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6. 12. 선고 2024구합64444 판결

부당강등 구제 등 재심판정 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 약 1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한센병 환자를 발견 및 등록·관리하는 비영리단체이고, 원고는 1986. 11. 17. 참가인에 입사하여 2023. 2. 1.부터 참가인 서울지부 운영지원부장(일반직 2급)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6. 12. 14. 참가인 인사규정 제94조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면서, '강등은 직급을 1계급 아래로 내리고, 직원 신분은 보유하나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 중 보수는 전액을 감한다.'라고 정의하고, 이를 징계양정기준에도 반영하는 내용으로 참가인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개정'이라 하고, 개정 전·후의 인사규정 내용 중에서 징계와 관련된 부분을 각 '개정 전 인사규정' 및 '개정 후 인사규정'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2023. 8. 28. 원고를 서울지부에서 의왕시 소재 본부로 이동 발령하였고(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2023. 9. 21. 원고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일반직 2급 부장'에서 '일반직 3급 과장'으로 강등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등'이라 하고, 아래 표 기재 각 징계사유를 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라.

원고는 2023. 10. 13. 이 사건 인사발령 및 이 사건 강등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8. 이 사건 인사발령 및 이 사건 강등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F).

마.

원고는 2024. 1. 3.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15.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7호증, 을가 제2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강등은 위법하므로,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강등은 직급을 2급에서 3급으로 내리는 '강등'과 3개월간 직무를 정지하는 '정직'을 함께 부과하는 것이므로 사실상 이중징계에 해당하고,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한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2)

이 사건 개정은 개정 전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고 징계에 관한 여러 규정들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 없이 이 사건 개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개정은 원고에게 효력이 없고, 개정 후 인사규정을 근거로 이루어진 이 사건 강등은 무효이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3)

이 사건 강등은 '일반직 2급 부장'이었던 원고를 '일반직 3급 부장'이 아니라 '일반직 3급 과장'으로 강등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바, 이는 직급을 한 단계 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책 변경의 근거 없이 원고의 직책을 부장에서 과장으로 변경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이하 '제3 주장'이라 한다).

4)

이 사건 강등으로 인하여 원고는 3개월분의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는 한편, '일반직 3급 부장'이 아니라 '일반직 3급 과장'으로 직책이 하향됨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권한, 수당, 관리자 지위를 상실하는 등 막대한 불이익을 입게 되었고, 이는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에 비하면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이 사건 강등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이하 '제4 주장'이라 한다).

나.

판단

1)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강 등으로 인하여 원고의 직급이 2급에서 3급으로 하향되고, 3개월간 원고의 직무가 정지되어 그 기간 동안 원고의 보수가 지급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인사규정 제94조 제2항은 "강등은 직급을 1계급 아래로 내리고, 직원 신분은 보유하나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 중 보수는 전액을 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이 '강등'이라는 징계의 내용과 효력을 위와 같이 정한 것 자체가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규정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참가인은 위 규정에 따라 하나의 징계를 한 것이지, 하나의 사안에 대하여 두 번의 징계를 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강등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거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고 이를 징계양정기준에 반영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개정이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개정 전 인사규정은 징계의 종류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으로 구분하고 있었는데, 개정 후 인사규정은 '강등'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직급을 1계급 아래로 내리고, 직원 신분은 보유하나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 중 보수는 전액을 감한다'는 것을 강등의 내용으로 정하였으며(개정 후 인사규정 제94조 제1, 2항), 징계양정기준에도 각 징계사유 별로 '강등'의 징계가 가능한 경우를 추가하였다(개정 후 인사규정 별표 <4>). 징계권자의 징계양정은 개별 사안에서의 해당 비위행위의 구체적 내용·정도, 각 징계 처분이 부과하는 불이익의 정도 등 비위행위와 징계에 관련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개정이 그 자체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 또는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②

비록 이 사건 개정으로 인하여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 일부 징계사유에 관하여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의 징계양정기준이 '정직'에서 '강등 또는 정직'으로 개정되는 등 일부 징계양정기준이 결과적으로 강화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정직'과 '해임' 사이에 '강등'을 추가하여 징계의 종류를 더 세분화하면서 이를 징계양정기준에도 반영한 결과에 불과하고, '직무태만 또는 회계질서 문란', '복종의무 위반' 등 일부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의 징계양정기준이 '해임'에서 '해임 또는 강등'으로 개정되어 그 기준이 완화되기도 하였으므로, 개정 전후의 인사규정을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사건 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③

개정 전 인사규정과 개정 후 인사규정은 징계감경 및 징계가중에 관하여 사실상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제99조 제2항, 제99조의2), 이 사건 개정으로 인하여 징계가중이나 감경에 관한 규정 내용이 변경된 바도 없다.

3)

제3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 인사규정 제94조 제2항은 "강등은 직급을 1계급 아래로 내리고, 직원 신분은 보유하나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 중 보수는 전액을 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참가인은 원고를 '일반직 2급 부장'에서 '일반직 3급 과장'으로 강등한 사실, 참가인의 일반직 직급 및 직책 체계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 인사규정은 강등에 관하여 '직급을 1계급 아래로 내린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당해 직급에서 어떠한 직책을 부여해야 하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② 참가인의 일반직 직급 및 직책 체계에 의하면 2급과 3급을 제외한 나머지 직급의 경우 한 직급 당 한 개의 직책을 두고 있으므로, 직급 강등은 직책 변경을 수반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 ③ '3급 부장'과 '3급 과장' 사이의 급여는 월 30만 원의 직책수당 지급 여부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이 모두 동일한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인사규정에 의하더라도 신규 임용의 수습기간(제7조 제3항), 근속승진(제17조의2 제1항), 승진소요 최저기간(제18조 제1항), 호봉산정 기준(제21조 제1항), 경력평정기간 계산(제85조 제1항), 근무성적 평정기준(제86조), 근무성적 평정(제87조 제1항), 징계의결의 요구(제95조 제1항) 등에 관한 기준은 직급별로만 차등을 두고 있으므로 동일 직급 내에서는 직책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인사 기준을 적용받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강등은 원고의 귀책사유에 기인한 징계처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일반직 2급 부장'에서 '일반직 3급 과장'으로 강등한 이 사건 강등이 참가인의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제4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강등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참가인 서울지부 운영지원부의 부장으로서 전문의약품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의약품 관리 및 구매 등을 규정에 맞게 처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전문의약품을 의사의 처방 없이 환자가 아닌 불특정인에게 홍보용으로 지급함으로써 이에 상응하는 예산을 본래 목적과 용도와 달리 임의로 사용하였다(예산의 목적 외사용은 예산 등 회계에 관한 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는 상급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하급자인 피해자를 모욕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이마를 두 차례 미는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기도 하였는바, 이와 같은 행위는 업무기간 동안 하급자의 지위에서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받는 상대방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 인화를 저해하고 협업을 어렵게 하여 업무의 능동적·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시정의 필요성이 크다.

②

참가인 인사규정 별표 <4>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직무태만 또는 회계질서 문란으로 인한 성실의무 위반이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임 또는 강등'의 징계처분이 가능하고,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강등 또는 전직'의 징계처분이 가능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는 그 내용과 방법,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최소한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강등은 위 징계양정기준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③

여기에 참가인 인사규정 제99조의2 제1항은 "서로 관련이 없는 2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중 책임이 중한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서로 별개의 비위행위이므로 위 규정에 따른 징계가중도 가능한 점, 원고는 이 사건 강등 이전인 2016. 6. 23.에도 '직원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징계사유로 하여 감봉 3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의 전문의약품 목적 외 사용 행위가 참가인의 홍보 활동을 위한 것이었다거나 위 전문의약품의 가액이 소액에 불과하였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강등을 한 것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강등은 정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