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6. 13. 선고 2024구합6009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1.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및 C 노동조합 사이의 D, E(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약 2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물(시설)관리용역업, 시설경비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 8. 1. 원고에 입사하여 미화주임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 소속 직원 F(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2023. 7.경 원고에게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해 신고하는 한편, 나주경찰서에 참가인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강제추행죄’로 고소하였다.

다.

원고는 자체조사를 거쳐 2023. 8. 18.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의 아래 각 행위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이 ‘성희롱․성폭력 및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의결하였다.

라.

원고는 2023. 8. 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고, 2023. 8. 31.자로 참가인에게 해고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하였다.

마.

참가인과 C 노동조합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O, P(병합)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0. 25. ‘① 원고가 참가인을 징계함에 있어 수사기관의 조사가 종결될 때까지 징계처분을 보류하지 않은 것은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부당하나, ②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바.

원고, C 노동조합과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각 중앙노동위원회에 D, E(병합)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 3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각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이하 위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중대한 절차상 하자의 부존재)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에 의하면 징계사유가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징계를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명백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수사 중인 비위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충분히 해고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참가인 주장의 요지

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주장: 원고는 제1-3 징계사유 및 제2-1 내지 2-3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를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해고의 중대한 절차 위반: 징계사유의 절차 위반<각주1>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중대한 절차위반이 있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①

제1-3 징계사유 및 제2-1 내지 2-3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수사가 진행중이었고, 제1-1 및 제1-2 징계사유는 실질적으로 제1-3 징계사유와 동일하므로, 원고는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에 따라 징계처분을 보류하였어야 한다.

②

원고와 C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제42조 제1항 제6호는 ‘갑질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을 때’를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직장 내 성희롱을 징계해고 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다.

다.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1, 13,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제1-3 및 제2-1 내지 2-3 징계사유를 포함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가)

제1-3 징계사유: 피해자와 원고의 직원들은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며, 굳이 참가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나 동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Q, H, R 등 다수의 목격자가 참가인이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았던 행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그 진술 내용은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노래 중이던 피해자를 뒤에서 갑자기 껴안은 사실은 분명히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강제추행 또는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인정될 정도의 행위로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성희롱 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따라서 제1-3 징계사유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

제2-1 내지 2-3 징계사유: 원고 소속 다수 직원들은 조사과정에서 ‘참가인으로부터 위 각 징계사유 기재 사실과 관련된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참가인 역시 적어도 ‘I에게 관련 내용을 묻거나 언급한 사실’(제2-1 징계사유), ‘피해자와 H이 불륜관계라는 점을 다수인에게 언급한 사실’(제2-2 징계사유), ‘U으로부터 피해자와 I이 애인 사이라는 말을 듣고 이를 I에게 이야기한 사실’ 및 ‘I이 참가인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다닌게 맞냐고 묻자, 참가인은 I에게 사과하고 없던 일로 하자고 말한 사실’(제2-3 징계사유)은 인정하였다. 위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킬 수 있는 행위이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제2-1 내지 2-3 징계사유 역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다)

나머지 징계사유: 참가인과 피해자의 진술 및 원고의 조사결과보고서에 나타난 다수 직원의 진술에 의하면 나머지 징계사유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2)

중대한 징계절차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0 내지 12, 14, 내지 16,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한 절차위반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가)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은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감사기관이 조사중이거나 수사기관이 수사중인 경우에는 조사가 종결될 때까지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보류한다. 다만, 비위사실이 명백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수사의 대상이 된 참가인의 비위사실(제1-3, 제2-1 내지 2-3 징계사유)은 명백하므로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 후문에 따라 징계처분을 보류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한편, 제1-1 및 제1-2 징계사유는 제1-3 징계사유와 시간, 장소, 구체적인 행위가 달라 서로 동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참가인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설령 인사규정 제67조 제2항 위반이 있다고 보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단체협약에 정하여진 해고에 관한 절차위반이 그 해고를 무효로 하는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등 취지 참조).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 및 관계규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조사 또는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 조사 또는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보류하도록 한 취지는, 비위사실이 다소 불분명한 징계사유와 관련하여서는 충실한 사실조사에 기초하여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원고는 상당 기간 동안 참가인과 다수의 직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충실히 조사하였고, 참가인과 피해자, 목격자들의 구체적인 진술내용을 기초로 조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였으며,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및 직장 내 괴롭힘 조사심의위원회 심의위원들은 조사자료들을 검토한 후 참가인의 비위사실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결과적으로, 광주지방법원은 제1-3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하였고, 검사는 제2-1 및 제2-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을 기소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가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의 취지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또한 원고의 인사규정 제67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수사의 대상이 된 참가인의 비위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고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나머지 징계사유의 내용 및 경위 등을 비롯한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고 보인다.

(1)

나머지 징계사유에 관한 참가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가슴을 쳐다보면서 말하거나 “여자로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여성스타일이다”, “흔들린다”, “이쁘다”, “보고 싶었다” 등의 이야기를 하거나, 다수의 직원들 앞에서 바지를 끌어올려 성기를 부각되어 보이게 하는 등 성희롱을 하고, 다른 직원들의 험담을 하며, 고성과 폭언으로 모욕감을 주는 언행 등을 한 것으로 그 비난가능성이 크다.

(2)

피해자는 참가인의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수치심을 느꼈다’거나, ‘인간에 대한 불신 환멸까지 느껴질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고 불면증이 더 극심해진 상황’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3)

위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피해 정도, 다수의 직원들이 참가인의 행위를 목격하였던 점 등 여러 제반사정들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피해자를 비롯한 다른 직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

라)

참가인은 원고와 C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제42조 제1항을 근거로 ‘성희롱은 징계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 단체협약 제42조 제1항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또는 직무에 태만하였을 때’(제1호), ‘회사의 체면 또는 신용을 손상시켰을 때’(제2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제4호) 역시 징계사유로 삼고 있고,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참가인의 직무상 의무 위반(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원고 취업규칙 제11조, 제62조, 제75조 참조) 내지 회사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손해를 끼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충분히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해고에 중대한 절차 위반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