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2. 1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4. 2. 1. 원고의 E병원에 의무직 5급 주임으로 입사한 이래 F병원, G병원 등에서 근무하다가 2021. 1. 25.부터 H병원 영상의학실에서 MRI 및 위장조영 등 촬영, 건강관리센터 출장검사 업무 등을 담당하는 방사선사로 근무하였다.
원고의 해고 통보 등
원고는 2023. 8. 7. ‘참가인에게 아래 2)항 기재와 같이 원고의 인사규정 제51조가 정한 징계사유가 있으므로, 원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6조 및 [별표 8] 징계양정기준 1. 성실의무 위반, 2. 복종·규정준수 위반, 4. 친절 공정 의무 위반, 7. 품위유지의무위반(바. 성희롱, 아. 직장 내 괴롭힘)에 의거하여 참가인에게 중징계인 해임을 의결하였다.’고 통보하여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서 및 징계의결 요구서에 기재되어 있는 참가인의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고, 각 징계사유에 관하여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서에 기재되어 있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별지 1] 기재와 같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며 원고의 인사규정 제53조에 따라 원고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2023. 8. 24. 참가인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였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은 2023. 9. 18.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7. ‘제1, 3, 4-②, ③, ④, ⑤, ⑦, ⑧, ⑨, ⑪, ⑫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제2, 4-①, ⑥, ⑩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인정되는 징계사유들은 모두 교육훈련, 인사발령 등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도의 비위 행위에 불과하고, 위 징계사유들만으로 참가인에게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위 징계사유들에 기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처분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하였다(I).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원고는 2023. 12. 20.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19. 위와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12호증 및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별지 2] 기재와 같다.
원고의 인사규정 등 내부규정
[별지 3] 기재와 같다(갑 제2호증 참조).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제1, 3, 4-②, ③, ④, ⑤, ⑦, ⑧, ⑨, ⑪, ⑫ 징계사유뿐만 아니라 제2, 4-①, ⑥, ⑩ 징계사유도 모두 인정되고, 참가인에 대한 모든 징계사유와 더불어 참가인이 이전에 3차례에 걸쳐 징계를 받은 바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각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의 존부
[별지 1] 2. 나. 1)항 기재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4,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원고의 윤리규정 제32조가 규정한 고객존중의무, 제33조가 규정한 고객만족의무와 복무규정 제3조가 규정한 성실의무, 제5조가 규정한 근무기강 확립 등 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2 징계사유의 존부
[별지 1] 2. 나. 2)항 기재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3,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2022. 1. 1.경부터 2022. 1. 16.경까지 원고 H병원의 영상의학실장 직무대행으로 근무하면서 X-ray 촬영시간을 조율하라는 감염관리팀장의 지시를 거부하여 환자로 하여금 불필요한 대기를 하도록 하는 등 병원 진료 운영에 차질을 빚었고, 참가인이 수행하여야 할 촬영시간 조율 업무를 부하 직원인 J에게 전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참가인이 수행하여야 할 업무를 J이 수행하게 된 상황에서 오히려 위 J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행위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상급자인 영상의학실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우게 됨에 따라 참가인이 처음으로 그 직무대행을 맡게 되어 그 업무 수행이 다소 미숙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참가인은 그 지위에 비추어 참가인이 하여야 할 업무를 고의나 중과실로 해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의 위 행위는 원고의 복무규정 제3조가 규정한 성실의무, 제5조가 규정한 직무상 지시를 준수하여 근무 기강을 확립하고 질서를 존중할 의무 등을 위반한 것으로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제3 징계사유의 존부
[별지 1] 2. 나. 3)항 기재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2호,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및 [별표 1] 등이 규정한 방사선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 위법하게 청력검사를 실시하였으므로, 제3 징계사유 역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4-②, ③, ④, ⑤, ⑦, ⑧, ⑨, ⑪, ⑫ 징계사유의 존부
[별지 1] 2. 나. 4)항 중 ’성희롱 사례‘ 2, 3, 4, 5와 ’힘희롱 사례‘ 1, 3 및 ’2차 피해 사례‘ 1, 2 부분 기재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4, 18, 22,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및 원고의 윤리규정 제21조가 규정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의무, 윤리규정 제22조 및 임직원행동강령 제40조가 규정한 성희롱 등 금지의무 등(이하 위 각 규정을 ‘성희롱 등 금지규정’이라 한다)을 위반한 행위이므로, 제4-②, ③, ④, ⑤, ⑦, ⑨, ⑪, ⑫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다만, 제4-⑧ 징계사유의 기초가 된 [별지 1] 2. 나. 4)항 중 ‘힘희롱 사례 2’ 기재 사실의 경우 제2징계사유의 기초가 된 사실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제4-⑧ 징계사유가 제2징계사유와 구분하여 별도의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제4-⑧ 징계사유는 적법한 징계사유라고 볼 수 없다.
제4-① 징계사유의 존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갑 제14호증의 기재, 증인 K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별지 1] 2. 나. 4)항 중 ’성희롱 사례 1‘ 부분 기재와 같이 참가인은 2022. 10.경 K이 가슴 쪽에 착용하고 있던 티엘디 배지<각주1>에 달려 있는 고무스프링을 잡으려고 K의 가슴 부위의 2~3cm가량 앞까지 손을 뻗었던 사실, 이에 K이 곧바로 어깨를 움츠리며 “왜 이러시냐.”라고 말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K이 참가인의 신체 접촉을 납득할만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갑작스레 K의 신체 중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닿을 정도로 가깝게 손을 뻗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동으로 인하여 K이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고 증언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는 성희롱 등 금지규정이 정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제4-①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4-⑥ 징계사유의 존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 H병원 내 골밀도 촬영실은 사실상 원고의 여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는 하였으나 남성 직원들이 위 공간에 출입하는 것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지는 않았던 사실, ② K은 2022. 12. 6. 14:00경 여성용품(생리대)을 꺼내려고 위 골밀도 촬영실에 들어갔는데, 참가인이 그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던 사실, ③ K이 위 골밀도 촬영실 내 캐비넷에 들어 있는 여성용품을 꺼내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이 위 캐비넷 앞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다리만 살짝 비켜주었던 탓에 K이 여성 용품을 꺼내지 못하였고, 참가인이 ‘내가 있으면 안되는거냐.’라고 반문하였던 사실, ④ 참가인이 같은 날 14:30경 K을 불러 골밀도 촬영실에서 왜 본인에게 짜증스럽게 하였냐고 항의하자 K은 여성용품을 꺼내려고 들어갔는데 참가인이 있어서 꺼내지 못하였다고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위 골밀도 촬영실이 사실상 여성 탈의실로 사용되거나 여성용품이 비치되었던 공간으로 보이기는 하나, 본래는 촬영실로서 남성의 출입이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참가인이 처음 골밀도 촬영실에 들어갔을 때 그 곳에 여직원이 없었던 점, ③ 참가인의 언동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K이 여성용품을 꺼내기 위하여 캐비넷에 다가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과 증인 K의 증언만으로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4-⑥ 징계사유는 적법한 징계사유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제4-⑩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2호증 및 을가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2023. 3. 2. L가 원고에 입사한 이래 2주가량 적어도 3번 이상 계속하여 L에게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말하였던 사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L은 M, N, 참가인과 저녁식사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참가인과 L 간 통화 내용(을가 제6호증 참조)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이 L에게 단 둘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② 참가인이 L에게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권유하기는 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강압적이거나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그 기간도 2주가량으로 비교적 짧았던 점, ③ 참가인이 신입 직원을 격려하여 부서 내 친목 내지 화합을 도모하려는 동기에 기하여 저녁식사를 제안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제4-⑩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징계사유가 적법한 징계사유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인정되는 징계사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 제1, 2, 3, 4-①, ②, ③, ④, ⑤, ⑦, ⑨, ⑪, ⑫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가 인정되고, 나머지 제4-⑥, ⑧, ⑩ 징계사유는 적법한 징계사유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한지 여부
관련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등).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정해진 징계양정 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1다226886 판결 등).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등).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8, 25,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만으로도 참가인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 [별표 8]은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품위유지의무 위반(성희롱)에 대한 양정기준으로 ‘파면~해임’을 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제79조는 서로 관련이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중 책임이 중한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다수의 성희롱 행위를 저질렀고, 여기에 직무태만 등 징계사유까지 추가로 존재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들어 참가인을 ‘해임’한 것은 원고의 내부규정에서 정한 양정기준에 부합한다. 위 양정기준 자체가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가 쉽사리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가인은 장기간에 걸쳐 직무를 태만하였을 뿐만 아니라 종종 환자에게까지 고성이나 반말을 일삼기도 하였고, 지부장 O과 영상의학과장 P을 비롯한 Q, R, S, T, U, V, J 등 다수의 원고 직원들이 참가인의 근무태만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갑 제18호증 참조). 참가인은 1997. 1. 29. ‘당직근무태만(무단이탈)’로 감봉 1개월, 2000. 6. 30. ‘방사선 촬영시 안전사고’로 견책, 2006. 7. 14. ‘직무태만행위(응급환자에 대한 담당업무 소홀)’로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음에도 여전히 근무태도를 개선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직무태만행위를 하였고 이로써 동료 직원들에게 피해를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고로서는 직장질서의 회복 등을 위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참가인이 한 성희롱 행위들은 대체로 그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적어도 3명 이상이고 그 대상도 주로 참가인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온 것으로 보이므로(갑 제25호증의 2 참조), 참가인이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등에 대한 감수성이 낮아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점은 별다른 참작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위와 같이 다수의 직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였음에도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하거나 피해를 입은 직원들에게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늦은 밤과 주말에 자신의 비위행위에 관한 제보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에게 전화하여 장시간 추궁하거나 고성을 질러 질책하는 등 행위를 하였다. 이와 같은 참가인의 태도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이 교육훈련 등을 통하여 적절히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공공적 성격을 가진 원고의 소속 직원에게는 일반 사기업에 비하여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 H병원의 영상의학실장이 휴가로 비울 때 그 직무대행으로 근무할 정도로 자신의 부서 내에서 비교적 높은 지위에 있었고,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비위를 저질렀다. 이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의 비위행위를 더욱 엄중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
소결론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원고가 참가인을 해임한 것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처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각주1) 영상의학실에서 방사선 피폭을 측정하는 장치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