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 23. 선고 2024구합62486 판결

부당대기발령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등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1971. 5. 18. 인삼 관련 사업을 경영하는 조합원들의 생활, 지위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D법에 따른 품목조합이다.

2)

원고는 경제사업의 일환으로 E(이하 '이 사건 마트'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3)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0. 12. 17. 원고에 입사하였고, 2020. 1. 2.부터 원고 조합장 휘하에서 원고의 업무를 총괄하는 전무의 직위에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의 경위

1)

F(이하 '이 사건 조합장'이라고 한다)가 2023. 3. 21. 원고 신임 조합장으로 취임하였다.

2)

원고는 2023. 8. 7.경 이 사건 마트 관련 특명감사(이하 '이 사건 특명감사'라고 한다)를 실시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특명감사 결과 참가인을 포함한 11명의 근로자가 배달취소, 품목삭제, 반품거래 등의 방식을 통하여 대가 지급 없이 물품을 취득하는 부적정 업무행위(이하 '이 사건 문제행위'라고 한다)를 하였다고 판단하고, 2023. 8. 29. G중앙회(이하 '중앙회'라고 한다)에 사고보고를 하였다.

4)

원고는 2023. 9. 1. 이 사건 문제행위와 관련하여 원고 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및 제90조<각주1>에 근거하여 참가인에게 직권정지 및 자택 대기발령(발령일자 2023. 8. 31., 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명하는 인사발령을 전자문서로 시행하고(갑 제6호증의2), 같은 날 카카오톡 직원 단체대화방을 통하여 '인사발령사항이 전자문서로 시행되었다'는 공지를 하였다(갑 제18호증).

5)

이 사건 대기발령 전·후 참가인의 급여 변화는 다음과 같다.

다.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절차 경위

1)

참가인의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신청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22.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나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근로자로서 감내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2)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8. 초 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라.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직 절차

1)

중앙회는 2023. 10. 23.부터 2023. 10. 27.까지 이 사건 문제행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이하 '이 사건 중앙회감사'라고 한다), '참가인이 2020. 1. 5.부터 2023. 7. 30.까지에 걸쳐 배달취소, 품목삭제, 음수거래, 반품거래의 방식으로 약 1,280만 원 상당의 이 사건 마트 상품을 무단반출하여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감사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2)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양정을 '징계해직'으로 의결하여 2024. 3. 19.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중앙회감사 결과를 토대로 2023. 12. 5. 참가인을 포천경찰서에 횡령 혐의로 고발하였다.

4)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4. 3. 28.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직을 의결하고, 원고는 2024. 4. 1. 이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이 종료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8 내지 20, 24 내지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적 위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 필요한 절차를 거쳐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직이 이루어질 때까지만 대기발령이 유지된 것이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화되어 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절차적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참가인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인사규정이 대기발령에 관하여 인사위원회에 부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원고는 참가인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지 아니하였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 공지 당시 인사발령의 종류, 대상, 사유, 기간 등 구체적 내용을 기재하지 아니하여 참가인이 알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 관련 적절한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2)

구체적 판단

가)

원고 인사규정(갑 제13호증) 제92조는 '직무 또는 직권 정지된 사람에 대하여는 대기발령하고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문언 자체가 대기발령을 '하고'라고 정하고 있어 인사위원회 부의 시점을 대기발령에 후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원고 인사규정 제62조 제2항은 대기발령 이전에 인사위원회 의결이 필요한 경우를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에는 직권정지에 따른 대기발령의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직권정지 된 자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하기 위하여 그 전제로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여야 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참가인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였고,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4. 3. 28.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직을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인사규정 제92조를 위반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의 통지와 관련한 절차적 위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대기발령의 경우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절차적 정당성은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규정의 위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데(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내부규정은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발령의 통지 방식에 관하여 특별히 정하고 있는 것이 없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6,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였고, 원고가 전자문서를 통하여 시행된 이 사건 대기발령을 참가인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에 관하여 다투는데 어떠한 장애가 있었던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적 위법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과중하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과 어떠한 협의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 가) 원고 인사규정 제90조는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행위자 또는 관련자의 직권 또는 직무의 정지가 필요할 때나 사고 등의 행위자 또는 관련자가 증거를 소멸시킬 우려가 있을 때 4급 이상 직원에 대하여 직권정지를 명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62조 제1항 제3호는 '직권정지를 명하였을 때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문제행위와 관련한 중앙회감사 및 징계절차가 예견되는 상황이었던 점, 원고로서는 추가 조사와 사고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참가인을 업무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었을 것인 점, 또한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 참가인으로 하여금 그대로 원고를 총괄하는 전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였을 것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은 어느 정도 존재하였다고 인정된다.

나)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참가인과 마찰이 있던 이 사건 조합장에 의하여 이 사건 특명감사가 이루어졌으므로 애초부터 이 사건 특명감사의 의도가 부적절하였으며, 참가인에게 소명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하여 독립성 및 공정성 원칙을 위반하였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각주2> 그러나 이 사건 중앙회감사에서도 참가인이 1,280만 원 가량의 물품을 이 사건 마트에서 횡령하였다는 결과가 도출되었고, 참가인은 스스로도 위와 같은 감사결과 자체가 부당하다고 다투고 있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 사건 특명감사가 참가인 주장과 같이 부적절한 의도에 기하거나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설령 이 사건 특명감사에 참가인 주장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러나 업무상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은 앞서 본 참가인이 통상적으로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참가인의 매월 급여는 약 6,326,000원에서 1,823,400원으로 450만 원 가량 감소(비율로 보면 월급여의 70% 이상 삭감)하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정기성과금 또한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그 불이익은 더욱 중하게 된다. 참가인은 근로자로서 출근을 할 수 없는 불이익 또한 받게 되었다.

(2)

원고는 그와 같은 큰 폭의 급여 감소가 중앙회 산하 지역조합들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직원급여규정 제7조 제4항 제1호(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제1호에서 제4호에 따른 대기발령의 경우 기본급의 100분의 90만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에 따른 것이고, 참가인에 대하여만 특정하여 불이익을 가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본급이나 직책급의 비중은 원고 내부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인데, 원고는 다른 지역조합이나 품목조합들에 비하여 기본급이 낮고 직책급이 높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므로 대기발령으로 인한 급여삭감의 폭이 다른 지역조합들보다 상당히 커지게 된다. 또한 원고 규정이 사전에 참가인과 같이 직책급의 비중이 높은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 대기발령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불이익을 예정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로서는 그와 같은 기준에 따른 참가인의 불이익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대기발령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하는 것이고, 사전에 원고 규정에 대기발령에 따른 급여 지급 기준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것만으로 참가인이 그 기준에 따른 불이익을 감내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참가인의 권한을 배제하거나 전무 직위에서 배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직권정지<각주3>만을 취하는 방식이나 다른 직위로의 변경(원고 인사규정 제79조 제2항 참조)을 통하여도 충분히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방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는 조사 및 사고확대 방지에 불충분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단순히 참가인의 권한을 배제하거나 전무 직위에서 배제할 필요성만으로 매월 70% 이상의 급여 삭감과 같은 수준의 불이익이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기한을 정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약 7개월이 경과하여서야 징계해직이 이루어졌는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중앙회 차원의 감사 및 조합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징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원고의 징계절차 특성상 그 정도 시간의 소요는 부득이한 일이고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가 부당하게 장기화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원고 2024. 9. 9. 자 준비서면 제19쪽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대기발령 시점부터 대기발령이 그와 같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견가능하였다는 사정 또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근로자로서 감내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한다.

(5)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여 대기발령 이전에 성실한 협의가 필요하였을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과 관련하여 별다른 협의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부당하게 장기화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각주1) 원고 인사규정 제62조(대기) ① 직원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 3. 직권 또는 직무정지를 명하였을 때 4. 징계사유에 해당되어 인사위원회에 부의될 때 제90조(사유) 직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가 있을 때에는 4급 이상의 직원에 대하여는 직권정지를, 5급 이하 직원에 대하여는 직무정지를 명한다. 1.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행위자 또는 관련자의 직권 또는 직무의 정지가 필요할 때 2. 사고 등의 행위자 또는 관련자가 증거를 소멸시킬 우려가 있을 때

각주2) 이 사건 특명감사에 관련한 일련의 주장을 이와 같이 이해한다.

각주3) 직권정지는 권한 행사는 불가능하나 본직은 유지되고, 대기발령은 직위도 해제되는 차이가 존재한다(을가 제1호증의2 제22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