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4. 5.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3. 2. 8.부터 원고 경인지역본부 평택지점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감사를 통해 아래 사유<각주1>로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3. 9. 27. 참가인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은 2023. 11. 15.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11.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5. ‘제1, 2징계사유만 인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징계양정은 과중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과는 달리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2∼4, 9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인정)
원고 예산관리지침(갑 제6호증)에 의하면, 예산운영부서는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의 임의 추진이나 배정받은 예산의 초과집행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예산을 집행하여야 하고(제16조 제2항 제1호, 제2호), 신규사업의 발생 또는 예기치 못한 비용 발생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하여 예산 부족이 생긴 경우 예산운영부서는 예산관리부서에 그 사유와 근거를 명시하여 예산의 추가배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제18조 제1항), 예산운영부서는 예산의 추가배정 요청시 예산관리부서의 합의 또는 승인을 받아야 한다(제21조 제1항). 그런데 갑 제7, 9, 10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은 예산관리부서로부터 예산 추가배정에 관한 아무런 승인을 받지 않은 채 2023. 5.경 환경개선공사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2023. 7. 4. 사후적으로 경인지역본부에 11,263,418원 상당의 예산 추가 배정을 요청한 사실, 경인지역본부는 2023. 7. 6. 그중 에어컨 및 냉장고 대금 2,913,260원만을 승인하여 원고 본사에 예산 추가배정을 요청하였으나 그마져도 원고 본사의 최종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예산 추가배정을 승인받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였으므로 이는 예산관리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원고 임직원행동강령(갑 제8호증)에 의하면, 임직원은 상호간 금전대차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제22조 제2항). 갑 제9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은 직원인 D로 하여금 파티션 계약금 100만원을 대신 지급하게 하고, 이후 D에게 100만원을 되갚아 준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실질적으로 직원 간 사적 금전대차와 다를 바 없으므로, 임직원행동 강령을 위반한 것이다.
이러한 참가인의 행위는 취업규칙(갑 제15호증) 제10조 제1항의 ‘직원은 제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제55조 제1호의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제2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일부 인정)
갑 제9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은 2023. 7.경 평택지점 직원들로부터 지점발전기금을 모금하였고 이에 직원 중 일부가 참가인의 모금행위를 원고에게 제보하자, 참가인이 직원들에게 제보자의 인적사항을 특정하며 ‘끝까지 제보자를 밝혀내 책임을 묻겠다’고 발언한 사실, 참가인은 2023. 7.경 지점발전기금이 구설에 오르자 에어컨의 차단기를 내려 이틀간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행위는 원고 취업규칙 제10조 제2항의 ‘상사는 부하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는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제55조 제1호의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참가인이 평택지점 6층에 부모님의 영정사진, 종교 물품 등을 비치하였다는 징계사유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제3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인정)
원고 임직원행동강령에 의하면, 임직원은 체육행사, 동호인 활동,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하급자에게 직위를 이용하여 지원․모금을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제22조 제3항). 그런데 갑 제9, 11, 13, 1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환경개선공사에 필요한 예산 승인이 늦어지자 이미 체결한 계약의 대금을 해결하고자 2023. 7.경 직원들로부터 지점 발전기금을 모금하기 시작하였고, 직원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납부자 명단과 개인별 금액을 공개한 사실, 이에 대해 평택지점 직원들은 설문조사에서 ‘명단 금액을 공개한다고 해서 납부했다, 참가인이 개인별 납부액을 대화방에 올려서 위압감을 조성하였다, 안 낸 직원들은 찍혔다는 소리가 돌고 있다, 참가인이 회의시간에 납부자와 미납부자를 구별하였다’ 등의 반발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가 지점발전기금을 모금한 목적과 이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고려하면, 원고는 임직원행동강령 위반하여 하급자에게 직위를 이용해 모금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취업규칙 제10조 제1항의 ‘직원은 제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제55조 제1호의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제4징계사유의 인정 여부(부정)
원고 계약규정(갑 제5호증)에 의하면, 계약담당부서는 계약요청부서의 요청을 기반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일반경쟁에 부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계약의 목적․성질․규모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으며(제7조 제1항), 입찰 이외의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2인 이상의 견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제12조 제1항). 갑 제9, 10호증, 을가 제3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은 경인지역본부에 환경개선공사 예산 승인을 요청하면서 선정업체 외에도 다른 업체의 견적을 명시하여 가격비교를 한 사실, 원고가 예산 승인을 하지 않음에 따라 참가인이 사비로 환경개선공사 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적어도 업체선정 과정에서 2인의 견적자를 선정하여 가격비교를 한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업체선정 과정에서 계약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예산 승인을 하지 않음으로써 실제 원고의 예산이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참가인이 원고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제5징계사유의 인정 여부(부정)
원고 예산관리지침에 의하면, 직원격려식대는 직원의 사기진작과 단합을 위해 집행해야 하고, 간부직의 단독 사용은 지양하여야 하며, 1인당 월 3만원의 예산이 배정된다(제25조 [별표1] 중 복리후생비 부분). 그런데 갑 제14호증만으로는 참가인이 직원격려식대를 예산관리지침에서 정한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단순히 참가인이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를 유용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부당정직이라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은 2019년부터 이 사건 무렵까지 4년 넘게 원고 소속으로 근무하였으므로, 예산집행이 수반되는 사업의 경우 원고가 정한 절차와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참가인은 예산관리지침을 위반하여 임의로 공사계약 등을 체결하였고 그로 인해 다양한 문제들이 파생되었다. 비록 참가인의 의도가 평택지점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여 규정 위반행위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참가인의 행위를 엄중하게 징계하지 않을 경우 향후 이와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여 원고의 계약체결․예산집행의 절차와 기준이 형해화 될 우려가 크다.
지점발전기금 모금 역시 일부 직원들이 설문조사에서 참가인의 모금 방식에 강한 반발을 제기하였고, 그중 몇몇은 원고에게 이러한 사실을 제보까지 하였다. 자발적 참여를 가장한 사실상 반강제적인 모금 방식으로 인하여 조직 내 질서나 사기가 상당히 저하되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참가인의 비위정도가 가볍지 않다.
애초에 원고의 감사부는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요구하였으나,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의 임금 등의 불이익을 고려하여 정직 기간을 3개월로 감경하였으므로, 이러한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 징계양정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각주1) 참가인에 대한 징계처분장에는 각 징계사유의 제목만 적혀져 있을 뿐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감사과정에서의 문답서(갑 제9호증), 노동위원회 및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당사자의 주장을 참고하여 징계사유를 특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