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인은 국방시설본부 D과에서 사업관리담당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3. 3. 30. 고인의 아래와 같은 행위(이하 아래 표 기재 비위행위들을 지칭할 때는 그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한다)가 품위유지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직권남용으로 인한 타인권리침해 및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에 따른 부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고인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항고하였는데, 징계 항고절차가 계속중이던 2023. 11. 22. 사망하였다. 원고 A는 고인의 배우자이고, 원고 B은 고인의 미성년 자녀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이 없다’고 본안전 항변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감봉된 부분에 관한 급여청구권(이하 ‘급여청구권’이라고만 한다)은 이 사건 소의 직접적 소송물이 되지는 않으나, 이 사건 처분의 취소에 부수하는 단순한 반사적 효과에 불과하다고는 할 수 없고, 이 사건 소의 실질적 목적을 이루는 것으로서 원고적격의 기초가 되는 법률상의 이익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행정처분은 무효 사유가 없는 한 그 처분이 취소되지 않으면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없는데,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 내지 원고적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게 되면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처분이 취소됨으로써 가질 수 있는 급여청구권을 사실상 상실하게 되어 부당하다.
따라서 고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고인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징계사유의 부존재
제1-③ 및 제1-⑥ 징계사유의 부존재: 위 각 부분은 발언 자체에 폭언, 욕설 기타 인격모독성 표현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고 그 발언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거나 정신적 충격을 주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폭언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머지 제1 징계사유의 부존재: 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폭언을 한 경위는 업무상 질책 과정에서 한 것이고, 모욕할 목적이 아니다.
제2 징계사유의 부존재: 고인은 E에게 퇴근하고 학원에 가지 말라고 한 사실이 없고, 그와 같은 고의도 없으며, E이 실제로 학원에 가지 못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고인의 직책상 E의 개인적 생활에 대하여 전반적인 감독 및 통제권을 가지는 직무권한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제3 징계사유의 부존재: E은 공무원행동강령에서 정한 직무관련공무원이 아니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느다.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처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6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1 징계사유는 원고의 언행이 품위유지의무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품위’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4두8469 판결 등 참조).
제1-③ 징계사유가 품위유지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고인은 피해자 F에 대하여 평소 모욕적 언행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제1-③ 징계사유의 전단 부분<각주1> 참조), 고인이 스스로 배차신청을 반려한 직후 F에게 해결 방법을 보고하라거나 짧은 시간안에 생각하기 어려운 대안을 강요함으로써 의도적으로 하급자를 당황하게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고인의 행위는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는 행위가 아님이 분명하다. 나아가 폭언의 사전적 의미(난폭하게 말함. 또는 그런 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폭언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제1-⑥ 징계사유가 품위유지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원고는 당직 근무 이후 정당하게 퇴근하는 하급자들에 대하여 별다른 이유 없이 ”당직은 어제섰는데 왜 오늘 퇴근을 하냐“, ”업무는 완벽하지“ 등의 말을 함으로써 부당한 압력을 가하였다. 이 역시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제1 징계사유 중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본다. 신빙성 있는 관계자들의 진술 및 고인의 진술에 비추어, 고인이 제1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을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언행들은 모욕적이고 원색적이며, 욕설이 섞여 있는 내용들로, 불필요하게 인격을 모독하고 상처를 주는 말들이다. 설혹 그러한 언행이 업무상 질책의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질책의 수준을 초과한다. 이 부분 행위 역시 품위유지의무위반에 해당한다.
제2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제2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고인 및 E과 같이 근무하였던 G은 원고가 제2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G의 진술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나 동기도 없어 위 진술 내용은 충분히 믿을만한다.
징계처분과 형사처분의 성격 및 목적의 차이,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및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23. 6. 16. 국방부령 제1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별표 1]의 내용 및 체계에 비추어보면, 군인의 행위가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엄밀한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는 경우에도, 군인이 그 직책 내지 권한을 이용하여 타인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였다면 ‘성실의무위반(직권남용 타인 권리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고인의 이 부분 행위는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E에게 반복적으로 ”퇴근하고 뭐하냐“, ”별 일 없다고?“ 등으로 되물음으로써 부당하게 압력을 가하고, 정상근무 이후 정당하게 퇴근하려는 하급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성실의무위반(직권남용 타인 권리침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직권을 남용하지 않고, 하급자 및 동료의 인격과 명예, 권리를 존중하며, 가치관을 존중하고 배려하여야 하는 군인의 기본적인 의무(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6조, 제35조 등)위반에도 해당한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제3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무원 행동강령 제24조 제1항은 ‘중앙행정기관의 장등은 이 영의 시행에 필요한 범위에서 해당 기관의 특성에 적합한 세부적인 기관별 공무원 행동강령을 제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방부 공무원 행동강령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은 ’직무관련공무원‘을 ’소관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과 그 소관업무와 관련된 상급자와 하급자‘로 정의하고 있다.
고인은 육군 소령으로서 국방시설본부 D과에서 사업관리담당으로 근무하였는데, 이는 부서장인 D과장을 보좌하며 D과의 전반적인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는 총괄장교의 직책이다. 한편, E은 육군 대위로서 D과에서 공사감독관으로 근무하였다. 이와 같은 고인과 E의 소속 및 직책, 소관 업무, 계급 등을 종합하여 볼 때, E은 고인의 소관업무와 관련된 하급자에 해당하므로 국방부 공무원 행동강령에서 정한 ‘직무관련 공무원’에 해당한다[고인 스스로도 E을 ‘하급자’라고 진술하였다(갑 제6호증 참조)].
고인의 이 부분 행위는 개인적인 편의나 용무를 위해 E으로 하여금 본인을 데리러 오라고 하거나, 운전을 시킨 행위로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 제2호에서 금지하는 행위, 즉 직무관련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요구를 하는 행위로서 성실의무위반에 해당한다.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는 군인인 고인이 하급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부적절한 언행을 함으로써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하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요구를 함으로써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 고인의 이와 같은 언행으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에 의하면 장교의 성실의무위반, 품위유지의무위반에 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고인의 경우 ‘비행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바, 원칙적으로 ‘파면-해임‘ 내지 ’강등-정직‘에 처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처분은 그보다 감경된 범위에서 이루어졌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 기강 확립, 군에 대한 신뢰회복 등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고인 또는 원고들이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적다고 할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