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A은 2006. 6. 19., 원고 B은 2009. 4. 11. 각각 참가인에 입사하여 참가인의 중국 내 영업법인인 F유한공사(이하 ‘상해법인’이라 한다)에서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 B은 2022. 4. 19., 원고 A은 2023. 7. 14. 각각 참가인 내에 조직된 G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산하 H지회에 가입하였다.
참가인은 2023. 7. 1. 원고들이 속한 상해법인의 행사영업팀 등을 2023. 8. 1.자로 폐지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하였다. 참가인은 2023. 7. 18.경 원고들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하면서 권고사직을 하지 않으면 국내로 귀임 발령할 것임을 알렸으나, 원고들이 이에 따르지 않자 2023. 8. 1.자로 원고들을 대기발령자가 머무는 임시부서로 발령하였다가, 2023. 8. 7. 원고 A을 2023. 8. 12.자로, 원고 B을 2023. 8. 25.자로 국내 부서에 귀임 발령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원고들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인사발령이자 불이익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13.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인사발령에 해당하지만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하였다(I/J 병합). 이에 대해 원고들과 이 사건 노동조합, 참가인이 모두 불리한 부분에 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28.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인사발령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초심판정 중 부당인사발령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한편, 원고들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은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E 병합, 이하 위 재심판정 중 부당인사발령 관련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 이유로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인사발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행사영업팀 폐지는 중국의 변화된 경제환경에서 경영상 어려움의 타개책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진행된 상해법인의 전반적인 조직개편 과정의 일부였던 점,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는 ‘현지세적인(중국법인이 직접 현지에서 채용한 한국인)’과 달리 국내 본사에서 채용되어 중국에 파견된 ‘해외주재원’으로 상해법인에서 책임자급으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원고들이 직책을 유지하면서 전환배치될 수 있는 부서는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원고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상 근무지가 중국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아 이 사건 인사발령과 같은 향후 근무지 변경이 예정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주재수당, 주거비 및 교육비 등의 감소로 실질급여가 하락한 것은 국내 본사 귀임을 명한 이 사건 인사발령에 수반되는 근로조건의 조정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의 필요성보다 이에 따른 원고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발령에 앞서 상해법인의 경영상 여건과 상황을 설명하고 사전 고지를 하였으며 국내 본사 면담을 통해 의견 개진 기회를 준 이상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도 거쳤다.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 대부분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것과 동일하고,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인사발령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하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들과 참가인이 이 법원에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들이 이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거나 새롭게 제기하는 주장들은 모두 아래에서 보는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들은 2023년 상반기까지 행사영업팀의 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다른 상품판매 채널에 비해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었으므로 설령 참가인 주장과 같이 상해법인의 구조개선이 불가피하였더라도 행사영업팀을 다른 팀보다 먼저 폐지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원고들이 위 목표 대비 실적에 관한 자료로 제시한 표(2025. 2. 19.자 준비서면 4쪽)에 2023년 ‘소주창고 대개방’ 행사와 관련된 금액을 ‘목표’에는 반영하지 않고 ‘실적’에만 반영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는데, 원고들은 이에 관하여 특별히 반박을 하지 않고 있고, 만일 참가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행사영업팀이 다른 판매채널을 웃도는 우수한 2023년 상반기 목표달성률을 기록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나아가 설령 행사영업팀의 목표달성률 자체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들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행사영업팀은 영업이익에 손실이 발생할 뿐인 부진재고(악성ㆍ체화재고)의 할인판매를 주된 업무로 하는 부서였던 점, 전체적인 매출 감소로 인한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조직구조 개선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목표달성률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사업성과 성장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영상 판단이 요구되는 점, 코로나19 사태와 온라인 쇼핑 및 유통채널의 확산 등으로 행사영업팀이 수행한 오프라인 영업 관련 조직의 축소 필요성이 커졌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행사영업팀 폐지의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설령 행사영업팀을 폐지할 필요성이 있었더라도 원고들을 국내 본사로 귀임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 다른 부서로 배치전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의 조직개편안은 오프라인 행사를 당장 전면적으로 중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행사 관련 조직을 축소하는 것을 기본적인 골자로 하고 있었을 뿐이므로, 조직개편 이후 행사영업팀이 담당하던 오프라인 행사가 축소된 형태로 일부 진행되었다는 것만을 들어 원고들이 배치전환을 통해 종전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실제로 이 사건 인사발령 무렵부터 참가인의 중국 내 법인의 전체적인 조직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었고, 행사영업팀이 종래 담당하던 오프라인 행사 관련 매출도 점차 감소한 이후 2024년경부터는 유의미한 수준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재심판정도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원고들은 관리자 지위에서 높은 급여를 지급받던 해외주재원으로, 현지세적인을 중심으로 참가인이 중국 법인 내에 채용한 일반 직원들과 비슷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원고들이 온라인 판매 관련 업무를 일부 수행한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 원고들이 그동안 담당해온 오프라인 행사 외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자신의 연차나 직급에 맞는 전문성을 계속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중국 내 다른 부서로 충분히 배치전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해 오랜 기간 중국에서만 근무하며 생활 근거지를 중국 내에 두고 있던 원고들이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사건 재심판정 설시와 같이 현지주재원 지위에서 종래 지급받던 각종 수당 등을 상실하게 된 것은 인사발령에 자연스레 수반되는 결과에 불과하고, 이를 제외하더라도 원고들이 여전히 적지 않은 금액을 참가인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처럼 중국 내 배치전환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적어도 직장을 유지하고 일정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 고용관계를 단절하는 경우보다는 원고들에게 덜 불리한 조치에 해당하는 점, 원고들이 가족들과 떨어지게 되거나 급박하게 이사를 결정한 데에는 그러한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고자 한 선택의 측면도 있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원고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의 정도를 압도할 수준에 이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전제가 된 행사영업팀 폐지공고가 원고들의 항의에 따라 진행 중이던 참가인과의 면담 도중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사실이나, 원고들에게는 그에 앞서 행사영업팀 폐지에 관한 사전 예고와 사직 권고 등의 조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조직개편은 사용자의 재량에 속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명시적인 동의를 필요로 하는 사항이 아님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하여 거쳐야 하는 신의칙상 협의절차를 단순히 형식적으로만 진행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로 원고들이 상당 기간 실제 업무를 담당할 부서에 배치되지 못한 것도 원고들이 이 사건 인사발령에 항의하는 태도를 유지하였거나 원고들이 처한 개별적인 상황이 새로 담당할 행사업무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일 뿐, 원고들 주장처럼 참가인이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새로운 직무를 부여하지 않은 채 원고들을 괴롭혔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