 가지 않도록 담요 등으로 가리라고 반복적으로 말한 것은 여학생들의 신체와 관련된 언어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여학생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여학생들은 ‘치마 이야기는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매 시간마다 말씀하시니 부담스럽고 수치스러웠다.’, ‘치마를 가려달라는 말이 불쾌하고 당황스러웠으며 수치심을 느꼈다.’, ‘교복일 뿐인데 우리가 일부러 입은 것처럼 죄인 취급하여 불쾌했다.’, ‘수학 선생님이 조금 예민하신가 하여 넘기려고 했는데, 매 시간마다 이야기하시니까 점점 듣는 게 힘들었다.’고 진술하였고, 남학생도 ’매 시간마다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시선이 다리 쪽으로 가면 불쾌할 수 있으니 담요 같은 것으로 가려 달라고 요구했는데, 여학생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B의 성적 언동은 이 사건 계약 제11조 제1항 제3호 및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서 정한 복무상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때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B이 ‘치마 속으로 시선이 간다’는 발언은 한 적 없고, B의 발언은 교감의 허락 하에 생활지도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성희롱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B이 지속적으로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시선 처리가 어렵다며 다리를 담요 등으로 가려줄 것을 요청한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해임을 한 것으로(갑 제21, 22호증) B이 직접적으로 ‘치마 속’ 언급을 하였는지만으로 성희롱에 관한 판단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학생들이 작성한 진술서에 의하면 B은 치마 속으로 시선이 간다는 언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18호증 6쪽). 나아가 B의 발언은 교육상 주의를 주거나 생활지도를 하기 위한 목적 하에 용인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이 사건 학교 규정대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에게 매 수업시간마다 지속적으로 담요 등으로 다리를 가리라고 하는 것이 어떠한 교육 또는 생활지도의 목적인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사건 학교 교감이 노동위원회 심문기일에서 B이 자신에게 학생들에게 치마를 입었을 경우 담요 등으로 가리라고 이야기해도 되는지 문의하여 민감한 문제이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라고 답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성희롱의 피해자인 학생들의 의사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교감의 위 발언은 성희롱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달리 볼 수 없다.
피고는 B이 가르치는 약 120명의 학생 중 12명만이 B을 성 비위로 신고하였는데, 원고가 위 학생들의 진술 외에 다른 추가적인 조사 없이 이 사건 해임을 한 것은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부당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학년이 다른 4개 학급에서, 남학생을 포함하여 12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B을 신고하며 진술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서로 일치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교사인 B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어 기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B 스스로도 학생들이 신고한 발언을 하였음을 인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해임을 하면서 12명의 학생 외에 다른 학생들의 진술까지 청취하였어야 한다거나, 학생들의 진술에 기하여 이 사건 해임을 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학생들이 B의 성희롱 발언보다는 ‘진도가 느리다’거나 ‘수업시간이 끝났음에도 수업을 계속 진행하였다’는 등 B의 수업에 대한 전체적인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학생들이 작성한 진술서에 의하면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B의 성적 언동에 대한 불쾌감과 수치심을 진술하였고, 몇몇 학생들이 B의 수업 진도 등에 관한 내용을 진술한 것은 B의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기 위해 그러한 내용을 부가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징계양정 적정 여부
관련 법리
사립학교 교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두20997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이를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B은 자신이 지도하는 다수의 여학생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하였는데, 특히 고등학교 교사라는 B의 지위, 그 내용 및 횟수, 상대방 및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교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서 중대한 수준의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한다.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 기간제 교원에게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에 징계권자가 징계처분을 하여야 하는지, 어떠한 처분을 선택하여야 하는지에 관해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지 않으나,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에서 정하는 징계의 양정에 관한 일반적인 기준이 사립학교 기간제 교원에 대하여도 준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규칙 제2조 [별표]에 의하면,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성희롱’의 경우에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의,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 또는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임이 위 규정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B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B의 지도를 받으며 인격과 가치관을 형성 중인 청소년들로서 그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 및 그 가족들의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도 크게 훼손되었다. 그럼에도 B은 인사위원회 회의 등에서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하거나 이와 관련하여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하는 등 자신의 언행에 관하여 잘못을 시정할 의사나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사건 해임을 통하여 교사의 학생에 대한 비위행위를 근절하고,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보호하며, 교원의 비위행위를 근절하여 기강을 확립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교원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공익이 그로 인하여 B이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소결
이 사건 해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여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