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0. 25. 선고 2024구합530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B은 2022. 11. 2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야간 미화원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22. 11. 21. B과 근로계약기간을 ‘2022. 11. 21.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23. 1. 1. B과 근로계약기간을 ‘2023. 1. 1.부터 2023. 6. 30.까지’로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23. 5. 24. B에게 2023. 6. 30. 자로 근로관계가 만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31. ‘B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마.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12.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은 근무 중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 중에서 업무상 회사가 필요로 하는 자는 촉탁직으로 재고용하겠다는 회사 방침을 정하고 있는 것일 뿐이고, 촉탁직 기간제 근로자에 관한 재계약 방침을 정한 것이 아니다. 또한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계약은 1회만 갱신되었고, 그마저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하여 형식적 절차로 근로계약을 갱신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B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2)

원고는 현장 운영의 안정화를 위하여 당초 10명이었던 야간 미화 근무자를 9명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근로계약이 만료될 예정인 근로자들 중 근무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인 62점을 받은 B을 감축 대상으로 정하게 되었다. 또한 B은 평소에도 현장소장의 노무 지휘에 불복종하고 무례하고 거침없는 언행을 하는 등 원고가 현장을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B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나.

갱신기대권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만 기간제법 및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고려하면,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더하여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의 저하 정도와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의 사정까지 아울러 참작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호증,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B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은 “근로계약기간 도중 근로자가 사용자의 취업규칙상 정년인 만 60세에 도달하는 경우 제1항의 근로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근무는 유지하되 이후 재계약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 단, 업무상 필요한 경우 정년초과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고, 계약기간은 6개월 단위로 체결하며, 세부사항은 사내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원고의 「취업규칙」 제55조 제1항은 “직원의 정년은 직급에 관계없이 만 60세로 한다. 단,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정년 이후 촉탁으로 재고용할 수 있으며, 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계약을 6개월 단위로 체결한다는 것이 총근로계약기간을 6개월로 한정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이는 6개월 이후에 근로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는 규정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 원고의 「취업규칙」 제55조 제1항은, 정년 이후 6개월 단위의 기간제 촉탁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해석된다.

②

원고는 2022. 11. 21. B과 근로계약기간을 ‘2022. 11. 21.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23. 1. 1. 재차 B과 근로계약기간을 ‘2023. 1. 1.부터 2023. 6. 30.까지’로 정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미 근로계약이 1회 갱신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하여 형식적 절차로 근로계약을 갱신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최초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이 ‘2022. 11. 21.부터 2022. 12. 31.까지’였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계약 체결 당시 이미 원고가 계약 갱신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이고, ㉡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인 ‘2023. 1. 1.부터 2023. 6. 30.까지’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 및 원고의 「취업규칙」 제55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6개월 단위’에 부합하며, ㉢ 최초 근로계약과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총근로계약기간은 7개월이 되어 ‘6개월 단위’를 초과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단순히 형식적인 계약이라고만 보기는 어렵고, 실제로 갱신이 이루어진 계약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③

E 주식회사는 2022. 11. 1. 원고에게 건물 및 부지 관리 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위탁계약의 계약기간은 ‘2022. 11. 1.부터 2023. 10. 31.까지’이다. 그리고 B이 수행한 야간 미화 업무는 이 사건 위탁계약의 계약기간 동안 상시적, 계속적으로 행하여져야 하는 업무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위탁계약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B의 업무수행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위탁계약을 수행하기 위하여 60명(주간 미화 50명, 야간 미화 10명)의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2023. 1. 1. 일률적으로 기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촉탁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2023. 6. 30.’을 근로계약 만료일로 정하였는데(촉탁직 이외의 근로자는 이 사건 위탁계약의 계약기간 종료일인 ‘2023. 10. 31.’이 계약 만료일이다), 촉탁직 근로자들 중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된 자는 B 1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

④

원고는 촉탁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무평가를 실시하고 있었고, 근무 평가표에는 ‘재입사 허용기준’으로 ‘인성평가항목 평가점수 70점 이상인 자’, ‘근태율 96% 이상, 지각 및 조퇴가 총 5회 미만인 자’가 규정되어 있었는바, 이는 촉탁직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이 갱신됨을 전제로 하여, 근무평가 점수를 갱신 및 갱신거절에 활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B은 F생이다. 원고가 B과 2022. 11. 21.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및 2023. 1. 1.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B은 만 62세였다. 그리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날인 2023. 6. 30.에도 B은 만 62세였으므로, B의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 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이 저하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⑥

이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 원고의 「취업규칙」 제55조 제1항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해석되는 점, 원고와 B 간 근로계약이 이미 1회 갱신된 점, B의 업무수행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하였던 점, B 외에 나머지 촉탁직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이 모두 갱신된 점, B의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 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B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B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한편 원고는, 2023. 6. 30. 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근로계약종료 안내문 확인서’(갑 제7호증의 2)에 B이 자필로 서명함으로써 원고와 B 사이에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명시적 의사 합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나, B은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 합의해지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2023. 6. 30. 자로 종료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에서 원고가 보낸 ‘근로계약종료 안내문 확인서’에 자필로 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B이 위 확인서에 자필로 서명한 것만으로는 원고와 B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B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①

원고는 2023. 5. 26. 미화 직원들에 대한 근무평가를 실시하였고, B은 인성평가에서 62점(총점 100점)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원고가 내부적으로 정한 재입사 허용기준인 ‘인성평가항목 평가점수 70점 이상인 자’에 달하지 못하는 점수이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는 B이 의사소통 항목에서 1점(5점 만점), 성실성 항목에서 1점(5점 만점), 업무책임 항목에서 5점(15점 만점) 등의 점수를 획득한 것에 대하여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B이 근무시간에 자주 휴게공간에 머물며 태만한 모습을 보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 역시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B이 인성평가에서 62점의 점수를 받은 것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②

B이 2023. 4. 7. G 소장과 전화를 하면서 ‘비웃어요, 지금?’, ‘그만둘 각오를 하고 있다는 거 알고 나오세요. 예?’라고 말하는 등 다소 호전적인 언행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B과 G 소장 사이에 이루어진 2023. 4. 7. 자 대화만으로 B에게 근로관계가 종료될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라.

소결

따라서 B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B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에 따른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