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12. 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의 재택근무 신청 등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7. 16. 원고에 입사하여 업무지원팀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한 사람으로, 2023. 4. 20. 원고의 전자결재시스템을 통해 1년간 재택근무를 신청하였고, 원고의 인사실장 D(이하 ‘원고 인사실장’이라 한다)은 2023. 4. 21. 참가인이 담당하는 회계업무는 장기간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였다.
참가인은 2023. 4. 21. 다시 원고의 전자결재시스템을 통해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및 불안증세, 식욕저하, 소화불량, 불면증,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되어 상담치료 및 약물치료 중으로 안정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1년간 재택근무를 신청하였다.
원고 인사실장은 2023. 4. 24. 참가인과 두 차례 면담을 하면서, 참가인에게 ‘회계담당은 재택근무가 어렵고, 병가는 무급이므로, 인수인계를 조건으로 2개월 치 월급 정도를 받고 퇴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였고, 참가인은 원고 인사실장에게 3개월 치 월급을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 원고 인사실장은 참가인에게 ‘오늘은 그냥 가고 집에서 2, 3일 편히 쉬고 목요일(2023. 4. 27.) 출근하라’고 말하면서 권고사직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여 문자나 메일로 답변해달라고 하였고, 2023. 4. 25. 참가인의 재택근무 신청을 반려하였다.
참가인의 재택근무 신청 이후 경과
참가인은 2023. 4. 25.부터 원고에 출근을 하지 않았고, 2023. 4. 26.부터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출근을 하였다.
원고 인사실장과 참가인이 2023. 5. 2.부터 2023. 5. 4.까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중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자문 공인노무사 E는 2023. 5. 23. 참가인에게 권고사직에 관한 합의서 초안을 보냈고,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 인사실장에게 “안녕하세요, 실장님. E 노무사님을 통해 의사를 확인하였고 해당하는 내용으로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 인사실장은 2023. 5. 24. 원고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아 참가인에게 ‘합의금으로 세전 36,620,592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권고사직 합의서를 보냈으나 참가인은 답을 하지 않았다.
원고 인사실장은 2023. 5. 26. 참가인에게 “합의서에 동의하시면, 그렇다는 답글 보내주시던가, 어떠한 식으로든 합의한다는 표현을 바랍니다.”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2023. 5. 30. 다시 “합의서 동의가 필요합니다. 합의하십니까? 네 혹은 아니요로 답주세요~”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참가인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
참가인이 아무런 답변이 없자, 원고는 2023. 6. 8. 및 2023. 6. 12. 각 참가인에게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징계위원회 출석 통보를 발송하였고, 2023. 6. 16.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이 2023. 4. 25. 이후 무단결근하여 원고의 취업규칙 제22조 제3호를 위반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2023. 6. 24.자로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원고의 2023. 4. 24.자 해고 또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3. 7.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19. ‘원고의 2023. 4. 24.자 해고는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으며(F),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12. 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 8 내지 14, 16, 17호증, 을가 제1, 2, 4 내지 10호증, 을나 제1, 4, 7 내지 16,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참가인은 원고의 취업규칙 제38조를 위반하여 2023. 4. 25.부터 원고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무단결근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참가인의 무단결근이라는 징계사유가 명백히 존재하고, 징계양정도 원고의 취업규칙 제29조 제13호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원고의 취업규칙 제38조 제1항은 직원이 질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때에는 사전에 결근사유를 증명하는 사유를 첨부하여 결근계를 제출하거나 구두 또는 유선상에 의하여 회사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결근할 경우에는 무단결근으로 취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취업규칙 제22조 제3호는 징계사유 중 하나로 ‘무단으로 지각‧조퇴‧외출 또는 결근을 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29조 제13호는 직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월간 간헐적 또는 계속해서 3일 이상 결근한 때’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이 2023. 4. 25.부터 계속하여 원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원고 인사실장이 권고 사직 합의에 관해 마지막으로 연락을 한 2023. 5. 30. 다음날인 2023. 5. 31.부터는 원고의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결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범위 내에서 참가인에게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2023. 4. 25.부터 2023. 5. 30.까지 무단결근 여부(부정)
원고 인사실장은 2023. 4. 24. 참가인에게 권고사직을 받아들일지 결정하여 회신을 해달라는 말을 하였고, 참가인은 그때부터 원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 인사실장은 참가인이 권고사직을 수용할 지 여부에 관한 답변을 하지 않자, 2023. 5. 2. 참가인에게 ‘2023. 4. 25.부터 2023. 5. 2.까지 무단결근 중인 상황’을 고지하기는 하였으나, 2023. 5. 3. 다시 참가인과 권고사직 여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였고, 2023. 5. 4. 참가인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까지 무급휴직으로 처리를 하겠다는 말을 하였으며, 원고는 2023. 5. 30.까지 참가인과 권고사직의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이 권고사직 여부 및 그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에는, 원고가 참가인의 결근을 사후적으로 추인(2023. 5. 3.까지)하였거나 참가인의 결근을 묵시적으로 승인(2023. 5. 3.부터 협의 종료일까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최종적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권고사직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2023. 4. 25.부터 2023. 5. 30.까지의 결근을 다시 무단결근으로 보아 징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2023. 5. 31.부터의 무단결근 여부(인정)
원고가 참가인의 2023. 4. 25.부터 2023. 5. 30.까지의 결근을 추인하거나 묵시적으로 승인한 이유는 참가인과 권고사직 여부와 그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원고 인사실장은 처음부터 참가인에게 2023. 4. 26.까지 쉬고 회사에 출근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던 것이고, 2023. 5. 2. 참가인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더라도, 참가인이 2023. 4. 25.부터 2023. 5. 2.까지 무단결근 중인 상황을 고지하면서 권고사직으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참가인을 무단결근을 이유로 퇴사(징계)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고지하였다.
권고사직에 관한 협상이 결렬되었다면, 참가인은 원고 소속 근로자로서 회사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그러한 의무는 원고가 2023. 5. 31. 참가인에게 명시적으로 출근명령을 하지 않더라도 발생하며, 더 이상 권고사직에 관한 논의를 위하여 원고가 결근을 양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설령 참가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더라도, 그로 인하여 곧바로 참가인의 출근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로는 참가인이 2023. 4. 26.부터 다른 회사에 출근하고 있어 원고에 출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의 사정을 충분히 배려하여 권고사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처우에 관한 원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참가인이 권고사직 시 받을 돈에 대하여도 처음에는 2개월 치 월급을 제시하였으나, 이후 참가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3개월 치 월급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며, 인수인계도 참가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면이 아닌 유선으로 인수인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참가인을 최대한 배려하였다.
참가인은 약 한달 간 협의를 진행하여 작성한 2023. 5. 23.자 권고사직 합의서 초안을 확인하고, 원고에게 그대로 진행해달라고 말하였음에도, 원고가 2023. 5. 24. 보낸 권고사직 합의서에 대하여 동의 여부를 회신하지 않았고, 원고 인사실장의 반복된 독촉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2,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29조 제13호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월간 간헐적 또는 계속해서 3일 이상 결근한 때’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무단결근은 근로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거부하는 것이고, 권고사직에 관한 협의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참가인은 2023. 5. 31.부터 징계위원회가 개최된 2023. 6. 16.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정당한 이유 없이 결근을 하였으며, 참가인은 이후로도 원고에 출근하거나 이를 위해 노력한 사실이 없는바, 참가인의 무단결근은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고, 참가인에게 무단결근에 관한 고의도 존재한다.
또한 참가인은 1년간 재택근무를 신청하여 원고 인사실장과 면담을 진행한 바로 이틀 뒤부터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출근하면서 사실상 무단결근을 한 것이나, 원고는 참가인과 권고사직에 관한 협의를 하기 위해 위 무단결근을 양해하여준 것이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와 권고사직 여부 및 그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성실하게 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참가인의 사정으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원고의 대표이사의 욕설 등 직장 내 괴롭힘 등)은, 참가인이 회사에 출근하면서 원고에게 정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신고를 하여 시정 및 보호조치를 요구하거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참가인은 무단결근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23. 11. 14.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원고의 대표이사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다). 또한 원고가 참가인의 재택근무 신청을 거절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와 참가인의 권고사직 여부 등에 관한 협의 경과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의 병가 요구를 부당하게 거부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들이 참가인의 무단결근을 정당화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